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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떠나 살아보니

dybyeon2007.12.12 12:56조회 수 942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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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7월말 인사인동으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발령 받아 진주에서 혼자 생활한지 5개월이 되었다(아이들 학교문제로 가족이 이사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음)

발령에 대해서는 뭐 그리 섭섭하진 않았다 진주는 내가 태어나서 5살까지 살았던 경남 진전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기 때문에 사투리나 음식 등이 낯설지 않아서 다행이다

물론 진전에서의 유아기 기억은 없지만 부모님과 함께 서울생활 하면서도 고향풍습을 고스란이 간직하고 생활했기에 고향에서 반쯤 산것과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살면서 갈등없는 부부는 없겠지만(있으면 축복) 당연히 우리 부부도 주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신경전을 벌이곤 했다

없는 집 장남에게 시집와서 수많은 대소사를 치루며 고생한 아내에게 감사하고 잘 해줘야 하는데 명색이 경상도 남자라고 뭐 입이 떨어져야 마음을 전하지 그냥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하면서 살아왔다(한때는 다음 인사때에는 지방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혼자 편하게 한번 살아봐야지 하는 상상을 해본적도 있음: 현실이 되었지만 혼자사는건 맞는데 편하지는 않음)

숙소는 회사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생활하는데 필요한 용품이 뭐 그리 많은지 또 어디서 사야하는지 난감했다

마트에 가면 아내가 물건을 들었다 놨다 또 한바퀴 돌고와서 들었다 놨다 하기를 계속 반복하는지를 이번 기회에 알았다(이런 경우 아무거나 집으라고 짜증을 내곤 했다)

내가 쓸 물건을 내손으로 구입해보니 이것 저것 주물럭거리고 사은품 붙어 있는거 없나 확인하고 가격 비교하고 조금이라도 싼거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돌아 다니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뭔 생필품 가격이 그리 비싼지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금액이 팍팍 오른다 계산대앞에 서있는 동안 심장이 쿵쾅거린다(자전거나 자전거 용품 살때는 과감했는데)

아내가 마트에 갔다오면 안색이 좋지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이제 철이 들기 시작하는 것 같아 씁슬하다 철들자 노망이라드니 너무 늦다

혼자 사는데 뭔 세탁물이 많은지 4-5일에 한번은 세탁해야 하고 먼지는 어디서 들어오는지 이틀에 한번은 걸레질을 해야한다

“같이 살때가 좋았다 빨리 서울로 다시 보내달라고 해야겠다”가 아니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는 생활에 점차 적응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놀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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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라이딩 가는데 눈치 안봐도 되니 바로 적응모드로 들어가네유 ㅎㅎ^^~~~~~
  •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는 마음이 숙연해 지는군요...^^ㅎ
    집 떠 나믄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다 쏠로가 되는게 아닐런지요...^^
  • 혼자 있다보면 자유의 폭이 넓어지는건 사실이죠.
    그러나..... 제 개인적 경험으로 또 유경험자의 99% 이상이 일치하는 생각은
    지지고 볶더라도 가족은, 적어도 부부는 같이 있는게 정답입니다.
  • 경남 진전 진짜고향 분이시내.
    아실런지 봉곡동네......
  • ㅋㅋ 전 2년 9개월됩니다. 첨에 내려올땐 머리깍고 군대가는 심정으로 왔는데 이런 된장.. 2년6개월지나고 나니, 하사로 기래까이 4년6개월 채워야 하나.. 정말 싫은 주말부부.. 내년 2월이 인사철인데.. 딱 6개월만 좋습니다.
  • 집떠나 보니 고생이고
    집이 그립다라고 할줄 알았는데...
    적응하는중이시라니~~ 이건 아닌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드는^^;;
  • 주말에 천재소년님과 대화 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듯 합니다.

    조만간 희준이(그대 있음에)도 내려 갈거고...진주 참 좋은 곳이지요...
  • 점점 적응 되어 가시는듯 보이는데요 ㅎㅎ 자리 잡히시면 자유가 좋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주말부부 설레잖아요 ㅎㅎ;; 전 대학다닐때 익산가서 자취햇는데 한달에 한번 집에 올라가는게

    그렇게 좋았엇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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