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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의 추억

풀민이2008.09.02 15:40조회 수 89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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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일렉 기타를 치던 둘째 넘이.....
밴드 연습을 다녀 오더니.....웬~~ 통기타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비아 기타...한때..대중적이지만....제법 브랜드 가치가 있었던....그런 기타였습니다....

"아빠!!!  2만원만 줘!!! 친구한테 사 왔어!!!!"

...........................................................

70년대의 문화를....보통 히피 문화라고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은 히피보다는....
청바지와...통기타의 추억이 대부분입니다...

사촌형님이 낙원상가에서 일을 하였었고....
그런 형님이..사촌형님뻘인 저의 형님에게 인사 한번 오면.....
여지없이...우리 큰 형님은 가위들고 사촌형님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덤비는....
(큰형님이 보통 다른 분들의 아버지 뻘 되었기에.....)

하여..인사를 오려 해도 겁(??)이 나서 못오던 사촌형님이....
어느 날..일하는 낙원 상가로 절 불렀습니다....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 가을.....아마 추석 전후 쯤이었습니다만.....

..........................................................

고등학교 입학 후..처음 맞이 하는 봄소풍....
지금도 기억하는 소풍지가 바로 태능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뭔~~ 소풍을 온통 무덤(??)으로만 다녔는지.....

암튼....어머니가 새벽부터 일어나 싸주신 김밥 도시락을 사이다 한병과 함께...
후다닥 먹어 치운 후....다시 모두 모였는데...바로 장기 자랑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갑자기....앞으로 기타 부대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 해부터 등장하였던 대학가요제 수상곡들을 부르는데....
마치 이것은 딴 세상(??) 같다는 느낌....

10여명이 함께 치는 기타 소리와...드럼 소리에....
당일 놀러 왔던 일반인들도 모여서 박수치고 구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TV에서나 보던 기타치는 모습을 바로 제 친구들이 치는 것이었습니다...
'맞다!! 나도 기타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기타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지 수개월!!!!
학원을 다닐 형편은 못되었기에..
독학(??)으로라도 기타를 배웠습니다..

독학으로 기타를 치는 모습....
우리나라 영화 중..'말죽거리 잔혹사' 에 나왔던
권상우가..한가인에게 들려 주기 위해 기타 한음 한음 뜯어(??) 가던 모습....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

낙원 상가로 불러 낸 사촌형님이...사 주신 기타가 바로 **비아 기타였습니다...

그 기타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왼쪽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생기기 전까지..
정말 부단히도 열심히 쳤습니다...
어떤 때는 손가락에 피가 고이고 멍들기도 했고..굳은 살이 통채로 벗겨져서..
새살이 돋기도 했지요....

그리하여....2학년 봄 소풍 때....
드디어..저도 앞 줄에 서서(????) 그들과 함께...기타를 칠 수 있는 기회(??)를 누렸습니다.

.........................................

그 이후...틈틈히....기타를 치긴 했지만....
치열한 사회 생활에 밀려....어느 덧 기타줄은 녹이 슬었고...
기타줄을 묶는 곳은 장력 때문에 휘어져 일어나서....결국 버려야했습니다...

그리고 제 아들 넘들이...언제부터인가..일렉기타를 사달라고 조르기에....
제 피같은(??) 비자금으로...(마눌님은 절대로 사줘서는 안된다고 하였지만...)
일렉 기타를 사주었더니....결국 학원까지 보내 달라고 하여....그렇게 하였는데....

아이들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불현듯..저 역시 기타를 치고 싶다는 생각에....
언제부터인가....
시간만 나면 쇼핑몰을 넘겨 보는 것을 둘째 넘이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친구가 쓰던 기타를 가져와서는..2만원으로 흥정(??)하기 시작합니다...
눈치를 보니...친구 넘 만원..중개 수수료(??)로 자기가 만원....
삥을 치는 것이 분명한데.....

암튼....그런 기타 새것 주고 사려면...최소 5만원 이상은 될 것 같고...하여..
없는 돈에 탈탈 털어서...2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

지난 일요일..비도 주룩주룩 오고.....
맴도 싱숭생숭하여.....노래책 꺼내 놓고....예의 그 통기타를 두드리며...
'나~~어떡해!!! 너를 두고~~ 떠나가면~~~' 이란....
샌드페블즈의 예전 대학 가요제 수상곡을 멋드러지게(??)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마눌님 왈...
"어떡하긴 뭘 어떡해!!! 돼지 멱 따버리면 되지!!!!"

허걱!!!
예전에는 제 노래 소리 좋다고 하더니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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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전 통기타 중학교때 배웠는데.. 한참 코드 잡다가 친구가 그만두는 바람에 저도 포기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참 아깝다! 란 후회가 드네요..
    고작 할수있는건 로망스와 반짝반짝 작은별 입니다 ㅠㅠ
    기타치면서 노래부르는 분 .. 참 멋있죠 ㅎㅎ
  • 댖글이 딸~랑~ 한 개라서 외로워 보여
    한 개 추가하여 풀민님 외로우실까봐 답니다....(잘혔찌라....^^::)

    악기나 사람이나.....연식이 오래되믄 구박 받기 마련인게뷰~...>.<::::
    또...짱똘 들고 쫒아 올라....===33=====333=======33================잇~힝~
    ^^
  • ㅋㅎㅎㅎㅎ 저는 올해안에 기타배워서 두 곡이상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동호회에서 발표회 하면 장미꽃 들고 찾아오라고 시켰는데...저도 이런 반응을 듣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 헐....이카다가...왈바에 "기타방" 생기겠는듀...."풀민님"께서
    기타 샘님이 되어 기타 강의 하시고.....그라몬
    풀민님 다이어트도 되니끼니 일석이조네유....===33===========3=3=====
  • 허름한 화실 연탄난로에 라면 끓이면서...
    날새는줄도 모르고 듣곤 했었는데...............
  • 고등학교때 친구들하고 놀러가서
    작은 모닥불 피우고 , 친구가 들려주는 통키타소리와 노래에 밤 늦은줄도 모르고
    들었던 추억이 있네요
  • 저도 통기타 가끔씩 치는데,
    저녁식사 후 거실에서 기타 잡을 때는 마누라 눈치 잘 살펴야 합니다.
    특히 마누라가 TV 연속극 드라마에 감정몰입 되어 있을 때는
    살그머니 일어서서 방으로 들어가 방문 닫고 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 연속극 보는데 잘 치지도 못하면서 시끄럽게 뚱땅 거리네!"
    이런 잔소리 많이도 들었습니다.
    요즘은 아르페지오로 감미롭게(?) 뜯으면서 마누라 눈치 살피곤 합니다.
  • 앗싸라비아
    아라비아
    사루비아
    세고비아
    오랜만에 듣는 ...ㅋㅋㅋ
  • 반짝반짝 작은별은... 모짜르트의 "아 어머니께 말씀 드리지요...~!"라지요///
    뭔 오페라드라?ㅋㅋㅋ

    저도 정태춘의 곡은 노래책 펴놓고 꽤나 쳤더랬지요...
    북한강에서, 서해에서, 여드레 팔십리, 사망부가...등등등...
    싸이몬, 가펑클의 박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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