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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타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靑竹2008.03.14 21:27조회 수 1780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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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이 밤고구마 잎이랍니다. 아래는 호박고구마인데 커가는 두 고구마의 줄기가 자라는 양상이 사뭇 다르죠? 호박고구마는 두 줄기가 자라면서 길게도 자라더니 결국 천정이 낮다며 옆으로 길이 없나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반면에 밤고구마는 여나므 개의 싹이 돋더니 저렇게 무성하게 자라고 있네요. 호박고구마가 한 달 정도 빠르게 싹을 틔웠답니다.



보름 전쯤에
중랑천변 둑방으로 나 있는 계단 앞에서 같이 자주 라이딩을 하는
동갑내기가 아닌 성격이 좀 괄괄하신 동갑내기를 만났습니다.
둘이 만나 반갑게 인사한 건 좋은데 눈앞에 펼쳐진 계단을
당연히 끌고 내려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괄괄한 동갑내기가 갑자기 타고 내려가는 겁니다.

"얼씨구리? 원래 계단을 타셨던가?"

"아녀...나도 츰(처음)내려오는 건디..생각보다 괜찮네?"

십 년 경력의 날라리 고수(경력으로만 고수이기 때문에 ㅡ,.ㅡ)인
청죽은 계단은 절대로 타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박혀 있던 터라,

"젠장~ 세월 좋아졌다. 예전엔 고수 앞에서 하수가 이렇게 설치면
뼈도 못 추렸는디.."

"아 세상이 바뀐 걸 아니께 내가 타잖여.ㅋㅋㅋㅋㅋ"
"근디  쩨끔(조금) 미안하긴 하구만..?"


하수의 만행에 분통이 터진 그 일이 있은 다음날,
저도 고정관념을 깨고 계단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계단을 타는 게 재미 있네요.ㅡ.ㅡ


다른 갑장님 한 분은 제게 늘 이렇게 충고합니다.

"청죽님은 기술이나 조정력은 뛰어나신데
너무 몸을 사리시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조금만 불안하게 보이면 무조건 잔차에서 내리는 습성이 있는데
사실, 잔차를 타고 쏘다니면서 새깽이들에게 눈치가 좀 보이는지라
무리하게 타다가 다쳐서 병원에 눕기라도 한다면
'아이들 보기가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에 늘 소심하게 라이딩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일종의 '필요새가슴'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런데, 괄괄한 갑장님 덕에 오기가 생겨
계단을 타고 나서 평소 싱글코스를 타면서  
어렵게 생각했던 코스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정복했습니다.

예전엔 싱글코스에 있는 보통의 나무계단은 탔지만
양쪽으로 철근이 삐죽삐죽  솟은 나무계단은
무서워서 못 탔는데 지금은 못 본 척하고 그냥 탑니다.
마흔 살에 잔차를 타기 시작해서 햇수로 이제 십 년,
산으로 가기 시작한 건  이제 4년차인데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저런 곳은 결국 못 타보겠지'

하고 포기하다시피 했던 곳들을 이제 잘 탑니다.
나이가 더 들수록 더 어려운 코스들을 차츰 공략해 나가는 게
저로선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자주 접하다 보니 그런 환경이 눈에 먼저 익고
그러다 보니 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급기야 엊그제는 의정부에서 그 유명한 '떡바위' 위에서
'어디로 공략하면 내려갈 수 있을까' 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타 보지는 못하고 그냥 왔습니다.

앞뒷바퀴가 다 미끄러지는 급경사인데다가
돌을 파서 계단까지 만들어 놓은 곳이다 보니 겁이 나더군요.
이제 두 번째 눈으로 보았는데 자꾸 가서 눈에 익히다 보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습니다.

참을 忍(인) 자가 필요한 격동기 같습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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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고래 딸? ㅠㅠ (by 靑竹) 계단과 자전거 (by 탑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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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 헉,,청죽님 글올리신 시차로 보에 아랫 글에 대한 반박은 아닌듯 하여
    안심이 됩니다만

    이런~~ 고수와 하수의 입장차가 이렇게 다르군요 ㅎㅎㅎ
  • 청죽님 그렇게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시는데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저도 내일 한번 과업에 한번 힘좀써봐야 겠네요.
    몸성히 라이딩 원합니다.
  • 대단하십니다~~~~ 드리미러 브라더스 홧팅!!!!
  • 행동으로 옮기시기전의 설레임을 느끼시는거 같습니다 ㅋㅋㅋ
  • 계단을 타고 싶긴한데...만약 다친다면.....
    저는 '대박'...이기때문에....탈 수가 없다는.....(상처가 잘 맛질 않는다네요...흑!!!)
  • 자전거로 계단타면 홍콩할매귀신이 잡아간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 젊은이들이나 타라고 하고
    그냥 사진이나 찍습니다. ㅜ,.ㅜ
  • 계단은 타는것보다 뛰는게... 더 잼있습니다. >.<

