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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의 추억

靑竹2007.12.09 20:20조회 수 134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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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그 자체로 보상이다'라는 도가의 격언처럼 눈이 쌓인 숲속을 달리는 기분에 뭘 더 바랄까.

복권에 관한 좋지 않은 추억이 세 번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총각 때 꿈을 꾸었었죠.
꿈에서 비가 어찌나 오는지 사방이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산으로 도망가서 위로 위로 도망치다가
맨 꼭대기에 있는 바위까지 올라갔는데
세상을 내려다 보니 온통 물바다였습니다.
당연히 복권을 샀죠. 당시엔 1등이 천만 원이었죠.
꽝이었습니다. 흑흑.

어머니께 꿈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왜 좋은 꿈 같은데 꿈도 배신을 하는가 여쭈었습니다

"물이 맑더냐?"

"흙탕물였쥬..그렇게 퍼붓는디 맑을 리가 있슈?"

"그럼 개꿈이다"


두 번째는 올 여름이었습니다.
딸뇬이 꿈에 학교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았는데
변기가 넘치다 못해 누런 용암이 (ㅡ,.ㅡ)
밖으로 흘러흘러 바닥까지 넘쳤다는 겁니다.

"얘..그 꿈 애비한테 팔아라"
"흠회회..아빠! 그냥 버리기도 힘든 꿈을 뭔 돈까지 주려고 그래?"
"쓸 데가 있어서 그런다.어흠..얼마냐?"
"천 원은 너무 싸고 이천 원 만 줘"

거금 2천원을 주고 딸뇬의 꿈을 매입한 뒤
복권을 샀쥬.  
결과는 개똥 같았습니다..흑흑
5천 원어치였는데 전체를 통털어
딱 두 개의 숫자만 달랑 맞더군요.


세번 째는 마누라가 또 꿈을 꾼 겁니다.
허술한 애비에게 개꿈을 팔아치운
봉이 김선달 17대손녀 같은 딸뇬이 소문을 냈나
어느 날, 마누라가 아주 길몽을 꾸었다며 사라는 겁니다.
아주 복스럽게 생긴 돼지들이 세 마리나 풀숲에서 나와
마누라 품으로 뛰어 오더랍니다.
쬐금 의심이 들어가긴 했지만
사람을 무턱대고 잘 믿는 저는
어쨌든 가격 흥정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3천원을 제시하자
애들 개꿈하고 어찌 품질을 비교할 수 있느냐며
길길이 뛰는 바람에
거금 오천원을 지불하고 추가로 5천원을 더 투자해서
로또 복권을 샀던 겁니다.

뭐 큰 꿈이야 없었죠.
자전거를 종류별로 기능별로 메이커별로
스무 대 정도 장만하겠다는 꿈 외에는 사실 없었다고
봐도 됩니다.


결과는 먼저의 개똥보다 더한
설상가상..아니 개똥상가개똥이더군요.
전체를 통털어 세 번째 줄에서 딱 한 개
절대 잊혀지지 않는 (17번)
달랑 한 개 맞더군요.

"여보, 그 좋은 꿈을 사시더니 어찌 됐수?
최소한 2등은 맞았을 텐데요?"

"웅....그..그거?...지지리 복도 없지..
뭔 꿈을 사도 당최 날씨 탓인지 꿈들이
금방 상하나 봐...꽝 됐지 뭐.."

"호호호호..다음에 더 좋은 꿈 꿀게 또 사세요"

"시끄!!!!!!!!!!!!!!!!!!!!!!!!"



복권은 역시 뜬구름 맞나 봐유..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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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와 자전거 (by artcore) " 재밌는 아이디가 있으시네요 "...^^ (by eyeinthesk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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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복권
    스트레스 받을 때 주로삽니다.

    성격이 급해서 즉석으로...
    요사이는 가끔 로또 삽니다.
    이번거 꽝입니다.

    언제 로또번개 한번 할까요?
    오늘 의정부 가는길에 사람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 중량천 잔차길이 소요산 까지 뚤린다는군요.
  • 으이궁...눈치 없는 청죽님!!!! (능력도 좋으신.....)

    세번째.....사모님 꿈은....
    바로...............

    태몽이구먼유~~~~ (텨랏!!! =3==333=3333333333333333)
  • 옛날에 돼지 꿈을 꾼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복권 한 장 값이 500원이었을텐데
    돈이 없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대하고 한창 어려울 때었지요.

    으라차!!!님은 네 자리나 되었다는데
    저는 이번에도 한 자리 맞았습니다. ㅡ,.ㅡ

    안 될것을 알면서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복권이죠.

    그래도 한 주 동안
    집을 지었다 헐었다.
    자전거를 샀다 팔았다.

