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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김치 II.......

풀민이2007.12.01 21:26조회 수 866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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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애비냐??....이번 토요일날..집에 와라..김장 담둬놨다...."
"에이~~김치는 무슨..놨둬요....귀찮게스리......"

용인에 사시는 큰누님의 전화였다.
옆에서..마눌님이....옆구리를 꾹 찌른다...

"알았어요...OO엄마가...김치 받으라고 옆구리 찌르고 있구먼....."
째려보는 마눌님을 쳐다보며....전화를 끊었다....
늘..김장을 얻어먹는 미안함을....마눌님 핑계로..무마해 버렸다....


우리집엔..그 흔한 김치냉장고가 없다....
마눌님이 아무리 투덜거려도 그것은 우리집에서는 사실...장식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워낙 입이 짧은 관계로....가리는 음식도 많고..안먹는 것도 많고...안좋아 하는 것도 많고..
김치 역시 일년 내내...... 있으면 먹고 없어도 찾지 않는다...

예전 어머니가 계실 적에는 그래도 틈틈이 어머니께서 몇 포기씩은 김치를 담가 놓으셨는데
몇해 전....
돌아가신 후로는 연중 행사처럼..마눌님 실험삼아(??) 김치 몇번 해 먹은 것이 전부다....

그렇다고 손님도 가끔 오시는데 한국 식탁에 김치가 없으면 안될 일....
그래서..여기 저기에서(??) 심봉사 심청이 젖동냥 다니듯....
김치를 얻어 먹고 살았다....

하지만..대부분의 김치에 젓갈을 넣는 바람에...난 입에도 안대고....(젓갈을 싫어함..)
결국..아이들이랑...나중에 김치부침개 재료로 활용되고 마는데....

처가집에서 가끔씩 김치를 가져다 주긴 하는데....장인, 장모님들이 군산 분들이라....
비린내 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듯....김치에 젓갈을 너무 넣어서...난..입에도 안댄다...
따라서 김치를 주셔도 그리 달갑지가 않고....(이건 김치 부침개로도 활용 못함..)

하지만..이맘 때...김장 담굴 때면....은근히(??) 기다려 지는 것이 있다...
바로 용인에 사시는 큰누님의 전화이다,

모든 음식 맛이...어머니의 그것과 똑같아서....아니 더 나은 듯 하여....
평소에도 입맛이 없으면....혼자서 훌쩍~ 누님댁에 가서...뽀글뽀글...김치찌게에
밥 한공기 뚝딱하고....구석 방에서 한숨 때리고 나오면..근심 걱정이 다 사라지고
입맛도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주 토요일날...
마눌님과 용인에 갔더니.....큰 매형과 매형네 식구들(사돈들...)..모두 모여서....
김장  마무리 하고....고기를 삶아서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흐흐흐.....요것이 바로 보쌈.....
양념 속에....배를 송송송..쓸어 넣고....시원한 맛이 있으라고...생굴도 좀 넣고.....

노란 배추 속 하나 뜯어서....그 위에 양념 속 얹어 놓고....편육 한점 올려 놓고....
배추를 돌돌 말아서 입으로......

연신 맛있다..를 외쳐대니....마눌님..오히려 은근히 부아(??)가 나는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자동차 트렁크에....김장 김치를 매형이 실어 주며....
"모자라면...더 가지러 와....저기에 김장독 묻어 놨다....."
가르키는 곳은...약간의 텃밭으로....그곳에  고추도 심고..상추도 심고....

운전석에 앉아서 창문을 열고....
"응...매형, 누나..나 갑니다....다음달에 놀러 올께.....요.."

웃으며..손짓하는 누님의 미소가 어색합니다...문득 보니...
앞이빨이 빠져있었다...(어?..저 위치는 어머니 이빨 빠진 곳과 같은 곳인데....)
그리고 보니....큰 누님의 모습이....어머니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함에 깜짝 놀라버렸다.

"에고....누나도..이빨 좀 해 넣어야겠네..."
그러자..입을 가리는 누님의 얼굴에....부끄러움이 묻어 나옵니다....

"김장김치를 너무 많이 줘서....젠장..집사람 말대로 김치냉장고 하나 사야 하나부다~~~"

이빨해 넣으시라고 보태주지 못하는 미안함에....엉뚱한 소리를 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