    의정부 떡바위가 천보산 원바위 고개 가는 길 초반부에 있는데 인가요?
    한번 가봤는데. 훌륭하더군요. ㅎㅎ
  • 靑竹글쓴이
    2008.3.14 23:03 댓글추천 0비추천 0
    네..뻘건달님!
    소림사란 절 왼쪽으로 올라가면 커다란 철탑이 나오는데 바로 그 아래에 있습니다.
    떡바위를 지나 능선을 죽 따라가면 축석고개를 지나서 원바위까지 가게 되죠.
    우리 같은 실력 없는 xc 라이더들에게나 어렵지 다운 쪽으로 top class이신
    뻘건달님을 포함한 대전의 일당(ㅋㅋㅋ)님들에게야 그리 어렵지 않겠죠.ㅋㅋㅋ
  • 살살 타세유~ ^^*

    저희도 탈까 말까 애매한 곳은 절대 섣부르게 타지 않고....






    남의 등을 떠밀어 봅니다. ㅡ_);
  • 계단 저도 가끔은 탑니다. 하드테일 오래 쓰려고 왠만하면 그옆길로 내려오죠 그런데 그 옆길이 더 어렵더군요. 길게 오래타려고 계단 잘 안탑니다. 탈려면 타지만 무리하게 내려오지는 않습니다.
    특히 등산객들과 구경꾼이 있으면 더욱이 안탑니다. 그들에게 공짜로 구경시켜주기도 싫고, 보여주기도 싫고 안전한게 제일이거든요 ㅎㅎ
  • 계단 알고보면 재밌으는곳이죠 ㅎㅎ 남산 식물원쪽 다운힐도 도전해보세요 재밌답니다 ^^
  • 아차..처음엔 속도좀 줄여서 무리하시지말구요., 계단에서 자칫넘어졌다간 병원통원치료하신분도 여럿봤는데..ㅎㅎ^^ 조심히 재밌게 타면되는거죠~~
  • ㅋㅋㅋ~~~ 청죽님 담에 떡바위 함께 가시죠.
    전 사진 찍고 청죽님은 타고....

    저요?
    전 떡바위타는 순간 MTB접습니다.^^;
  • 靑竹글쓴이
    2008.3.15 02:12 댓글추천 0비추천 0
    (으흑흑..성재아범님도 토마토님처럼 마루타를 구하시는구나)

    ㅋㅋㅋ 그런데 무지막지한 싸부께서
    거길 삼천리 생활차로 내려갔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 청죽님..................내년이면 다운힐을 하실듯 ㅎ
    청죽님 보통 계단은 높낮이가 일정하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볼수 있지만
    통나무로 된 계단은 잘못하면 앞바퀴가 잠겨서 전복 될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 음...제가 알기론 계단은 프레임 수명단축에 일등공신으로 알고있습니다.

    가끔씩 한번 주는 충격은 별거아닌데 계단처럼...딱 딱 주기적이고 일정한 규칙성

    충격은 프레임에 아주 쥐약이라더군요.

    프레임 오래타시려면 계단 타는것 좋지않을듯합니다.

    뭐 막타다 버릴거면 상관없겠지만요.

    암튼 계단 많이 티시는 분들은 꼭 해드튜브쪽 주기적 점검하고 타심이 ...
  • 장터에서 딴힐차 보고 계실듯 합니다....ㅎㅎㅎ
  • 딴힐의 지름신을 곧 영접 하실듯 합니다.
  • 프리차 한대 장만하시면 상당수의 고민이 사라질 듯 싶습니다. ㅎㅎ
    어서 지르세요~
  • 靑竹글쓴이
    2008.3.16 00: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이고...참을 忍(인)자가 필요한 격동기랬더니 다들 불을 싸지르시네..엉엉)
  • 청죽님의 피속에는 내리막 질주 본능이 숨어 있나 봅니다 ㅎㅎㅎㅎㅎㅎ
  • 날씨 좋은 어제에 떡바위 위에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어제따라 경사도 완만하게 보이고 나름 내려갈수 있는 길도 보이더군요.

    한참을 망설이다 갑자기 처자식 생각에 초심을 유지하기로했습니다. ^^;
  • 靑竹글쓴이
    2008.3.16 16:05 댓글추천 0비추천 0
    성재아범님은 핑계가 소박하십니다.

    저는 주제에 가당치도 않은 핑계를 끌어다 씁니다.

    '내가 없는 조국의 앞날은...'

    =3=33=33=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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