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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 알바? 랠리

송현2008.07.14 12:38조회 수 89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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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좋은 기회를 주신 왈바에 감사드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주를 했지만 천안에서 오신 네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엄청난 코스를
방황하다 결국은 주저앉고 말았겠지요.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언제 통영에 오시면 연락바랍니다.
맛있는 생선회와 좋은 술로 대접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각오도 했고, 예상도 했었지만 지도를 받아든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더군요.
선두에 선 천안팀을 쫓아 다니느라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힘들었다는 것과,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입니다.
4시 정각에 만항재를 출발해 태백산 장군봉, 천제단을 거쳐 신선봉을 오르고, 곰너미재를
지나면서 끝까지 갈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선달산을 오르면서 생각을 굳혔습니다.

박달령에 도착해 체크포인트에서 진행하시는 분께 처음으로 포기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포기해도 1차 야영지까지나, 만항재까지 스스로 가야 한답니다.
할수없이 야영지까지 가기로 하고, 방향을 잡았는데 아뿔사~ 옥돌봉 방향이더군요.
한참을 가도 임도가 나타나지 않아 지도를 확인하니 알바도 이런 알바가 없다 싶더군요.
가던 길을 되짚어 내려와 두번째 체크포인트에 도착해 다시 포기의사를 밝혔는데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혼자 해결하라더군요.

또 다시 출발.
내리천으로 들어섰는데 마침 비가 쏟아지고 계곡물은 순식간에 변한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체크포인트로 돌아오니 코스를 바꿔주더군요.
원골재, 대야치, 소야치를 지나 내리야영촌에 도착하니 저녁 10시경...
함께했던 천안팀에게 포기의사를 밝히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꼬박 18시간을 타고 다닌 거리보다 밀고, 끌고, 메고 다닌 거리가 많다 싶은 길을 다녔지요.

야영지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 아침에 만항재까지 갈 차편을 수배해놓고
끝났다, 내일이면 집에 간다는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까지의 고생은 다 잊어버리고 지금 접으면 언제 해보겠느냐는 생각이 스물스물...

좋다.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다시 천안팀을 찾아가 같이 가자고 부탁을 드리고 서둘러 라면을 얻어먹고 출발.
중간중간 끌바는 했지만 어제보다 훨씬 좋은 임도를 따라 팀을 이루어 단체 라이딩으로
만항재에 도착해서 어물거리는 사이에 선두가 출발하나 싶었는데 조금 지나자 길을 잘못
들었다고 되돌아와 사갈령 휴게소 방향 백두대간을 따라 가기에 이상하다 싶어 지도를
확인하니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니더군요.
나보다 지도를 잘보는 사람들이었고, 지금까지 같이 왔는데 하는 생각에 한참을 고민하다
지도에 나와있는 코스를 고집하고 함백산 정상에 오르니 선두가 들어온다는 고함과 함께
여러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랠리를 마쳤습니다.

나보다 훨씬 잔차를 잘타는 고수님들이 많았는데 끝까지 알바를 하시는 덕분에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서 보던 내가 일착을 했더군요. 감사합니다. ㅎㅎ

제일 고생을 많이 하신 지원조 여러분.
언제올지 모르는 랠리 참가자를 위해 애쓰신 운영진.
아무리 힘들었다 말해도 가장 행복했던 랠리 참가자 여러분.
모두 수고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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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고생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열심히 땀흘리신 결과이시겠지요.
    생각하지도 않으셨던 뜻밖의 큰 성과를 거두신데 대하여 축하드립니다.
  • 수고하셨습니다.축하드립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많이많이~~
  • ㅎㅎ 수고많으셨습니다. 1착 완주를 축하드리구요~
    하여간 원없이 알바해 본, 기억에 진하게 남는 하루였었네요~^^
  • 만항재에서 잘못들었던 방향이 태백산으로 가는쪽 이더군요... 다행히 조금 가다가 되돌아왔습니다. 이번 랠리에서 두번 알바했는데 첫번째 박달령에서 옥돌봉 쪽으로 잘못 들어간건 하늘이 도왔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그때 알바하지 않고 제대로 내려와서 내리계곡으로 그대로 들어갔다면 어찌되었을지 아찔합니다....
  • 애쓰신 사투의 장면들이 그려지는데 글중에 웃음이 나오는건 참기가 어렵네요.
    수고 많으셨구요...보람이 그만큼 컷겠는데요...^^
  • 수고하셨습니다. 대단한 분이시란걸 알았습니다.
    이번 랠리에 같이 했으면 전 진작에 퍼져 119에 실려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ㅎㅎ
    함백산 정상 골인 지점을 향하여 올라오시는 모습 멋졌습니다!!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 고생하셨읍니다
  • 다 고생하셨습니다... 미친 인간들.. 게다가 완주한 ... 왈바를 떠나세요. ㅋㅋㅋ

    송현님 보고픈님 토토님등.,.. 완주한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짝짝짝...
  • 태백인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또뵙고 싶네요...
  • 송현님 무사히 귀환하셨습니까.
    태백산에서부터 많은 구간을 함께했지요.
    막판 저와 kornettb님의 연속적인 빵꾸로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58년 개띠...정말 체력 대단하십니다.
    포기하려고 하셨던 분이 포기는 꿈에도 생각안해본 저희를 따돌리고
    얼마나 업힐을 잘하시는지...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곰넘이재에서 다른사람들과는 달리 대간을 선택해 동행하면서
    팀 아닌 팀으로 랠리내내 동고동락kornettb님

    마지막구간 빵꾸난 자전거를 끌고 피니쉬라인까지 완주하신 투혼..대단하십니다.
    얼굴은 어떠신지요. 완주메달 받아갔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회 끝나고 술한잔 거나하게 할수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태백에 가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제야 왈바에 접속해 사진과 글을 읽으니
    랠리 구간구간이 주마등처럼 스처갑니다.
    게거품 물었던 선달산도 이젠 달콤한 추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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