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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려 있어도..국방부 시계는 돈다....23부

풀민이2008.02.18 14:22조회 수 720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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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에서 생일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

1.
생일.....
당시...정상적인(??) 군 생활을 했다면....
군에서 최소 2번 이상은 생일을 맞이 했었을 겁니다.

요즘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생일날에...특히 신병인 경우에는...이벤트(??) 까지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밖에....

당시에는 그나마 챙겨(??)주는 것이...
情 이라고 표현(??)하는..어떤 회사의 초코파이 위에...촛불 하나 꽂아주면서....
"생일 축하 합니다아~~~" 하고 노래 불러 주면...
열이면 열..모두 눈물을 흘리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2.
소위 시절....
소대원이 40여명이나 되는데....그 소대원들...일일이...생일 챙겨 준다는 것은...
당시 정서상..어림 없는(??) 일이었고....
사실..소대원들 생일이 언제인지..제대로 알지도 못했었습니다...

간혹..사고가(??) 일어나면...
해당 병사의 프로필 파일을 꺼내서..고향과...학력..등등을 다시 확인하는 정도이고...
그제서야..밀린(??) 상담 일지 작성하기 바쁜 것이 더 중요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중위 2호봉 정도가 되고...소대원이라야....기껏(??) 8명 정도 되고 보니...
여유가 생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 할 시간도 많이 생겼고....
개개인이 사회에서 무엇을 하다가 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 연극반에 있다가 온 넘...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조그마한 공장에서 일하다가 온넘...
삼수까지 하다가...대학 들어가기 전....미리 군 지원해서 온 넘..
심지어는...영등포 사창가에서....삐끼(??) 하다가 온 넘...
(이 소대원 땜시....어떤 날은 BOQ로 퇴근 안하고....그 소대원 침상 옆에 나란히 누워...
밤새(??) 그 넘(??)이 들려 주는 신기한 세계(??)이자....
어둠(??)의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왕왕..있었습니다만...)

그러다 보니....
소위 시절에는 몰랐던..나름대로의 소대원들과의 정도 생겨 났었습니다.

병사들 역시...친근감으로 다가오는 소대장이 꽤 괜찮았었는지...잘 따라 주고...
근데...결국은 어느 선(??)에서는 입장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긴 했던 모양입니다...

자기들끼리는 충분히 이해하고...용납이 되는 사안인데....
사실 별거 아닌 것 가지고..완전히..쌩까는 소대장...역시 똥개는 똥개인 모양입니다.

3.
그날은...제 생일날이었습니다...마침..일요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명색이 막강 4중대..선임 소대장이자....
대대 내에서 대대장과 맞짱 뜰 수(??) 있는 유일한 소대장인...
이..똥개 중위의 생일 날인데도 불구하고...
일직사관을 대신 서 주겠다는 후배 소대장도 없었고,,,
그날 따라...나의 '웬수'도 면회를 오질 않았습니다...
당연히(??) 심기가 매우 불편 할 수 밖에....

이미 변덕스럽고..잡스러운(??) 똥개 중위의 뒤끝(??)을 잘 아는 중대원들은...
알아서(??) 자기들 끼리...초병 근무 교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우리 중대 관할 초소는 후문과 몇 군데..초소 정도...워낙 중대 병력이 적다 보니....
낮 근무는 2시간 정도(하계 기준..)로 하루 2번 정도 근무를 서야 합니다...
사실..초소 근무는 괴롭기도 하고...심심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보통은 고참과 쫄다구(??)를 1조로 초소 투입하면....
고참은 거의 잠자기 일쑤....쫄다구는 감시(??)..하다가 같이 졸기 일쑤...

4.
띠리리릭~~~띠리릴릭~~~
후문 초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중대 행정병이 전화를 받더니만....

"소대장님!!..후문에 교대 시간이 10분 지났다고..."
"뭐?? 교대조가 누구얏???"
근무 편성표를 보니...우리 소대의 김일병과..이병장...

