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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눈은 내렸지만.....

풀민이2008.03.04 13:51조회 수 690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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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아주 오래된 그 해....
까만 교복에 호꾸(??)를 풀러 놓고 다니던 그 때.......

까까머리는 아니었지만....(예나 제나...머리에 신경 쓰긴 매한가지...)
차마 모자는 눌러 쓰지는 못했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왕십리...어느 청소년 회관 앞에서....그 애를 만났습니다...
겨울 방학 중이었고...
마침..집회가 끝난 시각이라....
바로 헤어지기가 조금 아쉬웠던.....그니도..그랬던 모양입니다...

까만 교복의 남학생과..검정 스타킹의 치마를 입고
흰 칼라의 상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나란히 길을 걷기만 해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흘낏 흘낏 쳐다보던 때였으니.....
손 잡고 걷는다는 것은...생각하기도 어려웠었지요....

하지만..그런 면에서는 여학생이 더 용감(??) 했었던 것 같습니다...
슬그머니...제 교복 상의 주머니로 손을 들이밀며....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그렇게 신당동쪽으로 걸어 가고 있는데....
중앙시장 좀 못 미처 올 때....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펑펑!!!!

그니의 귓가와 내 귀에도 분명히 들리는,,음악 소리(????),.,,,
그것은 러브스토리에서 나오는 눈싸움(?) 주제곡??

함박눈이 왜 함박눈이었을까?...
그것은 같이 웃음이 함박만하게 나오기에 함박눈이 아니었을까??

소록소록 쌓이는 눈처럼...
그니와 나의 느낌도 그렇게 쌓여만 갔지요....

어느덧 ....신당동을 지나..지금의 동대문 운동장 부근에 도달했을 때....
온 천지는 눈속에 파 묻힌..적막.....

차량도 없고....거리에 사람들도 뜸하고....
그니의 머리 위에도..흰눈....
내 어깨 위에도 흰눈....
그렇게 깨끗하고 하얀 눈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

그때의 눈과..지금 내리는 눈....
뭐가 다를까요??
색도 바랜 듯 하고......뭔가 오염된 듯하고...기쁨도 없어지고...
온 천지가 눈 속에 파묻히는 것이 즐겁기보다는..교통 걱정이 앞서고....

과연..그 이유로만...달라져 보이는 것일까요???

아니..아니...
그것은 아마..제 마음의 때가...
그때와 같은 눈의 원래의 색깔을 보지 못하는 까닭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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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이누이트 족의 언어에 눈을 나타내는 단어가 2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요즘의 눈은 산성화되고 황사가 섞여 색이 희지 않아 지버분해 보이는 것일 겁니다.
  • 그건거 같습니다. 지금의 눈이 어찌 그때의 눈과 같겠습니까...그때의 그 순수한 맘을
    담은 눈을 더이상 볼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근디 전 추억을 생각하면 술퍼요. 쩝!
  • 그때 손잡던 여학생과 지금 같은 집에 사시는지요?
    후다닥 ============333333333333333333
  • 저도 비슷한,,,,,ㅠㅠ
  • 풀민이글쓴이
    2008.3.4 16: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인자요산님.....저의 휴대폰에 적힌 마눌님 명칭이..바로...'웬쑤'...입니다....
    같은 집에 사는 것은 커녕 존재 여부만 알아도(??)....당장 저녁 걱정해야 합니다만....
    (이 건으로.. 또 커피 울겨 먹으려는 분들 있지 않을려나 몰러!!)
  •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집전화 번호가........333............333333333333
  • 스노우 플로릭... 그 노래 제목입니다.ㅋㅋㅋ
    요즘 들판에 깨끗이 쌓인 눈을 보면 어릴적초가지불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 먹던 때가 생각납니다.
    눈을 그냥 먹는것도 당연한 놀이였구요...
    물론 저 어일적이라 해도 서울에선 안그랬고...외가나 큰집에 갔을때...
    지금도 제 외가에 가면 그짓 합니다. ㅋㅋㅋ
  • 님의 글을 읽고 30년 전의 풋풋한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직접 뵌적은 없지만 순수한 심정을 가지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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