    5천원으로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삽니다.
  • 아이고~~
    복권은 쌀집잔차님이었군요.
  • 로또가 막 시작되던 어느날 저도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 친구와 동네 편의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집이 로또를 판매 하는곳 이었습니다.
    편의점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로또 간판?(세워놓는것)이
    펄럭 거리면서 번호 4개가 보이지 뭡니까?
    꿈에서 깨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길몽이라 여겨져 생전 처음으로 대박을 꿈꾸며
    꿈에 봤던 번호 4개와 나머지 번호 2개를 조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꼬불쳐둔 돈이 30만원 ... 여기서 한참 망설입니다. 일주일은 빈곤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러나 망설임도 잠시 제 손에는 로또 한뭉치가 들려져 있는겁니다.
    몇일동안 공기좋은 청평쪽에 별장을 지었다 부수기도하고
    말씀하신데로 세상에 있는 자전거는 종류별로 갖춰 보기도 하고
    좀더 의미있게 불우이웃을 도와 보기도 했습니다.
    추첨 당일 차마 눈뜨고는 볼수 없어서 주머니에 복권은 그대로 둔채 조용히 번호만 적었습니다.
    그리고 슬며시 집에서 나왔습니다.
    동네 놀이터에서 맞춰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같은 분들이 몇분 계시더군요.^^놀이터에서 마주친 동네 아자씨들...
    결과는 ... 이런 도둑넘들 ...흑흑...내돈 내돈 피같은 내돈!!ㅡ,.ㅡ;;
    만원짜리 한장이 않됐습니다.^^
    그후로 다시는 복권질 않합니다.
  • 靑竹글쓴이
    2007.12.9 21:09 댓글추천 0비추천 0
    태..태몽? 풀민님 게 서랏!!!!
    (궁시렁궁시렁..잔차도 비실비실 갱신히 타는디 뭔 힘으루다가..)

    사실 맞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 거의 없죠.^^
    800만 분의 1이란 확률은 매주 한 차례씩 살 경우
    6천 년에 한 번 맞을 확률이랍니다.
    일 주일에 한 번씩 여나므 명이 모여
    제비뽑기를 하는 것도 어려울진대
    800만 분의 일이란 건 환상이죠.

    구름선비님 말씀대로 안 맞아도 그만이고
    그 돈이 좋은 일에 쓰이길 바랄 뿐이죠.
    일단 추첨 전까지 헛된(^^) 소망도 품어 보고요.^^

    그런데 ralfu71님께서는 거하게 한 차례 베팅하시고
    은퇴를 하셨군요. ㅋㅋㅋ
  • 사실.....수년 전....
    회사가 어려워져서.....은행에서 기업 대출을 받으려고 하니.....
    신용보증보험을 끊어 오라고,,,,,

    하여...서울역 건너편....대우빌딩 12층 (맞나???)에 있는 모 신용보증보험에,,
    서류 심사를 맡기고 나오는 길....
    터벅 터벅 걸어서...지하도로 향하여 걷던 내 발길과 손길을 멈추게 하던 곳....

    바로 로토를 판매하는 버스 정류장 옆 매점!!

    난생처음 복권이라는 것을 사면서...왜 그리 서글프던지.....
    이렇게 행운(??)에 운명을 걸어야 하는 신세(??)가.....

    결국...복권의 꿈(??)은 부질없이.....
    그저 꿈만 사고(??) 말았다는....
  • 개인적으로 복권에 당첨될 여지가 크다고 보는 마음가짐....

    1.지갑에 단돈 천원밖에 없지만 당당하게 로또를 산다..
    -> 단돈 천원이라도 자기에게 귀중한 돈이라면 10만원을 사던 천원을 사던 같다고 생각...

    2.절대 일확천금을 기대하지않는다. 그냥 하나의 가벼운 게임으로 산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큰 기대않고 종종 사는게 이롭죠..^^

    3.일주일에 5천원을 넘기지 않는다..
    -> 로또는 10만원치를 사나 천원치를 사나 당첨확률은 거기서 거기라는 마음으로...
    10만원차 되서 꽝되면 그 후의 씁쓸함은 10만원치의 손해로 다가오지만
    천원어치사서 꽝되면 게임한판 한셈 치면되고 혹시라도 5천원이라도 되면 횡재아닌가요?^^
  • 행운이나 일확천금을 바라고 하기엔 너무도 큰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안는게 복권과 로또가 아닐까요.(이거...다..들킨다...수카이야...>.<::)
    그냥,
    만약에...된다면...하는 막연한 상상과 어쩌다가 하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 것 같습니다.(부추기는 것은 아닙니다..^^)
    근디,
    나이를 무그가믄서 꿈도 빌로 안꿔진다는게 문제네유...>.<ㅎㅎ
  • 저도 스트레스 받거나 찜찜한 꿈을 꿀때 위안삼아 사곤합니다. 내일 하나 사야겠네요...ㅎㅎ
  • 로또의 철학에 심취하다보면 고작 담배 한값 덜 사면 되는 돈으로
    일주일간 지갑속 로또 한장으로 마음이 든든해진다는게 맞는 얘기같더라구요
    저도 그래서 삽니다 ㅎㅎ
  • 로또 살돈 있으면 전 혼자 물(?)좋은 포장마차가서 쐬주 마시면서 작업(?)합니다....ㅡ,.ㅡ;;;;;
  • 저는 담배를 끊을 때 매주 피우는 담배값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로또를 구입했었습니다. 운좋게 12만원짜리 한번 맞은것을 아내에게 빼앗기고 말았지만, 당시에는 담배도 끊고 행운도 기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생각했었지요. 지금은 3~5천원어치 정도를 어쩌다 구입하기도 합니다.^^
  • 다들 건전한 복권생활 하시고 계시군요....저도 가끔 3~5천원 정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복권산거 합하면 이번에 4등 걸린거 가지곤 본전도 안되는 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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