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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말 뻘~쭘 했습니다. 정말 사회가 이렇구나..

거부기닌자2008.02.05 06:36조회 수 138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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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바리 3년차입니다. 집은 수도권인데 주중엔 회사일로 정읍,고창,부안지역을 왔다리 갔다리 하지요.
어제 은근히 추웠잖아요.
거래처 사장님들 선물 전달하고 고창 선운산 근방에서 고창ic 로 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아들을 업고 황량한 벌판위의 도로를 걷고 계시더라구요
처음엔 걍 지나쳤는데  갑자기 아들생각도 나고, 장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또 추운데 아들을
업고 가면 아들은 얼마나 힘들고 추울까 생각도 들고 해서, 태울작정으로
U턴을 해서 차를 댔지요.  창문을 열고 (바람이 슈~웅 들어오더라구요)
"저기요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태워다 드릴께요. 바람도 많이불고 해서요"
업은 아들은 코에 콧물이 얼고, 볼이 빨갛고, 아주머니도 얼굴이 빨갛더라구요.
아주머니 연세가 30대후반쯤.  솔직히 약간 남루한 시골의 아주머리랄까?
아주머니 대답은 없고 멈칫 멈칫합니다.
"괜찮아요 저는 선운산 IC까지 가는데 타세요"
아주머니 멈칫멈칫 대답은 없고 저를 경계의 눈빛으로 보더니 그냥 가던길을 갑니다.
"전 바람부는데 괜찮겠어요" 했더니 저를 힐끔히끔 보면서  업은 아들 얼굴을 보면서
걍 계속 가던길을 갑니다.
"아휴  타셔도 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걍 갑니다. 대꾸도 없이
갑자기 제가 쪽팔립니다.   "그럼 가세요" 하고 가던길을 갔읍니다.
운전하면서 생각해 보니, 요즘 납치사건 등등 불안한 기사가 많이 나오잖아요.
아 그러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얼굴이 공격적으로 생겨서 그런가...
씁씁한 웃음이 생깁니다.  쪽팔리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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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쪽팔릴건 없으십니다.
    세상이 참으로 좋은 사람들을 때론 무안하고 당황스럽게
    만든다 해도 그러하신 좋은 마음은 계속 지니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시고 즐거우신 설 보내세요..^^
  • 마음이야 가슴 속에 있는 거지요...

    개념치 마세요...^^* ㅁ명절 잘 쉬세요
  • 잘하셨습니다.

    스스로에게 기쁨 아니겠습니까?

    용기를 가지세요...
  • 예전에 눈이 많이 오던 늦은 밤에 택시를 못잡아서 다들 도로까지 나와서 택시를 잡고
    하길래 가는 방향이면 태워서 가자는 생각에 지나가면서 같은 방향이면 타라고 했더니
    이상한 사람 쳐다 보듯이 보곤 안타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는데 신호등에 걸려 있었더니 택시가 옆에서 빵빵하길래 창문을 열었더니
    영업 방해 한다면서 자동차로 영업하면 신고 한다고 하면서 쌍욕까지 하더군요.
    저도 화가 나서 손님 고르지 말고 영업하라면서 싸웠죠 ㅡㅡ;;

    세상이 점점 더 무서워지는데 나중에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씁쓸하네요.
  • 거부기닌자님처럼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자꾸 많아지면 팍팍해진 인심도
    예전처럼 회복될 날이 오겠지요. 저도 전철역에서 촌노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께서
    무거운 보따리를 끌다시피하며 계단을 오르기에 "할머니 이리 주세요" 했더니
    상당히 경계하셨는지 보따리를 더욱 끌어안으시더군요.
    할머니 눈을 들여다 보며 빙그레 웃으며 "이리 주세요 차까지 들어 드릴께요" 했더니
    내어주시더군요. 그래도 저으기 미심쩍어하시던 표정은 전철에 오른 뒤
    보따리를 드리니 비로소 환하게 풀어지면서 "아이구 이런 고마울 데가..." 하시더군요.ㅎㅎㅎ
  • 약간 벗어난 이야기다만,
    노인분들이 젊은 아가씨 등에게 길을 묻거나 짐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한뒤
    계산된 장소로 유인하여 납치하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서로가 믿고 산다면 좋은데, 그게 쉽지가 않군요...
  • 특히나 국외나 국제공항에서 할머님들 짐도 함부로 못들어 드리겠더군요~
    가방안에 마약이라도 나와서 걸리는날엔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는....
  • 저도 뻘쭘한 짓을 좀 하는 편인데
    남의 호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오해도 받구요

    한번은 지하철에서 아주 연로하신 할머니 봇따리를 들어 드린 적이 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사람들에 밀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몇걸음
    위로 올라가게 되었지요
    돌아다 보니 할머니는 저 아래 서서 올라오셨는데
    위를 올려 보시며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셨습니다

    "저눔이 내보따리 들고 튀는거 아녀?"
    ==33===33333333
  • 가슴이 찡하네요..
    서로를 신뢰하면 좋겠지만,
    세상이 점점 흉악해 지는 사회라서 그런거 같습니다.
    거부기 닌자님같은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사회가 행복해 지겠습니까...
  • 세상일이 마음같지 않습니다.
    내 의도는 그것이 아닌데 어쩔수없이 세태에 묻어가며
    맘속에 있던 정의는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간직하고만 살아가야하는 각박한 시대가 온것입니다.
    살신성인하여 생명을 구해도 정작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잃었는데 구해준 사람은 한마디 말없이
    도망가고,또는 멀쩡한 대낮에 처자식이 납치되고 살해되고...
    결국 알고보면 돈 얼마에 귀중한 목숨들을...
    참 각박하죠..^^..
    저는 정말 가진겂이 없이 다가져서 참 가난한 부자인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린 두아이를 둔 가장입니다.
    저야 이렇게 산다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더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살이를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하지만 글쓰신 님의 용기는 정당한 것입니다.
    님같은 분들이 많아질때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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