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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가게가 사라졌군요

탑돌이2008.06.25 23:01조회 수 1703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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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강변에 나가보니 강변에 늘어서 있던
구멍가게들이 없어졌더군요
영화 괴물에서 송강호가 운영하던 그런 가게들이...

오징어
쥐포
아이스크림
이온음료

맥주

풍선...
이런 것들을 팔았지요

갈증난 라이더가 목을 축이고
연애하는 연인들이 빼빼로를 먹으며 가위바위보
꼬마들이 아이스크림을 빨며 연을 날리던...

모든 이에게 친구와 같이 가깝게 다가서던
그런 장소였는데...

손님이 건네주는 천원짜리를 동냥 받느냥 겸손하게 받아 챙기시던 할머니
엄마를 도와 물건을 팔던 소녀
돈벌이보다 담배로 태워 날리는 돈이 더 많을 거 같던 아저씨

지금은 어디서 밥벌이를 하실까
보상은 충분히 받았을까.........

한번도 말 붙여보지 않았던 사람들이건만
그저 오다가다 눈인사만 나누었던 사람들이건만
다시 만나도 별로 할말이 없을 것 같지만
갑자기 그리워 집니다

그분들이 떠난 빈 자리에는
오토바이 아저씨가 뿌려둔 메뉴판만 나뒹굽니다
차마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영혼처럼

저 먼곳에는
신식으로 지어진 2층 상가가 있군요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유리옷으로 치장하고
천박한 조명으로 유혹하며
인천공항 라운지처럼 거만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굽어봅니다

가난한 라이더는
풍차와 같은 상가 앞에서
벌써 5분도 넘게
호주머니 속에 천원짜리 몇장을 만지작 거리다
끝내 돌아서 집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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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2008.6.25 23: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가 8살인가요..?
    어렸을 적에.. 살았던 동네는
    정겨운 집들이 모여살고..
    골목 골목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숨바꼭질, 망치기, 딱지치기..

    행여 골목에서 공이라도 가지고 노는 날이면
    어김없이 막다른 골목,
    무서운 할아버지가 부지깽이를 들고 뛰쳐나오던..

    무더운 여름엔 골목 귀퉁이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수박을 잘라 먹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지만,
    마음의 여유는 도곡동 타워팰리스보다 60층 높았던 사람들..

    어느덧
    반듯반듯한 현대화의 물결로..

    정겨운 동네가 사라졌고..

    그동에엔 뉴타운이다 뭐다 해서..

    남들은 멋지다고 하는 약간 곡선형태의 성냥곽이 세워지고..
    그늘이 사라지고.. 골목이 사라지고..


    편의... 누구를 위한 편의일까요?

    개미집마냥 대단지 사이로 인위적으로
    따닥따닥 놓여있는..
    단지길을 퇴근하며 걷고 있노라면..
    이놈의 편의..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탑돌이글쓴이
    2008.6.25 23: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약관 빠바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단 말이오? ==33=3==33333333
  • 탑돌이님 그간 안녕 하셨는지요...한 번 또 뵈야하는데요...^^

    강호사시사 중에
    여름편인 것 같이 보입니다요...>.<::ㅎ

    왠만해선
    저도 그곳에 들어 가기가 꺼려 지더군요. 그냥 맘 편했던 곳은 예전의 매점이었지 안나 싶습니다.

    편안하신 밤 되세요...^^



  • 잠실대교 남단의 매점 사장님은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커피 값도 깎아 주시던데...
    어디로 가셨는지 ....돈으로만 사는게 아닌 것이란걸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전 제목보고 송광호 음식점 말하는줄 알았어요..
    예전에 TV요리 경연대회 우승자 송광호 음식점들이 많았는데
    요즘 하나도 안보여서 망했나 하구요..
  • 모든 가격이 정가대로 나옵니다. 라면값이 싸졌습니다.
    물건 사러 들어갈 동안 자전거를 둘 곳이 없네요.
  • 규아상님 말데로라면...정찰제..가 되어 더 좋겠네요...
  • 아흐.. 글쓰기를.. 밑에 새글쓰길 눌러서.. 그간 친게 다 날아갔네요..ㅠ.ㅠ..

    내친김에.. 새글로 써볼까요? ㅎㅎ
  • 탑돌이글쓴이
    2008.6.26 07:18 댓글추천 0비추천 0
    스카이님//당근 한번 뵈야쥬. 그리고 저번에 고마웠슈^^ 십자포화에 죽는줄ㅋㅋ
    램프키스님//그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소시민의 감상이라 생각해 주세요
  • 2008.6.26 08:38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들의 사정, 혹은 다른 배경은 제쳐두고.
    저는 우선 깔끔해져서 좋습니다. (단 조명은 촌스럽다는--)
    하지만 과거나 현재나 단품들을 정가보다 비싸게 받는건 여전해서 싫더군요...
  • Goodbye yellow brick road하십시오.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환경에 중독이되어서
    환한 Show window는 꺼려지는 도시 빈민,
    곧 저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8년 남았습니다. ㅎㅎ
  • 다 사라진건 아니구요
    여의도 일대는 올 1월 철거했다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잠원지구와 압구정에도요.
    그 외는 편의점이 들어왔네요.
    세븐 뭐라나...

    한강변 매점을 이용하는 분들은 자전거타는 분들보다는 소풍객들이 훨씬 많아요.
    자전거타는 분들이건 소풍객이건 불문하고 젊은분들은 편의점을 선호하는것 같아요.
    깔끔하고 가격이 시내 편의점하고 같다고 하네요.
    아,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생맥주도 팔아요.

    월드컵공원내 매점 옆에 붙인 관리사무소의 안내 팻말이 생각납니다.
    "시내소재 공원내 매점과 같은 가격을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주말에만 고객이 있는 등의 사정으로 시내보다 다소 비싼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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