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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are you ok?"

靑竹2007.12.06 02:11조회 수 1390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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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와 리암 니슨이 주연한 영와 '넬'

예전엔 지독한 영화광이었었는데 요즘은 통 영화를 보지 못했다.






"are you ok?"

남극점의 만년빙을 녹인 생수처럼 티없이 맑은 영혼이 담긴 듯한 눈을 가진 그녀가 조용히 다가와 사뭇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상대의 얼굴 주위로 두 손을 펴고 어루만질 듯하면서
속삭이듯 묻는다.

"are you ok?"

'조디 포스터'가 열연한 영화 '넬'에서 주인공인 넬이 자신을 걱정하는 주위 사람들을 오히려 위로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알아듣기 힘든 기묘한 발음으로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인 깊은 숲속 외딴집.

생필품을 배달하러 갔던 젊은이에 의해 반신마비인 몸으로  혼자 외딴집에 사는 걸로 알려졌던 한 여성의 죽음이 알려지게 되고 신고를 받고 그녀의 죽음을 확인하러 경찰관과 함께 그곳의 조그만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가정의이자 독신남인 제리(리암 니슨 분)가 외딴집에 가게 되는데 뜻밖에도 공포에 질린 채 집안에 숨어 있던 처녀인 넬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중략)

넬은 쌍둥이로 태어났다. 그녀의 괴이한 발음은 반신마비로 그녀를 낳아 길렀던 어머니의 영향 탓이었는데 여섯 살 무렵에 쌍둥이였던 자매를 잃고 남은 넬이 위험에 노출될 것을 우려한 그녀의 어머니의 교육 탓에 낮에는 철저하게 집안에서 숨어서 지냈기로 성인이 되도록 외부에 그녀의 존재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곡절 끝에 일파만파 그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세상은 적어도 그들의 눈에 불행하게 보이는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자 하나 그 방법을 놓고 의사인 제리와 심리학박사인 폴라라는 이름의 여성, 그리고  판사 등이 다투다가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되는데 거기서 의외의 반전이 전개된다. 궁지에 몰린 듯 보였던 그녀는 이제 그녀의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제리의 통역으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나를 위해서 울지 말아요"
"나는 여러분보다 불행하지 않아요"

자신은 짧은 삶을 살았고 세상에 대해 아는 것도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본다며 주위에 어두운 표정을 한 사람들을 향해 걱정스러운 눈길로 속삭이듯 묻는다.

"are you ok?"

모든 사람들 특히, 그녀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제리와 폴라는 자신들이 그녀를 도운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그녀에게 늘 위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그녀는 숲속의 외딴집에 남게 되고 의사인 제리와 심리학자인 폴라는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게 된다. 그리하여 낳은 딸을 데리고 넬의 생일에 숲속의 외딴집을 방문하는데 숲속에 남은 넬과 이웃으로 교류하면서 넬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얻어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경찰관의 아내가 그 둘에게 던지는 한 마디가 자못 상쾌하다.

"당신들은 넬을 필요로 한 첫 번째 사람들이었죠 아마?"


자신의 가치관과 잣대로 타인의 삶까지 끊임없이 평가하고  재단하는 우를 범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세태에 차분하게 음미하면서 볼 만한 영화다.




살을 에이는 겨울이 왔다.
자전거도로도 눈에 띄게 한산해졌고
임도도 눈에 띄게 한산해졌고
싱글 코스도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얏호~ 신난다.
메뚜기 제철 만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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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오늘도 밤을 낮처럼 지새고 계시군요.
    의미심장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희 직장은 술 취한 몇 사람 때문에
    시장바닥 같습니다.
  • 靑竹글쓴이
    2007.12.6 03:33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런~ 고생이 많으십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 기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쩝
  • 좋은 아침입니다.
    하늘의 표정은 약간 어둡지만
    웬지 차갑게 느껴지는 공기가
    마음을 가볍게 하네요....
    술 기분 좋을때 먹으면 더 기분이 좋아지는데....
    딱 한번 기분 좋게 곤드레 만드레 한적이 있습니다....
    술 하고는 별루 안친해요.ㅋㅎㅎㅎ
  • 공권력이 땅에 떨어져서 파 묻혔죠.....

    연말에 고생 많으시겠습니다..선비님..
  • 자신의 가치관과 잣대로 타인의 삶까지 끊임없이 평가하고 재단하는 우를 범하며 사는 사람들

    저는 다양성을 존중 하는데, 제 목줄을 죄고 있는 상사분은 위와 같으니... OTL

    어카면 좋죠? ^^
  • 메뚜기 제철??.....그건..한여름 아닌가요???...가을인가???
    암튼 겨울철은 아니죠.....그쵸??....맞죠???......(우씨~~~추워 죽겠구먼...)
  • 그 영화 재밋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미국사람들 "are you okay?"는
    "너 미친넘 아니야?"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더군요.

    영화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어거스트 러시"란 최근 영화 참 재미나데요.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데다
    절대 음감을 타고난 아이의 얘기...감동먹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극장에 가서 표사고 영화 시작기다리는 설렘은 참 좋아요.
    비됴는 잘 안보고 거의 극장에 가는 편이지요.
  • 靑竹글쓴이
    2007.12.6 20: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그런 의미로 쓰이기도 하죠.
    우리말의 '너 어디 아프니?'나
    '잘 먹고 잘 살아라'와 같이 좋은 뜻이
    나쁘게 쓰이는 것과 같은 맥락인가요? ㅋㅋㅋ

    풀翁!
    요즘 메뚜기는 겨울도 난다우.
    그런데 풀翁께서는 덩치로 보나 뭘로 보나
    동면에 들어가셨어야 할 분이 어떻게 이렇게 태평하게
    댓글이나 다시면서 소일을 하십....(헉)

    =3=3=3333333333333333333
  • 같은 말이라도 어감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영화 보고 싶네요
  • 청죽님....건강하시고 행복하신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요...ㅣ^^/~*
    이래 해 놓으믄...풀민이성님 또..삐치실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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