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가까운 백봉에 갔다가
관솔을 하나 주워 왔습니다.
※ 관솔 : 송진이 엉긴 소나무의 가지나 옹이.
칼로 좀 깍아 내고, 투명 라카를 칠해서 멋을 좀 내고보니
그냥 놔두기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난을 붙여 봤습니다.
몇 개의 뿌리는 순간접착제를 조금 발라서 붙이고
나머지는 실로 붙들어 매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 새 뿌리가 나오고
그 뿌리가 나무의 만만한(?)부분에 붙어 주었습니다.
다른 난도 아래에 하나 붙였는데
이 놈은 발육이 좀 좋지 않습니다.
올 봄에는 꽃을 두 번이나 피우네요.
전에 환경스페셜에서 보니
생명이 경각에 달렸거나,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사는 소나무에서
솔방울이 많이 달린다고 하는데
설마 그런 것은 아니길 바랍니다.
처음에 핀 꽃은 상태가 좋지 않아 금방 져 버렸는데
이번에 핀 것은 오래가고 있습니다.
요즘 자전거를 거의 못 타니
모든 것에서 의욕이 떨어져서
꽃에도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꽃에게 미안한 마음에 사진도 찍고,
향기도 맡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난 특유의 기품은 없지만
그래도 은은한 향기는 맡을 만 합니다.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꽃을 피워주는 난이 참 기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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