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밤새 부기가 많이 빠졌습니다.정형외과에 가서 목과 척추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비몽사몽 집으로 오긴 했는데 현장을 가서 보니 철사는 아니고 굵은 나일론 노끈을 팽팽하게 철기둥에 붙들어맨 것이더군요. 광대뼈 부근에 먼저 걸렸기 망정이지 눈에 먼저 걸렸으면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더구나 밤이라 고글도 안 쓰고 나간 바람에... 여러분도 이런 경우에 대비해 항상 조심하셔요.
샵에 갔더니 얼굴이 왜 그러냐며
젊은 사부가 깜짝 놀라더군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서
한참 앉아 있다가 나오면서
사부를 보면서 말을 건넸지요.
"거참...인물도 쭈글쭈글한데
다치기까지 해 놓으니 가관이구만"
"그러게 말입니다"
"(헉)..아니..내가 그런다고 사부까지.."
저의 원망 소리에
잠시 물끄러미 날 바라보더니
이내 사태를 눈치챈 듯
"ㅋㅋㅋ 아이고 청죽님! 죄송합니다.
제가 요거 수리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미처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가 됐어야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었는데
옆에서 보던 사모께 확인 사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호호호 청죽님!
장사하는 사람들이 때로 속마음을 숨기고 그래야 하는데
저희는 너무 솔직한 게 단점이예요.
그게 잘 안 고쳐지네요.호호호"
모르고 겨울바지를 입고 나와 떠죽는 판에
하마터면 열이 너무 올라 옷에 불이 붙을 뻔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