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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과속하고 있잖아!!!

구름선비2008.07.27 21:06조회 수 1408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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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부상을 당하고 나서부터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기름값이 크게 오를 때여서
그렇지 않아도 버스를 타고 다녔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팔도 불편하고 여러가지로 불편하였지만
그런대로 숙달되고나니 탈만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구요.

조금 일찍 일어나고, 조금 먼저 출발한다고 하지만
때로는 꾀가 나서 차를 끌고 나갈 때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

오늘 아침의 일인데요.
직장에 가서 WP작업을 할 것이 있어서
(USB를 두고 왔거든요.)
조금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방학중이고, 일요일이라
버스 한 대는 정류장에 멈추지도 않고
달려 가더군요.

다음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한적한 편이어서
버스가 속력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대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을 지나더니
운전자가 과속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GPS장치가 된 버스의 경고가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나즈막한 여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운전도우미(잘 못 들었어요.)께서는 속도를 줄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경고음과 같은 멘트가 조금 빨리 반복됩니다.

버스에는 저 외에 너댓 명이 타고 있습니다.
승객들은 모두 밖을 쳐다보는 등 관심이 없는 듯 하지만
고개를 돌리기도 하는 것을 보니
저처럼 다른 승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나봅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하나 보자'"

잠시 후 부터는 버스의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모처럼 곧은 도로가 계속되고 차도 없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렇게 경고음과 멘트가 계속되더니 이번에는
"운전기사님, 과속하고 계십니다."
정도의 경고 방송이 나옵니다.
전보다 한층 톤이 높아졌습니다.

그것도 몇 번,
급기야 방송은 격해집니다.

"운전기사, 과속하고 있잖아!!"
"운전기사!! 과속하고 있잖아!!!"

멘트는 여기서 멈췄습니다.
커브가 나왔고, 곧 이어서 신호등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운전사를 찬찬히 쳐다 봅니다.
아마 제대군인이거나
사회 초년생인듯 싶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노선버스의 운전기사가 되려면
마을버스의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군대에서 버스를 운전하였던 운전병 출신이나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젊은 기분에,
그 과격한 멘트에 견딘 운전사가
안타깝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론 대견하기도 한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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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크크크...멘트...쥑이네요....

    만액 그래도..그냥 달렸다고 한다면....

    "운전사!!!..주글래???"...하면......
  • 옛날 마을버스 타보면
    그 기사양반
    웬만한 승객들을 다 아는 처지여서
    처가집 식구 대하듯이 인사하며
    이것 저것 묻기도 하도 안부도 전해 주시더군요.
    그런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인사말이 나왔기 말인데
    옛날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도 꽤 길게 인사를 나누었죠
    읍내 장에서 맏닥트리기라도 하면
    노부모, 부인, 자식, 며느리, 손주들 안부를 뭍는거 부터 시작해서
    급기야는 벼농사, 고추농사 안부까지 발전하곤 하지요

    지금도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꽤 오랫동안 인사를 나눕니다.
    그런 장면은 보노라면 웃음이 나죠. 말은 알아 듣지 못하지만 뭐 이런 식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으시는 연로하신 아버님 옥체만강하시온지요?
    도시로 나간 큰아들로부터 소식은 자주 오나요?
    사촌집안도 무고하시지요?
    새로 들인 며느리는 요리를 잘 합니까?
    몸을 푼 당나귀는 밥을 잘 먹나요?
    비맞은 풀을 먹고 설사난 염소는 괜찮은지요?
    늑대에 놀라 유산한 양은 어떤가요?

    블라블라................

    한참 더 계속됩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서로 동시에 안부를 붇는 겁니다.
    답변은 듣는둥 마는둥

    살갑게 살아가는 세상이 그리워 집니다.
  • 아하하하. 정말로 버스안에서 멘트가 그렇게 나온다 말인가요??
    "버스기사!! 과속하고 있잖아!!" 푸하하하..
    신호등에 걸리지 않았따면 그 다음 멘트는?? 혹시 [복귀하는대로 해고입니다.] 라고 나올련지도.. ㅋㅋㅋ
  • 그런멘트 들어본적이 없네요(지하철만 타고 다녀서 ^^;;)
  • 네비게이션에서 울려나오는 낭랑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뜬금없이 "지금은 피곤해서 가르켜 주기 싫어"라든가
    "어머나 길을 잘못 들었어요? 죄송해요. 어제 과음을 했더니
    정신이 없네요" 등등의 심술궂은 멘트를 상상하며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게 있었군요..ㅋㅋㅋ
  • "차 세우고.. 집 으로 가라." 이렇게 나와야 합니다...
  • 저도 그 버스 탄적 있어요/....
    웃지도 못하고 속으로 얼마나 배꼽 잡았는지...ㅋㅋㅋ
  • '운전기사 과속하고 있잖아!"
    --> '운전기사 위험해! 속도줄여' ----> '운전기사 죽고싶냐' ----> '운전기사 미쳤군!'
  • 구름선비글쓴이
    2008.7.28 10:28 댓글추천 0비추천 0
    십자수님도 그 차를 타시는 적이 있군요.
    나중에는 자세히 들어봐야겠습니다.
  • 멘트가 나올께 아니라 속도를 규제해서 아예 속도를 못내게 하는 게 중요하죠.

    버스가 무슨 스포츠카도 아니고 경주하듯 운전하는 기사 많습니다.

    무슨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 ㅋㅋㅋ 웃자고 농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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