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도자기 쟁반에서 꽤 커다란 유리 그릇으로 큰살림을 날 때만 해도
꽤 여유가 있어 보이더니만 이제 책상이 비좁다며 줄기를 뻗는다.
연초록빛 고구마잎의 싱그러움으로 나는 겨울은 이미 봄이다.
"아휴~ 분해라!"
마누라가 천만 원 중 삼분의 2 이상 잃었다며 툴툴거렸다.
"엉? 아니 언 눔이 대체? "
그냥 보고만 있을 청죽이 아니다.
안 뺏기려는 키보드를 빼앗아
호시탐탐 복수의 기회를 보고 있는데
설거지를 한다던 마누라는 내 뒤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아휴~ 고만 했다 하면 고박이고 판판이 피박에 광박, 멍따니..
아휴~ 분해라! 당신이 혼줄을 한 번 내 줘요"
"쬐금만 기달려...내 이 눔을"
키보드를 넘겨받은 지 여나므 판이 지나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흐흐흐
조커 두 장이 말 번인 내 손에 다 들어오고
상대는 내가 쥔 패를 치다가 첫 판부터 설사다..음훼훼
정확히 두 번을 치고받아서 점수가 나고 곧바로
'고고' 행진이 들어갔는데 마누라가 뒤에서 더 신이 났다.
이거 뭐, 계산도 안 된다.
네배 판에, 멍따에 , 피박, 광박 다 걸렸고
식스 고인가 세븐 고인가 아무튼 끝까지 고고였는데
상대 앞의 패라고는 고작 너댓 장에 불과하다.
"우하하하...이 친구 거 거덜내서 오히려 미안하구만..ㅋㅋㅋ"
"미안할 거 없어요..아까 시종 당한 거 생각하면..호호"
그런데....
너무 웃다가 그만 흥분을 했나 보다.
천만 원이 훨씬 넘는 승리의 숫자를 보고
'확인'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너무 웃다가
그 옆의 '다음판 4배'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애써서 딴 게 버튼 하나 잘못 눌러서 모조리 날아갔다.ㅋㅋ
더 큰 문제는 다음 판...엉엉
상대에게 대박을 맞아 나머지를 쫄딱 잃었다.
"아니? 여보? 당신은 고수라면서 어떻게 된 거유?
세상에 이런 경우는 뭐래요?"
"글쎄..쪽박이라고 얼핏 들은 것 같......"
"시끄러워욧 영감아!!!"
인터넷 고스톱은 어쩌다 치지만
때로 생각하면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아까운 건 사실이라
평소엔 거의 하지 않는 편이랍니다.(엣취~어쩌다 손댄 게..엉엉)
저는 명절에 한하여 연 중 유일하게 실전 고스톱을 치곤 합니다.
형제끼리니까 판도 작고 따 봐야 딴 사람이 올망졸망 조카들에게
모조리 나누어 주기 때문에 그냥 서로 왁자 웃느라고 치는 편입니다.
여러분!! 구정 명절 즐겁게 쇠시기 바랍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