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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의 세계..

무한질주2007.10.08 00:26조회 수 883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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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는 이들은 속력이 150km/h를 넘어가면 무음의 세계로 접어든다고 합니다..

150을 넘어가면서 더이상 엔진음은 들려오지 않고, 오직 바람 가르는 소리만 들려오는 세계라고 합니다.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이 무음의 세계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이것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무아지경의 세계라고나 할까요..

오늘은 서풍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려고 나갔다가 어느쪽으로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현명한 라이더는 맞바람을 맞으며 출발한다"라는 말이 떠올라,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의 바람은 역풍도 보통 역풍이 아니라 상당히 강한 바람이었습니다.

30km/h를 가기도 힘들 정도로 맞바람이 몰아쳤고, 3*4로 무식하게 힘으로 밀어부쳐 25km/h를 겨우 오락가락 하며 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습니다.

안양천 입구까지만 가자 ~ !

바람이 강해서일까요.. 여의도 원효대교 남단에서 출발했는데 안양천 입구까지 왜 그리 멀게 느껴지던지요..

이상하다.. 지난 번에는 금방이었는데.. (하긴 지난 번에는 스탐님 따라 가느라, 40km/h이상으로 밀어부쳤으니, 금방이었겠지요..)

숨이 턱까지 차올라 도저히 더는 못갈 것 같은 무렵이 되어 겨우 안양천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됐다 ~ ! 이제 뒷바람 맞으며 신나게 돌아갈 일만 남았구나 ~ ! ! ! 아자 ~ !

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이제 집으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예상대로 밟는 족족 바람을 타고 달리기 시작하는데, 그 무겁던 자전거가 왜 이렇게 가벼운 걸까요??

기어의 단수는 어느덧 3*7에 걸려 있고, 속력이 40km/h를 넘었는데도 여유가 남습니다. 오히려 회전수가 너무 빨라 패달링이 따라가지를 못할 지경입니다.

평지에서 3*8의 기어비를 쓴 적은 거의 없습니다만, 페달에 걸리는 토크가 아직도 여유롭기에 기어를 3*8로 한 단 더 올려 봅니다.

어느새 속력은 45km/h를 넘어서고...

갑자기 주위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타이어가 윙윙 거리는 소리만 올라오고 있습니다.

완연히 바람과 하나된 느낌이랄까요..

45km/h를 넘는 속력이었지만, 패달링도 가볍고 숨도 차오르지 않습니다.

오로지 들리는 것은 타이어 소리뿐.. 나뭇잎 소리, 사람들 수다 떠는 소리, 옆의 큰 차도에서 자동차 지나는 소리, 모든 것이 묻히고 무음의 세계에 빠져 버렸습니다.

무.아.지.경.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이 무음의 세계를 한 번 다녀오면 이를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했던가요?

아... 저도 그 때의 감흥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바람과 혼연일체가 된 느낌이랄까..

스피드라는 것 그 자체에 매료된 느낌이랄까..

어느덧 코스가 약간 옆으로 돌아나가고, 옆바람으로 바뀌면서 다시 바람소리가 들려오고, 속력이 줄면서 저의 무음의 세계 탐방은 이렇게 끝이 나 버렸습니다.

무음의 세계..

정말 잊을 수가 없는 곳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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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리자의 막달리는 자전거 -> http://cafe.naver.com/bikeride/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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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라이딩 스타일을 그간 보아 왔었는데
    이참에 로드맨으로 가는게 어떨지...^^
  • 무한질주글쓴이
    2007.10.8 00:42 댓글추천 0비추천 0
    ^^;;

    지금도 거의 로드맨이죠.. ㅋ 도로 타는 비율이 90% 이상인 거 같습니다... 사실 요즘은 산을 찾아다닐 여유도 없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산은 언제나 아련한 그리움이 있는 곳이랄까요. ㅎ

    특히 전 울퉁불퉁한 길을 다운힐 하는 그 희열 때문에 산을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긴 업힐이 지루하고 힘들면서도 그 뒤의 다운힐이 있음을 알기에.. ㅎ

    산에서도 혼자 다닐 때는 여건만 허락하면(등산객이 없다던지..) 가능한 저의 한계 속력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입니다. 특히 다운힐에서는.. ^^;;
  • 35키로 정도 넘어가면 3*9가 더 편하실텐데요....걍 행주대교 찍으셧으면 더더욱 무음의 세계를 만끽하셧을듯...
  • 득도했구나 ~ 축하해 ㅎㅎ ~ 나는 언제 무음의 세계를 접해보려나 ㅎㅎㅋ
  • 제로의 영역에 들어가셨군요...ㅋㅋㅋ
  • 타이어를 민머리 타잎으로 바꾸면 시속20키로에서도 무음의 세계에 접속할수 있다는..ㅡ,.ㅡ;;
  • 오토바이 정말 싫어요!
    오토바이 타는 사람은 휙 지나가니까 자신의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지독한 매연을 안 마시지만
    그 길을 걷는 사람이나 특히 자전거라이딩 중에 숨찬 호흡으로 오토바이 매연을 맏으려면
    죽을지경이지요.
    오토바이는 생계수단이 아니면 없었으면 합니다만....
  • 헤어스타일도 민머리 타입으로 바꾸시면......ㅎㅎ
    저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무음의 세계... 전 어째 속도가 좀 난다 싶으면 들려오는 건 제 신음소리뿐이니....
  • 무한질주글쓴이
    2007.10.8 14:29 댓글추천 0비추천 0
    불새님...
    요즘은 회전력을 중시하는 터라 가능한 기어를 가볍게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 3*8로도 45km/h에서 120rpm을 넘지 않는 수준이더라구요.. 저는 변속 타이밍이 31-32km/h에서 3*6으로 36-37km/h에서 3*7로 변속을 하고 있습니다. 42-43이 되어야 3*8로 넘어가는 편이구요.. ^^

    러브형님..
    득도라니요.. ㅎㅎㅎ ^^;;;;;;;;;

    하늘바람향님..
    제로의 영역이라... ㅎㅎㅎ 제로의 영역처럼 제 능력 한계치 이상의 영역은 아니었지만, 느낌만큼은 비슷했더랩니다.. ^^

    키큐라 형님..
    저, 나중에 휠셋 하나 더 마련하게 되면 그 때는 민머리 타입과 울퉁불퉁 타입 두 가지 모두를 운용할 듯 싶습니다. ㅎㅎㅎ

    오브젝트님..
    자전거 타는 이들도 그러하듯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도 각양각색 천차만별 아니겠습니까 ~ ? ㅋ 오토바이도 제대로 타는 분들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여유가 되면 모터 바이크의 세계에 입문을 할 것 같은데, 이쁘게 봐 주세요 ~ ^^

    온바이크님..
    저처럼 머리통 큰 녀석이 민머리로 밀어 버리면, 제 주위에 아무도 안 붙을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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