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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들어온 아들, 아빠의 복수

ralfu712008.04.05 11:31조회 수 1553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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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동네에 아는 형님과형수님 하고 좋은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저희 아들이 얼마전 하교길에 싸움을 했다는 소릴 듣게
됍습니다.



형수님 말로는 둘이 치고 받고 길바닥에서 뒹굴기 까지 해서

형수님 아들이 뜯어 말렸다고 하더군요

저희 부부는 전혀 모랐던 일이었죠. 저희가 모르고 지나칠 정도

였으니 크게 외상이 있다거나 한건 아닌가 봅니다.



걱정이 좀 되었지만, 한편으론 마냥 어리게만 봤던 아들놈이

남자라고 싸움도 하고 다닌다니, 아빠 입장에서 좀 대견(?)한

생각도 없지 않더군요



"뭐 싸우면서 크는 거죠" 하면서 전 웃어 넘겼습니다.

그런데 문득 누구하고 싸웠는지는 알아야 할것 같아서 형수님

한테 물어 봤습니다.

"저기 슈퍼집 아들"



슈퍼집아들... 슈퍼집, 슈퍼집

전 순간 술이 확 깨더군요

슈퍼집 아들이라면 우리 아들과 같은 학년이지만 아들보다

머리 두개는 차이나는 흔히 말하는 "학교짱" 입니다.

그렇다면 말만 싸움이지 뭐 안봐도 일방적인 싸움이 뻔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더 물어보니 하교길에 슈퍼집 아들이 놀려서 아들이
먼저 주먹을 날렸답니다.



선빵이라, 싸움엔 선빵이 중요하지만 이녀석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상대를 봐가면서 선빵을 날려야지...



그리고 하루 이틀이 지나서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한번 물어 봤더니

아무렇지도 않은듯 순순히 얘기를 해주더군요

"너가 먼저 때렸다며? 왜 그랬냐?"

"자꾸 장난을 쳐서 난 장난치기 싫은데, 아빠가 누가 자꾸 괴롭히면
눈 딱 감고 한대 치라며, 그럼 다음부터 안 괴롭힌다고"



언젠가 그런말을 아들한테 한 기억이 어렴풋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젠 안 괴롭히냐?"
"서로 화해했어, 그런데 아직 말을 잘 안해, 하기도 싫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나름 어려운 일이었고 고민도 있었을

텐데 스스로 알아서 잘 해결했다니, 이젠 다 키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많이 맞았냐?" 전 웃으면서 넌지시 물었죠
아들녀석 창밖을 한번 쳐다보더니 나즈막한 목소리로
"애들이 빨리 말려서 그렇게 심하게는..."
하며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는 6대 독자 아들의 앙상한
어깨를 보며 전 결심했습니다. 복수를 해야 겠다고


저녁상 앞에서 전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맞고 들어왔답니다."
"너도 맞고 댕기더니 야도 맞고 댕기나? 괜찮다 그러면서 크는거지"
아버지는 흘려 들으시더군요



"슈퍼집 아들한테요"
순간 아버지도 인상이 굳으시더군요, 아버지도 그녀석 명성은 익히
아는바.



"아버지 가만 있으면 안되겠죠?"
"....."



"저 그집에서 담배 안살 겁니다."
아버지도 얼굴이 붉어 지시면서
"나도 그집에서 막걸리 안살란다"
우리 두 부자는 굳은 복수를 다짐 했습니다.



아들도 한마디 거들더군요
"난 원래 그 슈퍼 안갔어요"

이로써 우리 세부자 복수에 합의 했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더 아내가 한마디 하더군요
"그게 다야?"


"."


".."


"..."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 세부자가 할수 있는 최선 입니다.



한가지 걱정은 있네요 우리 세부자의 이런 복수를 슈퍼집에서 알아줘야

되는데...

웃겨서 다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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