문을 열고 우리 소대 내무반으로 들어 갔습니다....
"지금 시간 초소 근무자 누구얏???"
대충 눈으로 흝어 보니...
이병장은 안 보이고.... 김일병은..침상에 누워서 TV 보고 있고..
"너!!..지금 네 근무 시간 아냐???"
"예?...아~~예......"
" 이시키들이 빠~~져서리....얼렁 교대해 줘!!!"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다시 행정반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는데...
다시 후문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직 교대 인원이 안왔는데..빨리 좀 교대 시켜 주세요...."
엉???

다시 우리 소대 문을 열고 들어 가보니....
이병장은 어쩡쩡 하게 서 있었고.......
김일병은 여전히 침상에 누워서..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런....개같은 경우.....가..."
눈에 불꽃이 튀었습니다...

사실..우리 중대에서....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이 똥개 중위의 지시에...
무려 5살이나 어리고..짬밥으로도 한참 딸리고....
계급으로 따진다면..굳이....말하기도 창피할 차이의 병사가....
일직 사관의 명령을 깔아 뭉개고....태연하게...
근무 교대를 안하고 TV를 본답시고...누워 있다니.....
믿을 수 없는 상황이....눈 앞에 벌어졌습니다...

왜 괜히 똥개라 하겠습니까....
전후좌우...자초지총..이야기를 들어 볼 생각도 못한 똥개 중위...
그대로 뛰어가서....불쌍한(??) 김일병을...허거덕???....패대기 쳤다고나 할까요???

"저~~ 소대장님,,,,근무 일지를 제가 바꿨습니다..."
중대 행정병이 기껏(??) 애를(??) 반 죽여 놓으니..그때서야 말을 합니다...

"뭬야??? 누구 맘대로???"
"사실은 김일병이 오늘 생일이라서....김일병 근무를 오늘 빼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병장님은 다른 조와 편성을 다시 하고...."

그러니깐....
중대 행정병과 소대 내무반장이 합의(??)하에..자기들끼리 근무 편성을 바꿨다는 이야기..
그리고 김일병은 생일이라서 오늘 근무는 열외???

5.
느닷없이.....일요일 오후....
4중대 전원은 완전군장으로 중대 연병장에 섰습니다...

"근무 편성은 너희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중대장님과..소대장들이 하는 것이다.
특히 일요일 근무 편성은 당일 일직 사관에 의해서만 변경이 가능 한 것을....
너희들 마음대로 바꾼다는 것은....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로...
너희들은 이제부터..모두....주거따!!!!!"

그 시간 이후..후문 및 초소 근무자들은 말뚝!!!
외출, 외박자들은 천운!!!!
부대에 남아 있던 중대원들은.....?????.....곡소리.....

-..아니...저기 4중대는 왜 이리 시끄러워???..-
-..에고...또 똥개가 일직이지?...쟤는 일요일 일직 시키지 말라니께...-

멀리 대대 CP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
옆 중대에서 조차...불똥 튈까...연병장으로 아무도 지나가질 않았습니다..

기껏..생일날이라고..중대 고참들이...알아서(??) 챙겨 준답시고 원하지도 않았건만(???)
근무 열외 시킴으로서 중대 전체가 단체로 일요일 날 뺑뺑이, 오리걸음 등등을
당하게 만든 장본인인 김일병은....한쪽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마음이 찡~~하니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이런 사안을 그냥 무마시키고 넘어가기에는....
당시에는 너무나 고지식했고 어린 나이였습니다.

6.
저녁 식사 시간 후......
귀한 일요일을 뜻하지 않게 똥개에게 물어 뜯긴(???) 중대원들....
(쓰~~벌..쓰 벌~~) 하는 표정을 애써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중대 분위기 삭막하게....지내고 있었습니다....

모두들...뭐 씹은 얼굴로 침상에 누워 있다가.....
점호 시간이 되자....후다닥..점호 준비를 합니다....

똥개 중위 역시...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닐 터.....
대충(?)....점호를 끝내고...취침을 알렸습니다....

