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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중증인가요?

탑돌이2007.09.21 23:33조회 수 720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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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리가 난리를 치던 지난 주말...
서울에서 마눌님이 내려 오셨다.
"인스펙터" 임을 자칭하며

홀아비 냄새 풀풀나는 아파트 청소 한다며 방바닥을 닦고
책상이며 옷장을 정리하는 마눌님..
영락 없이 범죄 현장에서 중대사건의 증거물을 찾는 형사의 모습이다

나는 짐짓 무관심한 척 하며 TV에 눈을 꽂는다.
(그러나 혹여 진한 샴프향기 머금은 여성의 머리카락이 태풍 바람에 날려
들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에 왠지 맘이 쫀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 돌보라며 이른 아침 버스편에 마누라를 떠밀다 시피 빗속에
상경시키고는..
인터넷 날씨를 검색한다. 어디 비안오는 곳이 없나....

오옷,,40여 km떨어진 지역에는 구름만 끼여 있다는 예보다. 올커니..
콧노래를 부르며 잔차를 차에 태운다.

...오래전 골프에 미쳤을 때. 눈이 오면 수백키로 남쪽으로 달려가 골프를 치고 오던
생각이 새삼스레 데자뷰 처럼 뇌리를 스친다...미친넘이었지...

젠장, 목적지에 도착하니 비가 더욱 거세진다. 라이딩은 폭파다.
대신 임도로 해서 드라이빙을 즐긴다. 저 산아래 들판도 바라보고 더 멀리 바다도
흘끗 흘끗 넘어다 본다.

경치 좋네!

덜컹,, 4륜구동차의 우측이 덜컥 가라 앉는다. 배수로에 빠진 것이다. 앞뒤바퀴 모두..
앞으로 부릉, 뒤로 부르르르릉...하기를 몇차례.. 나올 수가 없다.

비는 억수로 쏟아진다.

견인차를 불러 말어.. 그러기엔 쪽팔린다..

팔을 걷어 부치고 돌맹이를 들어 나르고 땅을 파면서 탈출로를 구축한다.
이런,날카로운 돌맹이에 손가락을 베이어 피가 흐른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미친넘이 매장한지 3일된 무덤을 파헤치는 형국이다.ㅎㅎㅎ

다시 운전석.. 기어를 넣는다.
아 그렇지, 눈이나 미끄러운 길에서
출발할 때는 2단 기어가 좋다고 했지.

2단이다. 묵직하게 차체가 움직인다. 오른발에 힘을 가한다.
가뿐하게 탈출한다.

잠시 후...
산아래 있는 찜질방에 아이처럼 누워 뒹굴며 생각한다.

"내가 자전거에 미치긴 미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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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 한국노래 LP판 들을 수 있는 술집 (by 키노) 갑자기미친듯이..아!!(아브라함님!! 사장님 성함이..) (by gorae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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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저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 비오는날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주말마다 취미생활 할수 있으니 좋으신가 아닌가요. ^^;;?
    근데. 미끄러울때는 2단기어가 좋나요..? 가속이 천천히 되어서 그런건가요...?
  • ㅋㅋ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손가락 상처는 잘 치료하세요. 많이 안 다쳤기를 빕니다. 젊을 때와는 다르게 잘 안 낫더군요.
  • 왈바에서는 지극히 정상 같은디요?
    글을 참 실감나게 쓰셨습니다. ㅋㅋ

    그런데 인스펙터께서는 중대 사건의 실마리에
    관한 소득을 가지고 상경하셨는지 궁금합니다.ㅎㅎㅎ

    추석 잘 쇠세요.^^
  • 탑돌이글쓴이
    2007.9.21 23:54 댓글추천 0비추천 0
    한솔님..2단 출발의 정확한 역학은 모르겠습니다.
    키노님..상처는 이미 아물었습니다. 저는 체질이 상처도 잘나고 곧잘 아물기도 한답니당..
    청죽님..증거를 찾기 직전에 와락 이불속으로 ㅋㅋㅋ
  • 4륜이기에 가능한거 같은데요 ^^
    재밌게 읽었습니당
  • 오래 전 어떤 동영상을 보니까 눈길 언덕길을 오르는 택시 두 대가 있는데 한 대는 잘 오르는데 다른 한 대는 영 헤매더군요. 고수와 하수의 차이랄까요.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아마 마찰계수 때문일 겁니다. 눈길에서는 마찰계수가 작아서 훨씬 미끄럽다고 하는군요. 2단 기어는 바퀴를 회전시키는 비율이 1단보다는 작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오토는 HOLD 모드라는 스위치를 작동시키고 출발하면 됩니다. 이때 기어는 자동으로 2단에 고정되죠. 그리고 눈길 출발은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 것보다는 반클러치 상태로 살며시 놓아 주는 듯 조작하는 것이 눈길 출발을 쉽게 하는 요령이랍니다.
  • 2단보다는 3단이 좋습니다 ~~
  • 지엠시 트럭의 냄세를 기억하시니 연배가 높으시군요.

    주말부부시군요.
    개인적으로는 부럽습니다.
    대충 마눌이 무섭습니다.
    뭐 너만없으면 살겠다 에 나이시니...

    지극히 정상입니다.
    언젠가 청평 봉미산 임도에서, 철탑관리하는 사람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은 티코를 타시더군요.

    임도에 혼자 다닐때에는 가벼운 차가 최고랍니다.
    또랑에 빠져도 꺼내기좋고, 기타등등....

    무거운 사륜구동 보다 좋다고 합니다.
    명절 때 무서운 마눌님과 보내셔야 되겠습니다.ㅋㅋㅋㅋ
  • 티코......편리한 자동차지요.......행여 연료가 바닥나도 뒤로 한번 당겼다 놓으면 쏜살같이 달려나간다는.......ㅡ,.ㅡ;;;;;;(티코 타시는분들께 죄송....)
  • 탑돌이글쓴이
    2007.9.22 12:30 댓글추천 0비추천 0
    뜨끔,,,산아지랑이님 예리하십니다

    티코,, 정치인 손 아무개도 타고 다닌다는...(티코든 마티즈 든 초호형차의 대명사)
    전 사양합니다. 잔차를 싣지 못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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