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9-20 (목) 15:00 ~ 18:00 상사댐 ]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회색빛 바바리코트 같은 카리스마로
하룻동안 우리들을 우울하고 적막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때마침 내리는 한가닥 두가닥 빗줄기는 잠자던 라이더의 본능을 두드린다.
오늘은 [風柳]와 [자출사;지니]가 3500과 함께 순천 상사댐으로
쇳대 페달을 콧김과 더불어 힘차게 밟게 된다.
그저께 있었던 순천만 라이딩을 통해 어깨와 목 뒤가 뻐근함을 느끼고
오늘 출발하기에 앞서 아파트 앞에서 안장 높이 재셋팅을 실시하게 되는데,
어찌된 게 페달링이 어설프게 된다. (결국 이 자세는 다리와 무릎에 무리가 간다)
오늘 출발 집결지는 조례 주공2차~ 도착지는 상사댐 되시겠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준비물 점검 후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자.
[코스] 연향동-홈에버-순천 아우토반-청암대-상사댐
홈에버에서 팔마체육관 방향으로 가는데 연향3지구에 새로운 자전거길이 있길래
도로보다는 그 쪽으로 선택하여 아우토반까지 아무렇지 않게 진행한다.
아우토반의 절반도 채 못가서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아침부터 어설펐던 하늘이 결국 이렇게 배신을 때린다!
(아우토반 양 옆으로는 제법 괜찮은 비포장길이 있다. 철티비로 많이 다녔던...)
아우토반 밑으로 빠져 다리 밑에 우선 비를 피하고 보는데,
소나기 같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아우토반을 건넌다.
청암대 앞에 다다르자 또다시 빗방울이 등가죽을 노크한다.
가느냐, 마느냐의 첫 번째 갈등이 시작되었다.
3~4분여를 육교 밑에서 기다리자 비는 다시 온데간데 없어 줄행랑쳤다.
이것은 필시 우리의 라이딩을 방해하기 위한 적군의 도발이나 연막작전일게다!
절대 속지 않고 '화이팅!' 하며 본격적인 상사댐 진입로에 접어든다.
이 도로가 위험한 게 1차선 도로인데다가 갓길의 여분이 없다.
라이더도 나름 위험하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도
대항차를 보며 중앙선을 넘어 자전거를 피해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지없이 "빵~!!" 거리는 차도 있지만)
철티비였다면 되게 뻘쭘한 시츄에이션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엠티비라서 밀고 간다. 몇 명 더 있었다면 위화감마저 생기지 않았을까?! (그룹드라이빙?)
중간에 쉬면서 가져온 디카를 점검해보는데 배터리가 없는지 전원이 켜지지 않는다.
아쉽다. 제법 괜찮은 풍경이었는데, 이따 상사댐에서 건전지를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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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막상 상사댐에 도착해서 여분의 건전지와 합쳐 이리저리 섞어 끼다보니까 켜지더라.
오호라, 네가 바로 주인도 배신때린다는 그 디카로구나~! 찍어주마! 찰칵~ *ㅡ_ㅡ*v
상사댐 목적지에 이르기 앞서 굉장한 오르막 코스가 있다.
(업힐;Up hill 보다는 오르막코스, 오르막길... 이거 괜찮죠?)
동행하던 [지니]님은 점점 쳐지더니 결국에는 끌고 온다.
그래도 철티비에 비해 엠티비라서 잘 치고 올라온다고 쭉 감탄 중이시다.
아까도 쉬는 시간에 콧바람 뚫리도록 칭찬X2 하는데,
그 뒤로 오르막 코스에서는 내가 선두로 섰다는 거...
(평지는 [지니]님이 선두서고... 일종의 전략적인 주행. 마라톤이나 랠리처럼...)
나는 기어단수를 골고루 다 쓴다.
아직 엠티비가 적응이 안되서 많이 안 쓰는 부분도 있지만
확실히 [지니]님보다는 많이 쓰고 있었다.
상사댐에 도착하고, 음료수 1병 후, 상사호를 보면서 전원이 들어온 디카로
몇 장의 시간을 정지시킨다....
누구라도 있을 줄 알았더니, 자전거의 '자'자도 안 보인다.
있으면 아는 척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저 여기까지 자전거로 왔어요! 라고 자랑하고 싶은 건 아니고?)
(Re : 그건 철티비로 왔을 때 그래야지...;;)
확실히 철티비와 비교했을 때, 너무 쉽게 왔다. 걸린 시간도 제법 짧았고,
몸의 부담도 적게 들어갔다.
예를 들면, 전에 철티비로 왔을 땐 절반 정도 와서
무척이나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돌아가기에도 거리가 상당했기 때문에
억지로 상사댐에 올라야하는 현실이었다.
내려오는 길(복귀하는 길)은 더 빨랐다.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됐다.
2시간에 올라간 상사댐을 약 50분 정도 걸렸다.
청암대에서 남산초 방향으로 가서 풍덕동에서 중국집에 들른다.
[국밥]은 못 먹어도 뭐라도 꼭 먹고 라이딩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마침 자주갔던 중국집에 들러 짜장면과 짬뽕을 각각 시켰다.
팔마대교를 건너, 홈에버를 지나, 오병원에서 헤어졌다.
나는 그 길로 금당으로 올라가, 집 앞에서 안장을 재셋팅 해보고 몇 바퀴를 돌아보았다.
쇼바 트래블도 다시 점검해보고... (너무 들어가도 그렇고, 너무 튀어올라도 그렇고..)
이번 라이딩에서는 안장을 전보다 낮춰봤지만,
결국 다리에만 무리주고 페달링도 약해졌다.
내 생각에는 오히려 운동을 하면서 적응해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집 앞에서 다시 안장을 올리고 페달링을 점검했다.
생전 자전거타다가 다리에 무리가 느껴진 건 또 처음이었다.
그나마 상사댐 코스라 온로드 위주라서 다행이었다.
팔굽혀펴기라도 하자...
앞으로는 오전에 공부하고 오후에 타야겠다.
저녁에는 PC 잠깐 하고 기타연습도 좋겠다....
말이 휴학생이지 백수와 똑같은 거 같아서 굉장히 심란하다.
몸과 맘이 따로 놀고, 늘 불규칙적이니 나도 싫지만.. 또 그렇게 하루가 가버린다.
기껏 군 복무 때 겨우 쪘던 몸무게가 줄어들고 말았다.
규칙적인 생활은... 진리다.
# 키가 181cm 에 몸무게 60kg
프레임 싸이즈는 17" 인데, 안장을 살짝 뒤로 보낼 수도 있는 건가요?
아무래도 혹시 프레임 사이즈가 작은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안장을 좀 뒤로 보내서 다리와 페달 사이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안장이 너무 페달 바로 위에 있는 것 같아요)
운동도 하고 엠티비에 적응해서 잘 타내면 될 것 같아요.
Since 1984.
-[Poong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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