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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몇가지

목수2008.06.02 21:13조회 수 229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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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아들놈(중3)과 촛불집회에 다녀 왔습니다

진작부터 가고 싶었지만, 아들놈도 가자고 했지만
2주전에 어머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못가고 있다가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 계시긴 하지만
더 미루고 못가는 것도 또다른 의미의 도리가 아닌것 같아
가족들의 동의하에 출발 하였습니다

일이 늦게 끝나서 일산에서 밤 8시 30분경 출발해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나머지 상황들이야
뉴스,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 다들 아시는
분통 터지는 상황들이고...

풍경 하나

9시30분경 종로3가역 환승통로

아들놈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데
웬 정복경찰이 경례를 합니다
"실례합니다 종로3가 지구대 ***경사입니다
지역예찰 근무중입니다 신분증좀 부탁합니다"
신분증을 꺼내려다 말고
"왜 검문을 하시는거죠? 제가 어떤 혐의가 있는 겁니까?"
좀 버벅 거리며
"아뇨 그게 예찰활동중이라서... 협조 부탁드립니다"
"정확하게 말씀해 주시죠. 제가 어떤 혐의를 가지고 있는 건가요?"
또다시 버벅거리며
"그게 단순 예찰활동중이라서... 협조해 주시기 불편하시면 ..."
"협조 안해드려도 된다는거죠?
"예"
"협조 안해드리겠습니다"
"예 죄송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들놈
"아빠 저아저씨 왜저래?"


풍경 둘

새벽 1시30분경 경복궁 경내

동십자각쪽에서 물대포와 맞서던 시위대의 일부가 경복궁경내로 담장을 넘어 들어갔습니다
시위대중 일부가 청와대로 가는 길을 찾다가
자선당 쪽 중문앞에 시위대중 2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거 몇사람이 밀면 열리겠네 밀어 버립시다"
"그래도 문화재인데 훼손하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그 와중에 경복궁 직원과 의경 몇명이 달려 왔습니다
"야 의경들은 다치니까 저쪽으로 가고
아저씨 우리가 밀면 부숴지니까 밀린 척하고 열어주시죠"
"곤란합니다 여러분들 이해는 하지만 여기는 문화재인 고궁 경내이고
문화재를 훼손하면..."
시위대중 한명
"여러분 우리가 문화재까지 훼손하자는 건 아니니까 돌아들갑시다"

자선당쪽으로 해서 후문으로 나가면 청와대 정문앞 입니다

풍경 셋

새벽 3시경 돌아오는 택시안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길도 많이 막히고 참 고생 많으십니다"
"허허, 그래도 잘 빠져다니며 벌어먹고 삽니다"
"빨리 끝나야 할텐데..."
"빨리 끝나겠습니까 국민들이 대통령 잘못뽑은 죄값을 앞으로 5년동안 톡톡히 치뤄야 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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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참으로.....좋은 아빠...착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

    울집 풍경
    하나...
    " 우리도 아빠하고...저기..(촛불 집회)..가자...(울집은 청계광장까지...30분 거리 입니다)"
    "에이...싫어요...귀찮게...."
    "귀찮은게 문제가 아니고....지금 상황은 너도 이해 할 수 있잖어..."
    묵묵 부답....(한참 게임에 몰입해 있음....)

    둘...
    "앞으로...5년간은...이런 꼴...당하면서 살아야겠구나..." (혼자 넋두리..)
    "글게....누가 그 사람 뽑으래요??"
    "얌마!! 내가 뽑았냐?...다른 사람들이 뽑아 줬지..."
    "그럼...그 사람들도 지금 후회할까??...그럼 샘통(??)이구..."
    (지금 남의 나라 이야기 하는건가??? 에고..속 터져!!)

    셋...
    "친구들이 촛불집회 가자고 안하든???"
    "네~~~ 우리 학교 애들은 관심없어요...."
    약간 안심(??)하면서....
    "그래도...다른 애들 보면....적극적인 자기 의사들을 보이는데..."
    "에이~~ 걔들...학원 땡땡이 치는거예요....."
    "그래도..아빠 입장에서는....그렇게라도 한다면...야단 안칠건데...."
    "언젠..학원 늦으면...쥑인다메???"

    결국....내 아이...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저였군요...흑!!!
  • 목수님 글 읽다가 가슴을 쓸어 내리며...
    풀민님 글 읽고 푸~흑 하고 웃습니다.
    기회되면 왈 카페에서 함 뭉치면 좋을듯 합니다.
    조만간 함께 타요에 공지가 올라 오겠네요...
  • 네!!
    풀민님 자식 교육 제대로 다시 하셔야겠습니다.ㅎㅎ
  • 풍경셋에서 기사 아저씨의 한마디가~~~~~~~~ 깊이 와 닿네요
  • 박종철의 죽음을 추모하면 87년 6.10 이 시작 되었습니다.
    6.10 항쟁 중에 이한열이 죽었지요.
    누가 죽어야 정신을 차리려나................
  •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습니다..
    더 이상 가슴아픈 일이 없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쇠를 가진자는 국민의 뜻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는게 문제겠죠..
  • "빨리 끝나겠습니까 국민들이 대통령 잘못뽑은 죄값을 앞으로 5년동안 톡톡히 치뤄야 할 겁니다"
    팍 꽂힙니다.
  • 탄핵 못하면 5년간 정말 고생길입니다.
    근데 대통령을 국민이 소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탄핵권자들은 하나 할 것 없이 쓰레기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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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93 힝.. 역시 로드용 타이어로 바꿔 갈걸. ........ 2000.08.15 242
188092 힛트작입니다.... vkmbjs 2005.09.03 326
188091 힙합이나 댄스곡 잘 아시는분 아래 방금 스타킹에 나온 노래 제목이?1 dynan 2007.01.27 895
188090 힙쌕을 사용해 볼려고 합니다23 gcmemory 2006.05.27 1384
188089 힘찬 출발 되시리라 믿습니다. zzart 2002.10.16 241
188088 힘찬 응원을..... kwakids 2004.07.28 308
188087 힘찬 업힐( up-hill)을 !! bullskan 2005.04.02 265
188086 힘줄 늘어나 고생 해 보신분들~ trek4u 2004.07.28 642
188085 힘좀 써주세요... ........ 2001.01.26 260
188084 힘이 많이 드는 나사를 풀 때는 *^^* Kona 2004.10.29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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