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부용산에서 바라본 산들이 골짜기에 깔린 안개로 동네나 시가지들이
보이지 않는 탓에 강원도 깊은 골짜기 어디쯤 와 있는 것 같다.
女難(여난)을 시리즈로 날리다가
뜬금 없이 뭔 여복 타령일까만..ㅋㅋ
아무튼 살다 보면 로또처럼 어쩌다 경험하는
여복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경기가 경기니만큼 어정쩡한 시간에 식사를 해서
앞뒤 끼니를 대충 아우른다는 불세출의 지혜로 사는 요즘인데
엊그제 역시 어정쩡한 시간에 점심 식사,
저녁이 돼서 샵에 들렀다.
(사실은 점심이라고 먹은 시간이 땅거미 지기 두어 시간 전임)
샵에는 나이가 마흔여섯이신 아담하고 예쁘장한
낯설지 않은 아지매가 한 분 계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동안'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아지매께서
"청죽님! 제가 몇 살이나 돼 보여요?"
"글쎄요? 아무리 어리게 보려고 해도 스물 아홉 아래로는
도저히 못 봐드리겠는데요? 죄송..."
주위에서 까닭 모를(모르긴) 야유가 좀 있긴 했지만
정작 당사자께서는
"청죽님 식사는 하셨어요?"
"네..먹었습니다.(만 사실은 쪼르륵)"
"그래도 뭐라도 좀 시킬까요? 족발? 통닭?"
결국 난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고 주위의 조언으로
결정된 통닭이 배달돼 오자 그걸 본 나의 탄식이 이어졌다.
"나두 참 아둔해..휴~"
"네? 청죽님 왜 그러셔요?"
"휴~ 거 기왕 말인심 쓰는 김에 열아홉이라고 했으면
집에 두고 온 처자식 먹을 치킨도 몇 마리 포장까지 해 주실 뻔했는데,
이거 당최 식구들이 눈에 밟......"
그러자 샵 사모 왈,
"너무 낮추면 역효과 나요 청죽님. 까르르르르르
열아홉이면 욕이나 드셨을 테고 아마 국물도 없었을 걸요?"
다른 아지매 한 분 또 왈,
"차라리 좀 더 현실에 가깝게 서른아홉이라고 하셨으면
확실한 신임을 얻어 반 년치 양식은 확보하셨을 텐데 아깝네요..호호호호"
어머? 그런가?
스물아홉이 최선인 줄 알았는데 아녔나 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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