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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원은 남자 육상 100미터

靑竹2008.08.10 15:07조회 수 114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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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력이 스포츠에서도 나타나는군요.

예전에는 꿈도 감히 못 꾸던 종목을 석권하는 걸 보면요.

우리와 같은 체격 조건임에도

일본 선수들이 육상, 수영, 체조 등의 기본 종목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걸 보고 의아한 생각마저

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일본이 잘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국력에 기반했기 때문이었단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지켜보았던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과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너무나도 큰 기량 차이 때문에

늘 동경하는 마음과 더불어 위의 기본 종목들은

남의 나라 잔치에 불과했던 게 사실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아마도 육상,수영,체조 등의 기본 종목에서
세계 제패가 불가능할 거야'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빙판 위에서 난이도도 높지 않은 기술을 구사하다

넘어지기 일쑤던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혜성같이 나타나더니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서구 선수들보다

훨씬 우아한 동작으로 세계를 제패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생전에는 그런 광경을 못 볼 줄 알았거든요.^^


그랙 노먼,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그리고 낸시 로페즈나, 아니카 소렌스탐 등의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을 보면서 들었던

'불가능의 장벽'이란 고정관념을

LPGA에 진출하면서 몇 년 안에 TOP 10 안에 드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던 박세리가

불과 일 년도 안 돼서 여지없이 깨뜨려 주었지요.

물론 최경주 선수도 그 뒤를 이었고요.

불가능의 장벽을 깨뜨린 박세리 덕에

한국 낭자군들은 봇물처럼 밀려들어

세계 무대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있더군요.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400미터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아들놈과 딸아이와 거실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환호하는 순간

또 하나의 장벽이 깨졌습니다.


'예전에 거의 신화적인 존재처럼 생각되던

서구의 건장한 친구들을 뒤로하다니'


손기정 후 오랜 동안 한국 기록조차 십수 년 동안

못 깨고 답보를 거듭하던 마라톤도

황영조를 필두로 세계를 제패하는 선수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고,

이제 마지막 소원은 '육상의 꽃'이라는

남자 100미터를 제패하는 걸 보는 겁니다.

그 선수가 지금 어디 유치원에 다니고 있거나

아니면 젖병을 빨고 방긋거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00미터 우승,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면서

가슴이 뛰는군요.


정말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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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과거엔 스포츠도 문화적 인종적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타고난 신체적 조건은 말할것 도 없구요.

    수영에 유명한 흑인 선수가 없고
    PGA에서 흑인 선수를 찾기 힘들었던 것 처럼(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러나 불세출 타이거 우즈가 나와 평정했듯이
    인종적 문화적 경계도 점차 허물어 지고 있지요.

    스프린터 종목에서 흑인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아시안 중에서도 스타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겠지요.

    청죽님 그때까지 어떻게든 살고 보자구요^^
  • 靑竹글쓴이
    2008.8.10 16: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와~ 우승이네효~...콜록콜록...끌끌...(40년 후의 청죽과 탑돌이님)
  • 먼 훗날,반드시 그런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 110미터 허들 루시앙이 금메달을 땄을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단거리도 아시아선수들이 되는구나하구요, 그리고 오늘 400미터 자유형 또 한번의 충격이었습니다. 예전에 수영해설하는것을 들어보면 자유형은 아시아권선수들은 신체조건상 안된다는 얘기였거든요 적어도 키가 190은 되야된다는말만 하더니..... 이제 남자육상 100미터 분명 가능합니다. 계속 두드리면은요..!!
  • 여자 100미터 육상도요......ㅎㅎㅎ
  • 靑竹글쓴이
    2008.8.10 17:08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야 물론이죠. lady99님^^

    세계 무대에 두각을 나타내는 건
    대체로 여성들이 먼저였던 걸 감안하면
    아마도 100미터를 제패하는 건 여자가 먼저일 듯합니다.

    대한민국의 여성 스포츠가 유난히 강렬한 건
    수천 년 동안 응집된 남존여비 문화에 짓눌리고 억눌려 살아온
    여인의 한이 비로소 폭발한 게 한 가지 이유일 거라는 주장이 있음에도
    실제 선수층도 얼마 안 되고
    대표팀 평균 연령이 34세가 넘는 여자 핸드볼이
    막강한 러시아를 상대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싸우는 걸 보면
    불가사의하기까지 합니다.
  • 옛날 어르신들 나무 그늘에서 부채질하며 핵교 운동회 강평하듯
    시원한 소파에 앉아 세계 최고의 선수들 경기모습 관전하는 맛도 일품입니다.

    각자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그렇게 이쁠수가 없읍니다.
    우리 나라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우리 방송국 해설하시는 분들의 은근하면서도 노골적이며 편향된
    해설도 재밋고 웃음나게 하네요.
  • 74년엔가? 세워진 서말구의 10초 34가 아직도 그대로인걸 보면...

    하긴 돈 되는 프로 운동 선수와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지원도 허접한 비인기 종목인 육상이라서 더 그럴겁니다.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지요...

    우리나라 에리트 체육의 단면이기도 하구요.

    아무튼 박태환 잘했습니다.
  • 30분 전에 여자 양궁도 금메달 추가했습니다. ㅋㅋㅋ
  • 기분 상쾌한 하루였습니다.
    40년이나 더 사시게요? ㅋㅋ
  • 한 나라의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되는데에는,

    그만큼의 투자와 저변에 깔려있는 선수층,대중화,인프라,국민들의 끈임없는
    관심과 열정들이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기록경기는 단순간에 좋은 기록을 낸다는 것은 힘들고
    오랜시간 동안 끊임없는 투자와 관심 및 격려가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 그 여운이 식기도 전에 국민들의 시선과 관심 밖으로
    밀려나지 안았으면 좋겠습니다.

    권투라든지,
    핸드볼,하키....

    날이 무척 덥네요....건강하신 여름 나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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