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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難(여난) - 3

靑竹2008.01.18 01:03조회 수 139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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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인가 장흥임도에서 사모께 내몰리던 불쌍한 청죽
(멀어서 다행이다. 가까이 잡았으면 힘들어 오만상을 다 찌푸린 청죽 모습이......ㅋㅋㅋ)


일찌기 두 번째 사부로 점찍은 사부께
여걸과도 같은  마나님이 계시는데
속초건 강화도건 유명산이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번개처럼 다니는 실력자다.
특히 그 무지막지한 업힐 실력이란..

한동안 뺀질거리는 통에 근력이 많이 줄어
평소 잘 올라가던 곳에 오르자니 호흡이 가쁘긴 했지만
그래도 좀 회복이 되어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어느날
그냥반 샵에서 어물거리다 예의 사모께 잡혔다.

"청죽님! 오랜만에 빡빡산에나 함 가실래요?"

"엉? 그럽시다 뭐"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산아래 도착했는데
업힐을 시작하기 직전 사모 왈,

"저 요즘 허리가 아파서 통 못 타서 힘들 거예요"


속으로 '휴~다행이다' 생각하고는
앞서서 천천히 올라가다가 중반 무렵쯤
아파서 통 못 탔단 말에 용기백배한 단순한 인간이
발칙하고 무엄하게도 사모를 떨굴 요량으로
힘껏 페달질을 시작했는데....

에효효...아파서 통 못 탔단 사모께서
고무신 뒷축에 낀 지푸라기라도 되는지
안간힘을 쓰던 나의 뒤에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결국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붓고 나서
정상의 군부대 철문앞까지 도착해서 잔차에서 내리니
세상이 노랗고 호흡도 불규칙했지만
비루먹은 내공이나마 쥐어짜서 짐짓 고른 호흡인양
위장하고 있자니 죽을맛이었다.

그러나 더 삶에 회의를 느끼게 만들었던  건,
잔차에서 내리자마자 들려온 사모의 말소리였다.

"곧바로 턴을 안 하시고 쉬다 가시게요?"

"(깨갱...) 오늘 점심을 짜게 먹었나...물이나 마시고 갑시다"

적당히 둘러대며 추운 날씨 탓에
별로 내키지도 않는 찬물질을 하고 있었는데
아기 정수리의 맥놀이 만큼 남은
청죽의 기를 마저 죽이는 그녀의 연타가 터졌다.

"다른 사람들 따라오면 인정사정 없이 달려서 힘들었을 텐데
청죽님은 역시 봐 주시면서 살살 올라오시니
따라오는  제가 아주 편했어요..호호호"



'어쨌거나 겨울이 가면 별 수 없이 봄이 오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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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여태 안주무시고 뭐하신대요?
    사람이 늙으면 초저녁 잠이 많다는데...

    한잠자고 일어 나셨나요?
    ㅋㅋㅋㅋ 누가 이순이라 하던데?
    역시
    한잠자고 일어나신 모양입니다.

    어쩌다 만나는 여자 고수님들이
    아주 당혹스럽게 합니다.
  • 한가지 묘책이 있긴 있습죠.

    짐승을 멀리하고 사람을 가까이 하면
    장수할 수 있을 겁니다.
  • 작년 280 랠리만 안나갔으면 나도 영원한 고수반열에 남아 있었을텐데...

    끙~~~! ㅎㅎㅎ
  • 여장부님들이 많지요 ^-^*
  • 2008.1.18 11:23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가 그와 같은 경우라면..
    재빨리 내려 튜브에 바람을 빼고..

    "으헤헤..빵꾸가 나버렸네유~ 빵꾸 때우구 가시쥬~"
    라고 했을겁니다...ㅎㅎㅎㅎ ^^

    십자수님, 그게 벌써 제작년 일이네요.ㅎㅎㅎ
    시간 참 빨리 가는데.. 어르신들은 오죽하실까요...
    (은근히 이죽대는 글이군.. ==3===3)
  • 으이구....아주 혹사를 당하셨구먼유...^^
    그러실 땐,
    아무데나 핸드폰으로 전화 받는 척~하시믄 되시는 것을....ㅎ
    이제...이순이시니...컥~...지천명이시니....몸 사리셔유...^^
  • 女難 시리즈 재미있게 감상합니다.. 장흥 임도가 멋져 보이네요
    앞에 참새 한마리가 반겨주니 그나마 위안을 삼으시지요~~
  • ㅎㅎ "비루먹은 내공이나마 쥐어짜서 짐짓 고른 호흡인양
    위장하고 있자니 죽을맛이었다." 이게 인지상정이군요~~ 저 많이 그랬습니다 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 ㅋㅋ 자꾸 웃어서 죄송합니다 ^^;;
  • 입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다, 삼막사에 처음 간다고 엄살 부리던 여장부가 생각납니다.
    2X3 걸고, 논스톱으로 올라가서 하는 말
    "옆에서 봤으면 말씀 좀 해주시지...이게 제일 낮은 건 줄 알았어요.근데 땀을 흘리시네요? 전 괜찮은데..."
  • 봄이라도 오면 그 여성분 따라잡을 비책이라도 있으신가요?
    봄은 여성의 계절이라는데 더 거리가 멀어지실까 걱정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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