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게시판에서의 토론, 논쟁에 대해 한 말씀 드립니다.

natureis2008.06.18 18:41조회 수 1274댓글 8

    • 글자 크기


먼저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깜장고무신님의 쾌유를 빌면서 왈바 회원분들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왈바 방문도 한동안 뜸했습니다. 그러다가 요즘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시끄러운 일들이 많아서 글들을 읽어보는데 정치란게 워낙에 명확하고 쉬운 것이 아니어서 저로서도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입니다.

왈바에서 전에도 정치얘기로 시끄러웠던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이번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새 정부의 정책들 때문에 IMF 이후로 다시 총체적인 국가적 난국이 다가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분들이 많고 또한 얼마만에 되찾은 보수정권인데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수는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파 분들의 반발로 인해 게시판이 시끄러워지는 듯 합니다.

왈바에서 정치 얘기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시고 어차피 자유게시판이니 중요한 관심사항에 대한 논쟁은 하려면 더욱 가열차게 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그동안 정치에 관련한 논쟁에 있어서는 한번도 참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리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게시판에서 논쟁이 진행되는 상황이 그리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고 또한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 같기에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논쟁이란게 원래 지켜보는 사람도 머리가 지끈지끈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논쟁의 내용이 알차면 논쟁에 참여한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도 뭔가 배우는 것이 있어서 유익할 수 있지요.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자꾸 그렇지 못한 쪽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습니다.

첫째,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글을 써야 합니다. 책임질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 글과 관련해서 상당히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관련 근거를 수집하고 그 글의 논리가 과연 타당한가 검토와 재검토를 거친 후에 글이 공개된 게시판에 올리기에 합당하다고 판단된 후에 글을 게시해야 합니다. 자신이 쓴 글에 책임을 진다는 것은 또한 그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비판이나 반박을 감수하고 그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는 의무를 지킨다는 것입니다.

둘째, 퍼온 글을 올리는 사람도 그 퍼온 글에 대한 책임에서 면제되지 않습니다. 글을 퍼오는 사람은 과연 그 퍼온 글이 올바른 근거에 근거한 것인가, 올바른 논리에 바탕한 것인가 검토하고 글을 게시한 후에도 그 글에 대한 사후책임을 질 의무가 있습니다.

셋째, 구체적인 반박과 재반박의 댓글 또한 명확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근거와 논리가 왜 잘못되었는지 추궁하는 방식으로 쓰여져야 합니다. 단순히 감정적인 비난은 토론, 논쟁의 바람직한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단순한 찬성, 반대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그러나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상대방의 논리와 근거의 헛점을 논리와 근거로써 추궁할 수 있는 열의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토론, 논쟁의 의미있는 진행에 큰 기여를 하기는 힘듭니다.

넷째, 토론, 논쟁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도발해 온다고 해서 덩달아 흥분하면 흥분하는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흥분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전략, 전술을 파악할 여유를 잃어버리고 상대방의 의도에 놀아나기가 쉽지요. 또한 자신의 전략, 전술을 차분하게 생각하고 실행할 여유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강한 논리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논리력이 자기자신과 상대방의 절제된 감정과 함께 가장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토론, 논쟁을 감정의 아귀다툼에서 벗어나 근거와 논리의 싸움이 되도록 유도합니다.

서로 흥분하기 쉬운 정치문제이지만 앞으로는 왈바게시판에서의 토론, 논쟁은 지켜보는 사람들도 뭔가 배우고 얻을 수 있는 유익한 토론, 논쟁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올립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8
  • 깔끔하네요. ^^
  • 정말로 깔끔하고 정연하신 문체를 오랫만에 접하게 됩니다.
    늘...건강 하시길 빕니다...^^
  • 논리와 근거... 중요한겁니다.
    줄여서 논거라고도 하지요.

    정곡을 찌르시는군요.
  • 제가 왈바에 첨와서 성지순례라 하던가요?
    sev게시판의 댓글을 읽고나니, 밤을 꼬박 새던 기억이 있네요

    그 sev게시판에서 활약하시던 natureis님이 드뎌 컴백하셨네요.
    불의에 홀로 싸우시는 모습.
    또, 그렇게도 논리 정연하게 논거를 제시 하시고.
    그때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이처럼 멋드러지게 글을 쓰시는 분이 있어서 참 부럽습니다.
    글은 그사람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하던데

    아.. 독서좀 해야겠습니다.
    요즘 촘스키형님의 책을 읽고 있는데 왜케 잠이 먼저 오는지 ㅜㅡ

    natureis님
    정말 반갑습니다.
  • 좋은 지적입니다. 앞으로 글 한 편 올리기 앞서서 다시 한 번 준엄한 자기 검열을 해야 하리라 다짐합니다. 아마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글 안 올릴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 와~~ 나우츄어레이스님 팬입니다. 오랜만에 뵙니다. SEV 만세 ㅎㅎㅎ
  • 좋은 글입니다. 시의적절하고..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 네이쳐이즈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님의 글 자주 보고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89
110579 홀릭님 !!! ........ 2000.12.26 164
110578 앗!! 퇴근 30분 남았따 distagon 2003.07.03 252
110577 답글을 달려다가... valtop 2005.08.09 191
110576 얼~~~자전거 투어용 버전 사진..... ........ 2000.12.28 573
110575 ㅎㅎㅎ 보라매공원에 X-GAME장 생긴다는데... posoj 2003.07.05 360
110574 분합니다. 솔개바람 2005.08.11 171
110573 우리나라는 없는 잔차가 넘 많당..ㅠ.ㅠ ........ 2000.12.30 163
110572 고수님들께서 방범 순찰을 하여주신다면... 이모님 2003.07.09 279
110571 어느초등학생에 시험답안지... 솔개바람 2005.08.13 306
110570 온바님 숙제 ㅎㅎㅎ ........ 2001.01.02 186
110569 자전거 스턴트맨의 실수(뒷북) ilman 2003.07.12 727
110568 어제 댓글단 순서대로. 야문MTB스토어 2005.08.16 727
110567 온바이크 집 약도 설명입니다. ........ 2001.01.05 192
110566 잠수함좀... treky 2003.07.16 204
110565 전국일주 중입니다. 썬샤인 2005.08.19 247
110564 술번개 금요 call ........ 2001.01.09 196
110563 보노님 차쥬? (냉무) Vision-3 2003.07.19 140
110562 sang101 이분 진짜 욕잘하시네여 ㅡㅡ;; 고민중 2005.08.21 1417
110561 양평 대명콘도...??? ........ 2001.01.12 144
110560 저주받은 예비군7년차... ㅜ.ㅜ 피카츄 2003.07.22 591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