"중대 취침 소등..취침 후..30분 이내...이동 병력 없다...
불침번들은 소등 후 취침 보고 하도록!!! 이상!!!"

................................

"일직 하사.....김일병은...소대장실로 오라고 해... 지금 당장..복장은 안 갖춰도 돼!!!"

잠시 후..김일병은...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로 소대장실로 들어 섰습니다...
"다앙결~~일병 김OO 소대장님 부름을 받고...."
"됐어..그냥 앉아!!!"

그리고....미리 준비했던...캔맥주와...통닭..그리 사제(??) 김치..를 꺼냈습니다...
(맥주와 통닭, 김치는...BOQ에 있던 동기 넘에게 따로 부탁 했었습니다)

"임마!! 얼굴 풀어!!..오늘 너만 네 생일인 줄 알어??? 나도 내 생일이야...."
그 소리에 김일병이 고개를 쳐들고 쳐다 봅니다...

"그래~~ 나도 내 생일날...이렇게 일직을 서는데....일병인 네가 근무를 빠진다고???...
이게....빠져서리......"

그 소리에..피식...김일병이 고무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냅니다...
"미안하다...미리 알았다면...아니..미리 알려 주었더라면..근무 빼줬겠지...
하지만..너희들 마음대로 근무 편성을 하는 것은....절대 안되는 일이고..."

주저리 주저리.....미안함 때문에......많은 말들을 한 듯 합니다....
그날..자정이 넘도록..그 넘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준비했던 통닭을 다 먹고..
사제 김치를 손가락으로 찢어가면서...손가락에 묻은 양념을 빨아 먹었습니다.......

그 날..그렇게...전..스물 여섯번째의 생일을...그넘은...스물 한번째의 생일을...
우리 둘이 자축(??)하며 지냈었습니다.

그 넘...아니..그 친구는 나보다 훨씬 뒤에 제대를 해서..다니던 대학에 복학을 했고...
제가 사회 초년병 시절...술 사달라고 전화를 했고....
대학을 졸업하고....모 방송사 PD로 취업을 했었습니다........

그후..서로 사는 것이 바빠서 연락을 못했지만......
그렇게 못되게(??) 괴롭혔던 똥개 중위를 사회에서 다시 만나 주었던
몇몇의 전우 중의 한명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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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전 생일을 음력2월30일로 하는데 이게 참 환장합니다,,,, 전 생일밥을 결혼해서 첨 얻어먹어 봤습니다 그것도 장모랑 같은 날이네요,,,,, ㅠㅠ
  • 설날, 추석날, 생일날은 잘 해 주고
    빠졌다며 뺑뺑이 돌리던 생각이 납니다.

    어느 해인가 추석날
    중대장부터 모두 모여서 단체로 낮은 포복 하던 생각이 납니다.

    유명한 작전과장이 있었는데
    '하나회'출신이었죠.
    당시는 하나회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그랬습니다.

    다음 편은 언제나오나요?
  • 73년 1월1일 후반기교육중 동기넘이 한달고참 양말 안빨아놓았다고 동기선임병인 제가 대표로
    끌려가서 다섯명한데 집단다구리 당했습니다. 복부한가운데 빨간피멍이 맺히고 주변에는 멍이 시퍼렇게 꽃이 피었더군요.^^ 오기로 버티면서 그다구리 몸으로 모두 때웠습니다.ㅠㅠ
  • 풀민이님! 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저야 이제 제대한지 15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옛 생각이 절로 나네요.... 저는 90년도에 강원도 화천(북두칠성부대)에서 근무하였는데... 꼬인 군번이라 병장 2호봉때까지 소대 후임병(쫄따구?)이 4명밖에 없었습니다....ㅎㅎㅎ....
  • 풀민이님 글솜씨는 여전 하십니다.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군대에서 해주는 생일상이 제일 좋더군요
    쵸코파이 한박스로 만든 케익 그리고 성냥 몇개면 ~~마냥 행복했죠
  • 군대나,
    사회나 情이 그리운건 인지상정이 아닐런지요.
    즐거히 잘 읽었씨유...^^
  •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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