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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려 있어도..국방부 시계는 돈다....15부

풀민이2008.01.30 12:42조회 수 1033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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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예전...연재물 시리즈 하나 올려 봅니다만....

.............................................................................


'점프(??)징크스'


점프를 아십니까??

이건 뭐...특전사도 아니고....특공부대도 아니고....
근데 주말마다 점프를 하는 넘(??)들이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흔히....위수지역이라고 하는 통행 가능한 한계구역이 있는데...
이곳을 빠져 나가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용어(??)를 점프라고 합니다만....

1.
소위 때는...주말마다 일직을 맡아야 했기에....
위수지역을 벗어나 서울로 놀러 가기란 상상도 못할 일이고...
당시의 교통망으로는 지금처럼 쉽사리 단시간 내에 다녀오는 것도 불가능한지라....
아예 단념하고 살았었는데....

근데..중위가 되고...후배가 생기고....좀 여유(??)가 생기다 보니....
주말이 심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간혹...위수지역을 벗어나 서울로 점프를 하는 동기 넘들이 많아졌습니다.

일동에서 서울로 나오는 검문소는 대표적인 것이 광릉내 검문소였습니다....
이곳을 우회하는 방법은....참으로 다양(??)합니다만.....
가장..대표적인 것이 인근의 배나무 과수원을 통과하여 걸어 내려와서....
검문소를 지나 개울을 건너서 청량리로 가는 버스를 타는 방법이었습니다....

당근....이 방법을 헌병대에서 모를 리는 없었겠지요....
그래서...간헐적으로 배나무 밭 사이로 헌병들이 매복(??)해 있다가
점프하는 장교들을 돌려 세우는 일도 허다 하였습니다...

2.
대대 내에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를 다닌 동기 넘이 있었습니다...
사실..그 넘...학비 땜시 학군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군바리로 몇년간 썩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넘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정말 똑똑한 넘이라고 생각하는 몇 사람 중의 한명이었습니다..

이 친구의 단점은 자기가 군인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마치 자기가 무슨 연수교육 와서 교육 받다가....
주말이 되면..서울 집으로 가야 하는 것처럼
주말에는 꼭 점프를 해야만 한다는 철학(???)을 가졌었습니다...

같은 중대 동기들이 워낙 그 넘을 인정(??)하는 터라...
후배까지 동원하여 일직을 빼주었기에 야외 훈련이 아닌 경우에는
거의 틀림없이 주말마다 점프를 했습니다..
그래서 붙은 그 넘의 별명....'캥거루' (팔짝!! 점프를 잘한다고 해서리....)

그 넘의 점프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일단 강의(??)에 한번 들어가면..2시간 동안....좔좔좔....거침이 없습니다...
재수없어서(??) 헌병대에 끌려 갔어도.....아무 탈 없이...풀려 나오곤 했었습니다...

3.
휴가증에는 보통은 비번이라고...사단에서 매일 매일 바뀌는 비밀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즉.. 휴가증 번호가....29864578...이라고 하면....끝 두자리 수는 (혹은 한자리 수..)
매일 바뀌는 비번인 경우가 보통입니다...

따라서 휴가증 발급 날짜와....비번이 맞나 안맞나...확인을 헌병대에서 꼭 했었습니다...
특히 그 유명한 광릉내 검문소에 버스가 서면....
"잠시 검문이 있겠씀다..." 하고 백바가지가 올라 섭니다...
그리고는 뒷자리쪽으로 한명 한명 눈으로 잘 살펴 보다가....
머리 짧은 사람...얼굴이 험상궂은 사람...혹은 군복을 입은 사람...들을 지목하여
신분증 확인 및...휴가증 확인을 하곤 합니다....
아무 이상이 없으면..다시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서....
"감쏴함다....." 하고 경례를 붙히고 내려갑니다만....

만약 승객 중 요주의 인물이나..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죄송함다만...잠시 내려 주시기 바람다...." 하고 승객을 하차 시킵니다...
그리고 그 승객을 검문소 옆 대기실에 대기 시키고
헌병대 하사관이 이것 저것 조사를 합니다...