큰누님과 저와의 나이 차이는 17년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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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2시40분경 안산에서 (by ksc4758) 망우산 함께 하신분들 즐거웠습니다.^^ (by 말발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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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누님에게서 어머니를 느끼고 계시군요.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는 했는데….
  • 나이차가 많으시네요
    그나저나..........김장값은 주셔야죠 ^^
  • 29일날 결혼할 조카가 질부와 같이 와서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
    부담 백배네요
    집이 왕창 무너지고 난후에 손님이 드나들지를 않아서 음식하던 순서도 잊어버리고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친구들에게 뭘해야 할까 했더니 니가(줌마)가
    좋아하는 무채하고 콩나물 해주고
    자기 남편이(내친구) 좋아하는 된장국끊이라고 해서 웃었습니다
    김장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김치를 사왔습니다
    내 50넘어서 까지 살았어도 김치 사본일은 딱 이번일까지 두번입니다
    배추를 샀다가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두고 왔지요
    이제겨우 10원어치 몸이 좋아졌는데 혹시 100원어치가 더 나뻐졌을까봐 겁먹고 그냥 김치를 샀습니다
    남편하고 둘이서 잡채하고 사라다하고 전붙이고 불고기 하고 묵무치고 생선회와 생선초밥하고
    찌개하면은 되겠지요
    찌개는 뭐할까요 옛날에 애들 어렸을때는 우리 과원들 불러서 수시로 갓난아이들 데리고 손님을 치뤘는데 그때의 용기는 다 없어지고 겁만 남았네요 ^^
    손님이 10년 넘어서 우리집에 오는것 같네요
    우리 큰 누님도 살았으면은 내가 아무리 마음에 안들고 했어도
    김장이나 ㅇ내가 어려울때 큰힘이 주었겠지요
    꼭 돈이 용기를 주는것은 아니지만 많이 힘들때는 큰 시누님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 저도 김치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닙니다만 김장김치는 맛있습니다.
    이모, 누님.. 어머니의 또다른 이름이죠..
  • 2007.12.1 22: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늘.. 동치미가 먹고 싶어.. 저 혼자 동치미 담갔습니다..ㅎㅎ

    어무니가..
    참..
    '등치 큰 놈이 쭈그려서 별거 다한다~'

    라며 구박하시면서 칭찬(?)하셨습니다. ㅎ

    갓김치가 땡기네요...흐릅~ (침 고입니다)
  • 풀민이글쓴이
    2007.12.1 22:55 댓글추천 0비추천 0
    결혼 전까지....어머니하고 저하고 단둘이 살았었지요.....
    군대갈 때..홀로 계셔야 하는 어머님을 어떻게 해야 하나..걱정할 때....
    큰 매형하고 큰 누나가 제가 전역할 때까지 어머니를 모셔 가시어 같이 지냈었습니다.

    당연히 김장값을 드려야 하겠지만.....드려도 받으시겠습니까????
    (아내하고 늘 누님하고 김장값을 받으라 안받는다....옥신각신...결국 우리가 지고 말지요...)

    그래서 나중에....
    한꺼번에...계산하는 셈치고(???) 가끔씩 선물을 해드리긴 합니다만.....
    받는 것에 비하여 늘 부족하지요....

    줌마님께서는 건강이 어떠하신지요.....예전 글을 읡고...많이 불편해지신 것을 알긴 했지만...
    별도로 안부도 전하지 못하여 죄송하네요.....빨리 회복하셔야지요....

    그리고 보니...정말 이모, 누님이란 이름이 어느 순간에는 어머니의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참 적절한 표현이십니다.....
  • 풀민이글쓴이
    2007.12.1 22:56 댓글추천 0비추천 0
    빠바로니님....참 별거 다 하십니다.....흐흐흐....
  • 전 짠 음식은 정말 싫어 하는데... 젓갈류는 어떤 거라도 참 좋아합니다.
    그러잖아도 어제 퇴근길에 사갔던 젓갈(아가미젓, 명란젓, 창란젓)을 출근길에 가져왔는데...
    방금 전 야식으로 나온 밥과 소고기 장조림에 무우채무침에 야식먹고 이 글 씁니다. 간만에 먹어보니 명란젓보단 창란젓이 쫄깃하며 씹는 맛이 있어서 좋네요. 다음엔 비싸디 비싼 명란젓 말고 창란젓을 사다 먹어야겠습니다. 작은 병 하나에 명란젓은 만오천원 창란젓은 육천원...아가미젓은 딱딱하고 마구 찔러서리...
    다음엔 갈치속젓을 사먹어볼까? 무우채 무침에 갈치속젓 넣으면 밥 비벼먹는데 환상인데...

    명란적 조금 덜어내고 창란젓으로 나머지 채워달랬더니... 그릇 뚜껑이 넘칠정도로 많이 퍼담더라는(싸니까 ㅎㅎ)
    이따 새벽에 또 먹어야지...

    빠바님 별걸 다 하네요. ㅋㅋㅋ 아무튼 재주 많은 사람이라니깐...
  • 2007.12.2 00:03 댓글추천 0비추천 0
    빠바로니->짜짜로니로 바뀌겠네유~! 흥! 풀민이..삼..사..오.. 님! 흑흑...

    =3===4===7====8
  • 풀민이글쓴이
    2007.12.2 08:35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고...죄송!! 빠바로티님.......쩝!!!
  • 외국에서 넉넉치 못하게 생활하고 있는 처지라, 김치가 여기서는 금치입니다. ^^
    김치 한통사면 고작 1포기 반 들어있는데... 이걸 아껴 먹느라 애를 쓰는데... 날씨가 서늘해지니, 어머니의 김장김치가 그리워지던참이었는데... ^^
  • 예전엔 반찬이라고는 김치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참 많이도 담갔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어릴 때 저의 집에서 200포길 담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스무 포기도 많아서 이듬해 여름까지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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