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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이렇게 놀고 있습니다.

구름선비2008.07.26 14:17조회 수 1035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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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카메라는 삼송의 그저 그런 똑딱이입니다.
팔자가 기구하여 한 번 대 수술을 받기도 했고
담아 내는 사진들이 인생의 바닥에서부터 취미까지 다양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항상 드는군요.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김여사가
저의 카메라가 대수술을 받게 한 것입니다.

잘 가고 있는(?)저를 안중에 두지도 않고
길 가로 밀어붙이신 그 일 때문에
손에 들려져 있던 카메라가 날아가고
저는 공중제비를 한 까닭이었습니다.

덕분에 잔 흠집이 많이 났던
외관은 깨끗하게 된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ㅎㅎ

저의 카메라에는 주로 이런 것이 담깁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을 찍는 일에 게을러졌고
비단 그것은 저 뿐만 아니라 가족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가끔은 마누라와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등산을 하면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경우는 있지만
과거 사진을 찍는답시며 혼자 돌아다닌 좋지않은 기억 때문에
카메라에 맺힌 것이 많은 마누라는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한 때는 카메라에 미쳐서(사진에 미쳤다고 할 수는 없고)
손 닿는 것은 모두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야 우스운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가난한 공무원의 주머니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의 지출이었죠.

허긴 지금도 주머니에 한 푼 없어도
자전거 관련 사이트는 불이나게 드나드는 편입니다. ㅎㅎ

며칠 전 찍은 마누라 사진입니다.
자전거를 재작년인가 배웠는데
작년에 수술을 하는 바람에 타지 못하다가
2년여만에 처음 타는 모습입니다.


이런 사진만 담긴다면 카메라의 팔자가 세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직업상 세상의 바닥, 인간의 가장 추한 부분이 담기기도 합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상처에서부터 어떡하면 이 시간을 모면할까
궁리하는 술 취한 운전자의 모습,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변사체의 모습까지….

사진의 여자분은 이혼녀였습니다.
전 남편과 아이들은 따로 살고 있었고 혼자살았구요.
사귀는 남자가 있기는 했지만 짧은시간 만나 본 바로는
책임감이 있거나 좋은 만남은 아닌 듯 했습니다.

그런지는 알 수는 없지만 비관이 앞섰을 겁니다.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고인의 명예를 위하여 잘 알아볼 수 없게 처리했습니다.)



비가 오니 심심합니다.
어제는 비가 그친 틈을 타서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들어왔지만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오네요.

밖을 내다보니 비 오는 풍경이 우울하게 합니다.


그래도 자연이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아이가 학원엘 가는 모양입니다.
이 녀석이나 찍어야겠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더니 물이 많은 곳을 선택해서 갑니다.

아이의 발자국 뒤로 빗방울이 만든 원이 따라 가고 있군요.


TV를 켜놓고 물끄러미 밖을 내다보니 발코니에 있는 자전거의 뒷 타이어가
굵게 보입니다. 명색이 싱글맨이라고 좀더 안전하게 타려고
타이어를 한 치수 위의 것으로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바람을 잔뜩 넣은 타이어를 가지고 산에 갔다가
부상을 당해서 고생을 해 보고는 타이어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로드를 탈 때는 공기압을 높였다가(허긴 로드라야 아주 짧은 거리죠.)
산에 가면 반드시 공기를 빼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할 일이 없으니 자전거라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내야겠군요.


세워서도 한 번 찍어보고


조금 당겨 보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수확(?)한 전리품입니다.
이따가 마누라가 돌아오면 차라도 끓여 먹어야겠습니다.


며칠 전에 심심해서 찍었던 사진으로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비 오는 날
어떻게들 보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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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마지막 사진..자살하신 분의 귀신일줄 알았습니다==33=333
  • 저도,
    마지막 사진 모습보고는 대단한 호러를 보는듯 했습니다....헉~^^

    형님의 직업상 스트레스 참 많이도 받으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수님의 건강과 가족분들의 안위를 빕니다....감사히 잘 보고 구경했습니다...^^
  • 형님들 이 어린 아우들은 빠지고 쭈그러져 있을테니...

    근년배끼리 한번 회동 추진해 볼까요?

    청죽님 탑돌이님 구름선비님 미스티맨님 청아님 목수님 뽀스님 산부라덜님들 그리고 저와 쫌 친한 자전거다님 또 동네한바퀴님...ㅋㅋㅋ

    선비형님 쪼까 심하네요... ㅋㅋㅋ

    생각나는 그 또래님들은 여까지....

    벽새개안님은 외모로는... ㅋㅋㅋ(낑가주까요?)

    이상은 40대 극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입니다.

    저는 아직 무지 멉니다.ㅎㅎㅎ
  • 한달에 한번 정도 일직을 하는데 비가 이침부터 와서 자전거 출근을 포기했습니다
    왠만하면 자전거 출근을 감행하는데.......
    좋은 사진 좋은글 감상 잘했습니다
    십자수님도 비가 와서 집에서 꼼작마라 하시는 모양이죠
    근년배 모임 추진하면 신속히 달려가겠습니다
  • ㅎㅎㅎ 잼있게 글잘봣습니다.
  • 구름선비글쓴이
    2008.7.26 18:26 댓글추천 0비추천 0
    좀 우울한 기분이어서
    글 내용도 그렇게 흘렀습니다.
    마누라가 들어와서 점심식사 하고
    이마*에 간다길래 혹시 싼 잔차 장갑이 없나 해서 따라갔었습니다.

    거기서 자전거를 가르쳐준 친구를 만났는데
    가지고 온 끼던 장갑이 있답니다.(지금은 안 타는 친구)
    싼 장갑 하나 사고, 괜찮은 SP장갑 하나 얻었습니다.

    탑돌이님,
    아무도 무서워 하지 않는 사진이라고 하던데요^^

    스카이님,
    스트레스를 풀 것이 자전거뿐인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네요. 감사합니다.

    십자수님,
    약간 맛이 간 또래들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 분들은 저 같지는 않던데요.

    동네한바퀴님,
    저와 비슷한 또래시군요.

    sisa님,
    재밌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 앗 깜짝놀랐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마지막 사진....위에....갓만 쓰시면...영락없는 저..승..사.자님....

    =3==33=33333333

    근데..똑딱이 카메라로..어떻게 저렇게 선명한 화질을 찍들 수 있는지....
  • 이제 자전거를 타셔도 될 만큼 다 나으셨는가 봅니다.
    저는 없는 살림에나마 하나 있던 똑딱이를 배낭 옆구리
    망으로 된 주머니에 넣고 라이딩하다가 넘어지면서
    튕겨져 나간 걸 모르고 집에 그냥 오는 바람에 아주 분실했습니다.
    오 년 넘게 배낭을 쓰다 보니 주머니 고무줄 장력이 모두 사라지는 바람에..흑흑

  • 역시 비오는 날
    슬쩍 지나가는 느낌들입니다....

    그러다...깜짝 놀랐습니다.^^

    칼국수 먹고 싶습니다.
  • ㅎㅎㅎ 마지막 사진 깜짝 놀랬습니다.^^

  • ㅋ 뻘건 글씨에 저승사자 모드의 사진...
    다음에는 좀더 강력한 것으로 부탁합니다~~ㅋ
  • 끝에 가서 잠이 화~악 깨네요 후후...
  • 구름선비님..............

    그 심정 저도 압니다(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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