뭐~~ 아무 이상 없으면..다음 버스편으로 갈 수 있지만....
혹..잘못된 것이 있다면....빽차 타고 헌병대로 바로 끌려 갑니다....

근데..여기서...헌병대로 끌려 가면..좀 많이 괴롭습니다...
일단 당시에는 그리 인권에 대한 개념이 적었기에....
상당히 고압적인 분위기에 움추리게 되고...
조사실에서 쉽게 조사가 끝이 안나면....헌병대 내..영창에서 잠시 지내야 합니다...

4.
당시...전역을 몇달 안남겨 둔 상태였습니다...
이미 사단을 통하여 사단 내 전역 장교들에게 전역 희망서를 받고...
각 대기업의 입사신청서를 배부하던 시기....

전역을 앞둔 장교들은 사실...
취업 때문에 몸과 마음이 이미 사회에 나가 있을 때 였습니다...
몇몇 동기 넘들은 이미 입사를 하고 군에 온 경우였기에 상관 없었지만....
대부분의 학사, 학군 장교들은...입사 지원서 확보를 위하여
동분서주 하던 때였습니다..

헌데...하필이면...우리 부대는...87 팀스프리트 훈련을 끝내고 온지 얼마 안되어....
입사신청서 조차 받아 들지 못한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혼비백산.....입사신청서를 구하느라...난리가 아니었지요....

그래서...사단 인사과에 사정을 이야기 하여....
입사신청서를 직접 받으러 가기 위한 휴가증을 받았습니다....
부대 내 동기 넘 5~6명이 동시에 휴가 나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정식 휴가도 아니었기에...대대장에게 휴가 신고 대신...
인사장교에게 대충(??) 휴가 신고를 하고...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 탔습니다...

사정이야 어떻든...단체(??)로 동기 넘들하고 휴가 나가는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캔맥주 하나씩을 까서 마시고....
버스가 도착하여..뒷좌석으로 가서 비스듬이..눕다시피..앉아..낄낄 대고 웃고....
하긴...이곳에서 군 생활하면서..
버스를 한번만 타고 상봉 터미널까지 가 본 기억이 거의 없었으니....
다들 기분이 좀 들떠 있었지요...

버스는..일동을 떠나 중간 몇 군데 정류장에 멈춰 서다가....
늘...점프를 하던 그 곳(???) 부근까지 왔을 때였습니다.
그러자..그 친구(??) '캥거루'....
주섬주섬...모자를 챙겨들더니..자리에서 일어나..출구 쪽으로 걸어 나가려 했습니다...

"야!!..어딜 가??"
"응..여기서..내려야지~~"
"??????...임마!! 우리 지금 휴가 가는거야...휴가증 있잖아..."

그러자..그 넘 표정..(그렇게 똑똑해 보이던 놈의 표정이 얼빵하게 보였다..)
"아참!! 그렇지..휴가 중이지???" 하고 계면쩍게 웃으며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

참으로 습관이란 것이 무서운 것이었네요...
늘상 점프하던 넘이...점프 하는 곳에 도달하니..의식보단 몸이 먼저 반응하는....쩝!!!

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던 넘이...그래도 뭔가가 불안한 모양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난..그냥 우회해서 가야할까 봐!!!..."
"왜???"
"몰라..습관대로 안해서 그런지 되게 불안하구먼...."
우회해서 점프하는 것이 휴가증 받고 그냥 통과하는 것보다 더 편하다는 넘이 있었으니...

만류하는 동기 넘들 때문에..'캥거루'는...안정을 취하고...
우회하여 할 장소를 지나쳐 검문소로 향했습니다..

5.
이윽고..버스는 검문소에 도착했습니다...
예의..... 헌병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뒷좌석에 장교 여러 명이 함께 몰려 있는 것에 잠시 놀란 듯하다가...
그래도 위세(??)에 눌리지 않고 다가 왔습니다...
"장교님들..어디 가십니까?...."
"우리 집 화장실 간다.... 왜???"

