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포장마차의 추억

풀민이2007.12.10 17:51조회 수 1133댓글 15

    • 글자 크기


좀 전에....수카이님에게서 전화를 주셨네요.....
근데...요즘....주변이 어수선하여(??) 저녁에 시간을 비우기가 그리 수월치 않아서...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근데...원래..이 위인이...술을 전혀 못하는 체질인지라....그런 모임에 좀 약하다는...
따라서....남들 다 가봤다는 포장마차도 제대로 한번 가보질 못했네요....

다만...예전 80년 초..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장조카(저랑 대학 학년이 같았지요...)와..
그친구 한넘....이렇게 세명이서 동업(??) 겸..같이 포장마차를 했었습니다.

장소는...지금의 금호동 금북시장 입구....제법 길목이 좋아서..꽤 짭잘하기는 했는데...
워낙 그런 곳이 무료 일리는 없고..동네 조무라기(??) 건달들이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오전에...신당동 중앙시장에 가서...오징어며...곱창이며..꼼장어며...장을 봐서는...
조카 친구넘 집에서 대충 손질을 하고....장사 준비를 하였다가...
초저녁에 되면....리어카 보관장소인 곳에 가서 리어카를 끌고....자리를 잡으면...
연탄불..(지금은 대부분 LPG 겠지만...)을 피워 놓고...밑불 삼아서....장사를 시작합니다.

당시에..처음으로 통행금지가 해제되던 때인지라....
의외로 늦은 밤까지 손님들이 많았고...한참..매상이 오를 때쯤 되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동네 건달들....

근데..동네 건달들이라야.....다 그 동네 초등학교 (국민학교..) 후배들인지라...
별다른 해꼬지는 하지 않고.....말로만 외상(??)으로 술한잔에..
꼼장어 한접시 먹고 가는 것이 고작인지라....그냥 자릿세 삼아....한잔씩 돌려 줍니다....
12시가 훌쩍 넘으면..순찰 도는 경찰들..포장마차의 포장을 훌러덩 제끼고 들어와서는...
오뎅 한꼬치 입에 물고..오뎅 국물 '후루룩' 마시고는 가버리는....
이건 외상도 아니고....그냥..지나가다 키핑해 놓은 쐬주 마시듯..먹는 꼴이....
차라리 동네 건달보다 더 한듯 하였지만...말도 못하고 그러려니 합니다.

드디어..손님이 뜸해진 시각....
대충 안주 남은 것들 끌어 모아 놓고....우리끼리 한잔씩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술 못하기는 마찬가지...
전..옆에서...안주발이나 세우면서...기타를 끌어 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조카넘과 친구넘들 옆에서....도야지 멱따는 소리로....
노래 한곡 부릅니다...

'한잔...또...한잔을..마~~셔도...취하는건 마찬가지지~~~~'

그러면..조카넘과.친구넘들도 돌아가며...기타를 건네 받고...또다른 노래를...
그러다 보면..지나가던 취객들이 노래소리를 듣고..엉겁결에 따라 들어와...
다시 포장마차는 시끌벅쩍 합니다....

그러던 중..어느 날...
맨날..삥 치듯....술과 안주만 빼앗아 먹던 동네 파출소 순경들이 들이 닥쳤습니다...

?????????
'누가 맨날 밤마다..기타치고 고성방가하냐??....같이 가자!!!'
일단..포장마차 최대주주(??)는 조카넘이니 만큼..
자기가 갔다 오겠다고 용감하게 앞장(??)서서 파출소로 끌려 갔습니다...

아마 인근 주택가에서 밤마다 기타치는 소리가 시끄러원 파출소로 민원을 넣은
모양입니다.
그렇다고..이것들이(??) 안면몰수를....
언젠...사막의 오아시스 들르듯 다니던 넘(??)들이...

이날 장사는 쭁 났습니다..
일단 제 작은 매형에게 연락을 하였지요.....
"예~~ 매형...oo이가...XX파출소에 잡혀 있어요.....예~~~"
그리고 조카 친구넘도..자기 작은 형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제 작은 매형은 당시...서울시경 보안과에 근무를 했었고...
조카 친구넘 형은 어디 경찰서 경위급..간부라고....

