▲워낙 정성스럽게 보관해서 생활기스 하나 없는 나의 공구 셋트
(인간아..)
포크를 유턴샥이라는 걸 쓰고는 있지만
그 내부 구조라던가 역학 작용에 관한 지식은
전무한 터였는데..
아무 생각 없이 6개월 정도를 썼는데
처음에는 매우 부드러웠다는 느낌이었으나
몇 달이 지난 요즘 들어 왜 그렇게 딱딱한지
잠자리에 들면 어깻죽지가 쑤씨는 것이
예전에 오십견처럼 앓던 증상이
요즘 다시 나타나는 조짐이 농후했다.
어쨌거나 두어 달 전에는 내 주변머리에
샥 펌프가 집에 있는 걸 떠올린 사실 만으로
무척 장한 일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상기되면서
부랴부랴 포크의 공기압을 측정해 보았었는데
난생 처음 샥의 공기압을 직접 재 본 바로는
윗쪽(명칭을 모름)은 80psi인데
밑의 리바운드 쪽은 30psi였다.
기러기는 알에서 깨어나 맨 처음 본 대상을
제 어미로 생각한다더니 처음 측정해 본
공기압이 그러하니 리바운드 쪽이 공기압이
그 정도는 낮은 게 정상이라는 고정관념이
머리에 터무니 없이 박혀버렸다.
그랬으니 그 뒤로 두 달 동안 공기압을 올리거나 내릴 때
항상 윗쪽의 압력이 높은 비율을 맞추려고 애썼지..쩝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달 만에 깨우쳤다.
공기압을 이리저리 다 시도해 보다가
오늘 처음으로 리바운드쪽의 공기압을
80으로 맞추고 윗쪽을 60으로 맞춰 보았다.
으하하하하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나막신 신고 울퉁불퉁한 돌다리 건너는 듯하던 느낌이
턱없는 고정관념을 깬 덕분에 나잌히air로 갈아 신은 듯
아주 부드럽고 탄력이 좋은 느낌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덜 떨어진 화상이
공기압을 그렇게 맞추려고 처음부터 작심한 건 아니다.
요즘 앞샥이 한 번 눌려서 들어가면 뭘 그리 꾸물대는지
도로 기어나올 생각을 않았는데 토끼 쪽으로 조절나사를
완전히 돌려도 별무신통.
그러던 차 오늘 낮에
이 무식하고 덜떨어진 화상이 문득
절친한 분이 선물로 주신 산악자전거 정비책자가
집에 있다는 생각을 또 장하게 떠올렸던 것인데...
"나도 자존심이 있지...내 이놈의 샥을
한 번 분해해 보리라..."
하면서 사뭇 독기를 품었다.
사실 혁명적인 일을 일상사처럼 간단히 여기고
달려든 꼴이니 나란 인간이 이만저만 무모한 게 아니다.
하여간 장롱 위에 올려 놓아서
장롱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임무를
무려 2년 동안이나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산악자전거 공구셋트가 있다는 사실은
기특하게도 항상 기억하고 있었으니
장애물이 있을 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에효~
우선 책을 펴고 들여다 보니
깨알같은 글씨가 가물가물 살아서 기어다니는 데에
우선 질렸다. 그래도 심호홉을 하고 우선 필요한
공구부터 대조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공구 이름도 다 모르니 책에 나와 있는 그림을
보면서 대조하자니 아이고~ 공구는 고사하고
오일 등의 소모품도 전무하다.
총들고 까불다가 탱크와 맞닥뜨린 소총수 꼬라지로
허겁지겁 공구박스를 닫고는 한숨만 몰아쉬다가
문득 생각해 낸 게 공기압을 뒤바꿔 보는 것이었으니
그게 마침 로또처럼 당첨(^^)된 것이다.
너무 기분이 좋아진 데다가 마침 비가 그치기에
중랑천까지 끌고 나갔다가 다시금 퍼붓는 비에
생쥐꼴로 돌아왔다.
으엣취~
워낙 정비치라 부끄럽긴 하지만
혹시 구름선비님은 감히 넘볼 수 있지 않을....
(에고..튀자..)
=3=33=333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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