다른 때....즉..우회하다가 잡혔을 때는....
계급이고 뭐고....간절하고 애절한 눈초리로...한번만 눈 감아 달라고 처절하게 외치던(??)
그런 장교들이 아니었습니다...
떳떳하게(??) 휴가증을 들고 휴가 나가는 장교들의 기세에...헌병이 잠시...망설이는 듯..
"저어~~기..그러시면...휴가증을..."
"여깄다!!.."
너도 나도..이 참에 한번 션~~하게 내지르리라..하듯....윗주머니에서...
휴가증을 꺼내 내밀었습니다...

대여섯명이 한꺼번에 휴가증을 내밀자....그것을 받아서 확인하기 조차 좀 미안했는지...
"죄송합니다...즐거운 휴가 되시기 바랍니다..." 하고 경례를 붙이며...
눈도 살포시(??) 내리 깔면서...절도 있게 뒤를 돌아 출구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근데..그 찰라!!!!

갑자기 그 헌병...
눈초리가 치켜 올라갔습니다...

"잠깐!!!"
??????????

휴가증을 다시 윗주머니에 넣으려는 순간....
그 헌병이 '캥거루'의 휴가증을 낚아 채듯 받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음흉한 웃음을 짓더니....

"장교님은 좀 내려 주셔야겠습니다...."
???????????????
의아한  그 '캥거루'는 그 헌병을 올려다 보며...
"왜에???".....그 친구 눈빛이 갑자기 애절(??)해졌습니다...

후에..알고 보니 사단 인사과에서 휴가증 발급 시 그 친구 것만 비번을 잘못 적었다는...
그 헌병을 따라 버스를 내려 가는 그 넘 하는 말....

"거~~봐...난 점프를 해야 한다니깐.....흑!!!"

버스에 내려 대기소로 끌려가는(??) 동기 넘을 찻창으로 내려다 보는 남은 동기 넘들은
어떠했냐면.....
버스타고 상봉동에 도착할 때까지 웃으워서....나뒹굴며....고소해(???) 했습니다....

그 넘..전역식 끝나고 집에 갈 때도 광릉내 검문소에서는 우회해서 갈꺼라고 장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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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 낄낄낄.......사무실에서 숨죽여 혼자 웃는 1인
  • 전역하고도 점프를 해서 가야 하는군요...^^ㅎㅎㅎㅎ...

    습관이,
    때론 징크스로 굳어지는 경우의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가 있겠군요.

    특히ㅏ,
    구대,운동선수들 그런 습관 내지는 징크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점심은
    맛나게 드셨쓔....^^
  • 장교님들은 저런 여유도 있었군요,,,, 저희 같은 땅깨들은 상상도 못해본 장면들입니다요 ㅎㅎㅎㅎ
  • 위에...
    특히나,

    구대--->군대로 오타 수정 드리옵니더...아~흑~^^::
  • 제대하면서 집에 갈때까지도 검문소는 이상하게 찝찝해. 잘 읽었습니다^^
  • ㅎㅎㅎ...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예감이란게 있나 봅니다~~ㅎㅎㅎ..^__^
  • 서부전선에서 열차타고 서울로 점프하면서
    헌병들을 피해 다니던 추억이...

    그런데 이수지역 -> 위수지역이 맞을 것 같습니다.
  • 오랫만에 연재가 재개 되었군요
    혹 전우신문(아직도 있나?)와 교섭해 보시지요
    떡하니 고정 칼럼 한자리 맡길수도.....
  • 저는 모 군단 군수처 1,3종 계원으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부대 바로 앞이 헌병대라.... 상병 이상 모든 하사관들을 자알 알고 있었습니다..
    춘천에서 서울 가려면 꼭 강촌 검문소를 들리는데.... 물론 기차타면 됩니다만...
    그냥 버스 타고 다녔습니다... 다 아는 사람들이기에...

    어느날 검문소에서 잡혔습니다...
    제가 모르는 넘인걸 보니 일병정도 되겠더군요...

    검문소에 들어갔습니다...
    당직서던 병장도 못보던 넘입니다...
    제가 모르면 몇명중의 일인이었습니다...