해서...아마...이곳 저곳에 전화를 하여 관할 파출소에 직접 전화를 한 모양입니다.
훈방해 달라고....
그래서..그날 새벽쯤....조카넘은 뒷통수 끄쩍이며...포장마차로 돌아 왔습니다
파출소 나올 때....그곳 순경이....어디서 온 전화를 전화를 받더니만....
"옛!!..예~~ 바로 훈방조치 하겠습니다..."  라고 하더니만...
자기한테 와서....
뒷통수를 한대 치면서...
"야!! 너 빽 썼구나???" 하더랍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겨울 방학 한달 내내 포장마차 아르바이트를 했건만....
나중에 포장마차 리어카 까지 처분 했더니....
배당금은 없고....원..투자금(???...리어카와 그릇들을 처분한...)만 회수하였습니다.
결국..한달 내내 밤새워 먹고 논 셈이었지요....

지금도 가끔씩 금북시장을 거쳐 동호대교를 가기 위해 그곳을 지나칠 때면....
저절로 고개를 한번씩 돌아보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5
  • 80년 당시 풀민님 후배들일 정도면 동네건달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고
    대개는 '동네꼬맹이들'이라고 불렀을 텐데요? ㅋㅋㅋㅋㅋ
    하여간 일찍 사업에 눈을 뜨셨군요.
    그 시절이면 소주 반 병에 온 세상이 다 내것이던 시절이로소이다.
  • 풀민이글쓴이
    2007.12.10 18: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시꺼욧!!!!
    (청죽님 땜시.....뻥도 못친다니께....)
  • 눈 쌓인 산에나 갑시다.!!! 큭큭
  • (금호동 인근이면 외상술 먹고 안 갚은 곳인 것 같기도 하고...)

    =3=333=3333=333333333333
  • 포장마차는 8,90년대에
    낭만과 추억,情이 넘쳤던 곳이기도 하죠.
    가격도 저렴하고 혼자 술 마시고 있으면 옆에서 함께 한 잔 하자고 합석해서
    마시며,
    또...좀 나이가 드신분은 이야기가 통하면
    술 값도 다 네어주고....
    마시다가 남은 쐐주나 안주도 키핑 해 놓고 담에 들려서 먹고 마실수도 있으며
    인정 많은 사장님은 안주나 국물도 더 내어 줬던 추억과 낭만이 깃든 포장마차였죠.
    깊은 밤 마땅히 먹을게 없으면
    포장마차 가서 바로 사올 수도 있던 그 곳....90년대
    중반만 해도 사당역 공원쪽에 포장마차가 참 많았습니다.
    요즘엔,
    이러한 분위기의 포장마차 보기도 어렵고 세월의 흐름속에 아쉬움과 아련 하기만 하는군요..

    꼭~반드시 함께 술은 아니래도
    함께 하실 날이 있으시겠지요...수카이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심더...
    연말연시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요..^^
  • 풀민님,
    저는 아직 투신 안 했을 때예요.
    오해 하심….
    ㅎㅎㅎ

    청죽님, 풀민님, 그리고 저 셋이서 모여서
    소주 한 병 가지고 듬뿍 취하면 되겠군요.

  • 선비님 너무 많지 않을까요? ㅡ.ㅡ
  • 오늘 날씨가
    쇠주한잔 간절하게 하네요
    집에가는 길에
    소주두병에 안주 사들고 갑니다
    비와서 마시고 눈내려서 마시고..
    암튼 핑계많아서 좋습니다
  • 풀민이글쓴이
    2007.12.10 19:45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ㅎ
    그렇지 않아도....구름선비님께서...한마디(??) 하실 것 같았다는......
    당시시에는...사실...그런 일이...부조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때죠....쩝!!

    근데..쐬주 한병을 구름선비님과 청죽님과 함께???...
    아이고..대취하면...누가 날 업고 가실려고...
    (아니쥐~~분명 청죽님 취향(??)으로 볼 때...그냥 내버려 두고 가실 것이 분명할터!!!)

