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런 결혼식..

탑돌이2008.04.20 21:42조회 수 1266댓글 15

    • 글자 크기


어제 중학교 교등학교 동창 친구가 결혼 하였습니다
정확히는 재혼이지요

첨에 연락을 받고 좀 뻘쭘 했습니다
초혼에 실패하고 좋은 여자 만났으면 조용히 살면되지 혼례는 무슨 혼례냐고....
그것도 나이 오십에...

그러나 저는 결혼식을 지켜 보면서 흐뭇한 미소 속에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

참 성실한 친구였습니다

첫 사랑과 결혼하여 아들 둘 낳고 행복하게 살다
그녀석들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내가 암에 걸려 이태동안 고생하다 운명하였지요

친구는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에 방황하는 사춘기 자식들을
정성으로 돌봐 주었습니다
두녀석과 아침밥을 먹다 학교에 간다고 나서면 차로 태워다 주고 돌아와
녀석들이 국물에 말아 놓은 찬 밥을 거두어 먹고.....

엄마의 공백을 채워주려 무진 애를 썻지요

아이들도 아빠의 헌신에 감동했는지
방황을 멈추고 큰놈은 명문대학생이 되었고
둘째는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산골이지만 지역에서는 명문 유지 소리를 듣는 집이었죠
키도 크고 얼굴도 예뻐서 일찌기 김제평야 지주의 장남에게 시집을 갔죠
그런데...
애기가 생기지 않더랍니다
이윽고 시부모의 강요에 남편이 씨받이를 들이게 되고
거기서 아들을 보게되자
그 여자는 소박을 맞았답니다
그것도 마흔을 넘은 나이에

++++++++++++++++++++++++

신랑과 신부는 초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

결혼식장에서
두 자식들이 축가를 불렀습니다
휴학하고 해병대에 입대하여 상병이 된 큰놈이 기타를 치고
동생과 함께 "사랑의 헌시"를....

친구가 두 자식들을 바라보더군요.
온갖 회한을 삼키면서.......

신부는 참으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남편을 격려하더군요

8순 백발 꼬부랑할머니 장모님은 하염없는 눈물만 흘리시더군요

+++++++++++++++++++++++++++

어제 밤 늦게 상경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친구 부부가 부디 행복하게 백년해로, 아니 "반백년 해로" 하기를 빌면서...........


    • 글자 크기
에쿠스 vs 괴리피셔 (by 풀민이) 아나~~~ 열받.... (by lastjinha)

댓글 달기

댓글 15
  • 친구분부부...... 행복하게 아주 잘 살겁니다^^
  • 예전에..tv에 드라마 시티....혹은 베스트극장이라는 단편 드라마 코너가 있었습니다..
    주로..드라마적인 요소가 많고..코믹스런 소재로서의 작품들이 많이 방영되어....
    다른 프로들은 보지 않아도...그 프로는 자주 보았었지요....
    어떤 때는 대본을 구해....그 대본을 읽고 영상물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요...

    위의 글은 비록 간결하고 짤막하지만...
    비록 그 소재가 예전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흔한(??) 소재인 것 같지만....
    실제..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흐믓하고..코끝이 찡한 감동이 있네요....

    그들 부부....살면서 또다른 갈등과...힘든 시기가 오겠지만....
    아마..한번씩의 아픈 상처가 있었기에...슬기롭게 넘길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mskd21님이 보내는 진한 친구의 우정도 느끼시리라 생각됩니다.
  • 이러한 사연의 글을 올리시는
    mskd21님의 친구분을 위한 마음이 읽을 수가 있군요.
    우짠지 주말과 오늘 잘 안보이시더라니...워딜 가셨나 했습니다....^^
  • 마음이(뭐 영화를 봐서 그런가...^^::) ------>마음을 오타수정 드리옵니다..^^ㅎ
  • 탑돌이글쓴이
    2008.4.20 22:5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전 쭈꾸미,,아니 수카이님 두고 왈바 못떠나유
    ==33===33333333333
  • 잔잔한 감동의 쓰나미가.........^^
  • 재혼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아마 두 분의 결혼생활이 행복할 거란 암시를 받았습니다.
  • 행복한 한편의 인생극장 으로 보이네요 ~ 드라마 보는내용 같네요
  • 가슴이 찡해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친구분 부부와 두 아들에게 하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 글로는 표현 못하는 진한 감동이 밀려오네요. 친구분 부부는잘 사실 겁니다. 님과 같은 아름다운 심성을 지닌 친구가 축복해 주는 한은...
  • 꼭 행복하셔야 할듯 합니다..
  • 월간지 '좋은 소식'에서 이런 비슷한 소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가 먼저 죽었는데 재혼한 사람이 결혼에 실패한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글이었습니다.
    그의 자녀분이 올린 글이더군요.
  • 재혼 하는 쌍으로서 아주 좋은 케이스 이고 결혼 이벤트 업체에서 추천하는 좋은 케이스입니다
    보나마나 딱 행복하실겁니다
  • 행복하시길 빕니다. ...
  •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 지네요.
    특히 젊은나이에 암으로 ...
    에~잉 난는 왜이리 눈물이 많은지몰러~ 잉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3058
177736 에쿠스 vs 괴리피셔17 풀민이 2008.04.20 1702
이런 결혼식..15 탑돌이 2008.04.20 1266
177734 아나~~~ 열받....5 lastjinha 2008.04.20 989
177733 요즘도 서강대교 및에 오장터 하나요?2 crazywater 2008.04.20 1175
177732 미쳐간다는것7 STOM(스탐) 2008.04.20 1049
177731 오늘밤 우울하신분들 2...14 으라차!!! 2008.04.19 1089
177730 이젠 쥐가 태클을 거네 ㅡ,.ㅡ;;;;12 ........ 2008.04.19 1271
177729 몸에좋고 맛도 좋은 뱀-_-?10 ほたる™ 2008.04.19 1236
177728 살아만 와다오 핸드폰아!3 kdsnj5222 2008.04.19 638
177727 오늘 병원 산행(등반대회?)4 십자수 2008.04.19 806
177726 이런생각을 해봅니다7 kyh1595 2008.04.19 704
177725 늘상있는일~~어제밤 병원에서... 7 gorae0301 2008.04.19 694
177724 함부로 퍼온 글--너무나 사랑해서--2 십자수 2008.04.19 733
177723 죄송하고 고맙습니다.11 하늘기둥 2008.04.19 847
177722 대전 동물원 놀러오세요18 토마토 2008.04.19 1059
177721 학교에 설치되는 인조 잔듸...7 Bluebird 2008.04.18 995
177720 즐거움(?)을 주는 뉴스~~~8 뻘건달 2008.04.18 994
177719 걱정되는 키큐라님... 어쩌나...ㅎㅎ8 십자수 2008.04.18 893
177718 우리는 결코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11 십자수 2008.04.18 1636
177717 언넘이 이상한 글을 크릭 금지2 산아지랑이 2008.04.18 88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