    관등성명 대고... 어디 부대 소속인지 대고...
    그런데...
    바로 욕지거리 나오면서 짝다리를 짚네... 사복을 입었네...
    난리가 났지만.... 그자세를 고수했지요...(난중에 보자 너...)
    계속 버티고 있었죠...

    제 부대로 전화하더군요...
    마침 일직 부관이 받았는데 경비중대장님이었습니다...

    제가 전화를 받고... 이만저만해서 본부중대에 얘기하고 서울 가는 길이다...
    경비중대장이 그 병장에게 보내라고 얘기하지만...
    그 병장 펄쩍 뜁니다...
    원칙이 어떻고 저떻고...
    대위가 얘기하는데도 씨알이 안먹힙니다...

    한참 경비중대장과 병장이 통화하던중...
    안에서 자알 하는 하사님이 나옵니다... 화장실 갔다가..

    "어... 너가 여기 어쩐일이냐?"
    "내리라고 해서 내렸는데.... 저냥반이 일직부관(경비중대장)하고 얘기 되었는데도 자꾸 이러네요"

    바로 쪼인트에... 이단 옆차기...가 병장에게 날라갔습니다..

    그뒤로 아주 편하게 강촌 검문소를 오갔습니다...
  • 풀민이글쓴이
    2008.1.30 16:15 댓글추천 0비추천 0
    군 이야기라면....
    아마 대한민국 남자....(신의 아들들 제외....)들....장교출신이든 병출신이든..하사관 출신이든..
    계급과 관계없고....육해공군 해병,,병과 관계없이..누구나 할 이야기가 태산이지요...

    공통점은??...ㅎㅎㅎ 모두 다 람보이고..코만도이고...

    헌병 이야기는 헌병들도 이야기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만....

    .................

    모두들 관심 있게 읽어 주시니...늘 기쁜 마음으로 글을 올리게 된답니다..
    중간에...이수지역 => 위수지역으로 수정하였습니다...일부러 쪽지까지 주셔서...ㅎㅎㅎ
    감사드리고요..
  • 군대 얘기하시니 생각나는데 일개 사병인 제가 중령인 통신대장에게 일부러 경례도 안하고 개겼지만 멀쩡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스토리는 다 털어놓기 뭐하고 참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짓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창갈수도 있는거였는데...
    (풀민이님 자미사에만 계시지 말고 글좀 많이 써주세요. 저는 여기저기 탐색은 많이 합지요.)
  • 평소 하던대로 해야 한다는................
  • 광릉내 검문소...ㅋㅋㅋ 우리 부대 코앞이었는데...
    착한 짜수는 군생활 하면서 쩜프 한번도 안했습니다.

    군생활 하는 동안 가족들이 면회 세 번 왔었고 휴가는 포상휴가 포함 네 번...

    아무튼 광릉내 검문소는 제 부대의 위수지역입니다.

    5분 대기조 출동 떴을때 그 검문소 지나면 참 기분이 묘했지요...
    북쪽(베어스 타운, 내촌쪽) 말고 서울쪽인지요...
    지금 우리 집에서 승용차로 20여분이면 간다는...
  • 그 검문소
    지금은 검문을 안 합니다.

    헌병도 그 때의 헌병이 아니어서
    대기하는 차량에는 먼지만 수북하고
    민주적인 헌병(?)이지요.

    우리 아들 군대 갔는데
    그런 말 하면 안되겠죠?
  • 광릉내에서 청량리 왔다 갔다 하는 버스 노선이 그때 아마 7번인가 그랬을겁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ㅋㅋㅋ
  • 지금도 7번일 겁니다...요새 길좋아져서...일동이동은 금새 가더군요
  • 부산에서 사병으로 근무하면서 전령증 구해서 주말이면 고속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탔는데 나중에는 군용열차(통일호 군용칸) 타고 서울로 왔지요. 열차에서 소줏병 따면서 헌병들과 농담하면서.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군생활 생각하면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
  •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마치 엊그제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글쓰신 분의 솜씨에 취한것 같아요
    한가지 낮설은 단어는 점프인데
    위수지역 이탈을 점프라고 부른게 언제부터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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