    수카이님....꼭 한번이라도 시간을 낼텨!!!
    덩치..덩치...하시는데..저 아주 작은 키랍니다...

    hyun1182님....그렇게 요 핑계..조 핑계..대면서 매일...마시는 분들을
    바로...알콜 중독자라고..하는....(헉??.....텨랏!!! ==33=333=333333)
  • 제가 업고 찜질방까지 갈게요 ^^
  • 글 쓰신 내용을 보았는데 갑자기 어제 밤에 영화가 생각나는데요 하류인생

    문득 그 영화내용중에 빽슨 내용이 비슷한게 있어서요 ㅎㅎ

    술이 떡이 되신 모대학교수와 글쓰시는분이었던가 하는분들이 술이 채서 유신 이야기를

    하는데 택시기사가 두사람이 빨갱이라면서 파출소로 끌고온내용인데 ㅎㅎ

    대학교수는 파출소장한테 전화한통쓰겠습니다 이러더만 선배님 중앙지검 무슨 검사한테

    전화해서 소장한테 바꿔주니 신용확실한 사람들이니 풀어주라고 하니 네 이러고 끊습니다

    그랬더니 발끈한 택시기사 어디론가 전화하더니 파출소 소장 전화받더니 차렷자세 네

    여기 남산인데 그 빨갱이 두놈 보네 이러니 네 알겠습니다 이러한 장면이 캡쳐가 되서여

    지금 생각컨데 참 무서운 시절을 지나오셨단 생각이 듭니다 ㅎㅎ;;

    저야 나이가 어리니 그 시절 그런 내용들은 영화나 어르신들 이야기로 듣습니다만 ㅎㅎ

    풀민이 님이나 청죽님 구름선비님 같은신 분들이 그런시절을 지나오셨으니 ~

    지금에서야 추억하며 그런이야기들을 풀어내노으실수 있으시겠죠 ㅎㅎ

    저희야 선배님들의 지나온 과거를 듣는 좋은 구경꾼이 되겠습니다 ㅎㅎ~
  • 코고는 소리에 깨서 잠깐 들어왔는데...잘들 노십니다 . 헤헤~~~~~^^!

    다시 자야지...
  • 포장마차 고거이 깔볼께 아니지유 ~

    그전엔 여럿이 무작정 먹어대면 며칠일당 아니면

    샥시집 매출 나옵니다.
  • 당시에 제가 즐겨 마시던 코스가 다름 아닌 100원 짜리 잔술(소주잔 보다는 크고 맥주컵 보다는 작은 잔) 한잔에 어묵 국물(공짜 내지는 기본 안주) 한 모금 하던거 였습니다.ㅋㅋㅋㅋ 그나저나 기타에 노래를 엄청 못부르셨나 봅니다. 신고까지 했게요.ㅎㅎㅎㅎㅎㅎ
  • 돼지 멱땄다잖아요. ㅋ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3067
188096 李대통령, 올해 ‘꿰매고 싶은 입’ 1위28 바보이반 2009.12.22 1362
188095 李대통령 “물값 싸서 물 낭비 심한 것 같다” (펌)14 mtbiker 2011.03.22 1563
188094 龍顔이 맞나요? (무) 십자수 2004.07.14 379
188093 女難(여난) 2題26 靑竹 2007.11.21 1718
188092 女難(여난) - 310 靑竹 2008.01.18 1392
188091 女福(여복)19 靑竹 2008.02.12 1768
188090 不滅의 帝王 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 날초~ 2004.09.05 639
188089 不 狂 不 及 훈이아빠 2004.09.07 550
188088 힝~~ 빋고는 싶은데/... 시간이 영 안맞네요...ㅠㅠ 십자수 2004.05.08 217
188087 힝.... bbong 2004.08.16 412
188086 힝.. 역시 로드용 타이어로 바꿔 갈걸. ........ 2000.08.15 242
188085 힛트작입니다.... vkmbjs 2005.09.03 326
188084 힙합이나 댄스곡 잘 아시는분 아래 방금 스타킹에 나온 노래 제목이?1 dynan 2007.01.27 870
188083 힙쌕을 사용해 볼려고 합니다23 gcmemory 2006.05.27 1384
188082 힘찬 출발 되시리라 믿습니다. zzart 2002.10.16 241
188081 힘찬 응원을..... kwakids 2004.07.28 308
188080 힘찬 업힐( up-hill)을 !! bullskan 2005.04.02 265
188079 힘줄 늘어나 고생 해 보신분들~ trek4u 2004.07.28 642
188078 힘좀 써주세요... ........ 2001.01.26 260
188077 힘이 많이 드는 나사를 풀 때는 *^^* Kona 2004.10.29 617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