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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아침이 밝았습니다.

구름선비2008.09.14 06:55조회 수 60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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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추석이라는 단어가 반갑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책임은 무거워졌고 꿈은 적어지는 나이가 된 것이지요.

집에서 40여분만 달리면 고향입니다.
고향이 멀리 있는 사람들 처럼
고향에 대한 애틋함이라든가 설레임은 없습니다.

어젯밤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하늘이라
별도 꽤 보이더군요.

서울에서 40여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라
서울을 배경으로 하니 하늘이 환한 편입니다.

그래도 제가 사는 곳 보다는 시골이라
달과 큰 별들은 잘 보입니다.

자주 데리고 다닐 형편도 못 되고
갈 곳도 없어서 아이들은 이 곳 고향 마을에 오면
차선 없이 포장만 된 길을 걷길 좋아합니다.

모처럼 달 빛을 받으며 옛날 추억에 잠겨 보았습니다.

초등학교때 겁이 유난히 많던 친구는 오래 전에
저 세상 사람이 되었는데 그 녀석 생각도 나고
할아버지가 힘들여 가꾸시던 지금은 남의 땅이 된 밭도
생각이 납니다.

딸아이와 마누라, 그렇게 셋이서 팔짱을 끼고
호젓한 길을 걷는 것은 나름대로 낭만이 되더군요.

고속도로에서 국도, 국도에서 지방도를 거쳐서
마을의 작은길까지 길은 좁아져도 마음은 넓어지는 귀향은 아니어도
추석의 따듯한 마음은 기억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출발하면서 보니까
아파트에 차들이 가득합니다.
역귀성을 한 사람도 있을테지만
대부분 귀향을 포기한 까닭이겠지요.

어디에 계시던
환경과 처지를 잊는
따듯한 추석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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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35년 전 정도 될겁니다.
    지금은 수몰되어 사라진 전남 장성군 북하면 덕제리...
    장성댐이 지어지면서 사라져버린 외갓집...어릴적 째지게 가난해서 큰 형님과 작은 형님은 일찍 취업을 했더라지요. 뭐 나중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까지 따긴 했지만...

    그렇게 어머니와 큰형님과 작은형님 손을 잡고 용산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12시간만에 도착한 지금의 백양사역에서 눈보라 휘몰아 치는 공사중인 질퍽한 땅을 밟고(지금의 1번 국도지요) 수십키로를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아침녁에 도착해서 외갓집에 도착하니 점심무렵...
    아마 제가 초등학교 2학년쯤 되었을 겁니다.75년 정도?
    그 어린 나이에 한 20여키로를 걸었으니 좀 힘들었겠어요?

    지금은 그 가치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선물 꾸러미에 손은 모자라지... 난 자꾸 힘들다고 업어달래지... 다행히도 어릴적 못먹은 관계로 몸무게를 깃털같았지요...
    (하루 한끼니나 두끼니만... 점심은 늘상 굶고 다녔던 기억이-수돗물로 배채우기 등)

    지금 생각해보면 울 큰 딸랑구 윤서보다 어릴적인데 막상 지금 윤서에게 20키로가 넘는 거리를 걷자고 하면 과연 그 짐에 제가 업고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당시 그 외갓집까지 가는 버스는 있긴했는데 폭설이 내리면 완전 멈춥니다. 백양사역에서 백양사까지 가는 버스와 담양으로 가는 버스 단 두 개의 노선이었지요 하루에 가각 네번씩만...

    전기도 안들어오고 호롱불 켜던 시절이었습니다. 가로등이 있을리가 만무하구요. 밤에 밖에 나가는건 엄두도 못냅니다. 후레쉬가 있긴 했지만 외할바버님의 엄격한 통제로 인해 쓴다는건 상상도 못할...

    고향을 걷는다는 형님 말씀을 들으니 어릴적 추억이 떠올라서 주절거렸습니다. 외가 말고 제 원래의 고향마을인 장성댐 바로 아래의 장안이라는 마을은 지금도 노선버스가 없어서 무조건 택시 타야합니다.

    뭐 요즘은 승용차가 있으니 상관 없지만...장성 읍내에서 내려서 고향마을까지 한 8키로 되는데... 역시나 모든게 다 워킹입니다.

    선비형님도 복된 추석 보내시길 빕니다.
    전 1시간 후면 퇴근이네요. 모친댁에 가서 맛난 음식 많이 먹어야지...
  • 구름선비님의글은 항상 한편의 산문같기도, 하루의 일기같기도하여 잔잔하니 읽기도 편합니다.
  • 그렇죠...? k1007548님

    직접 만나시면...성품도 잔잔하시답니다.

    선비님께서도 한가위를 여유를 잠시나마...즐기시기 바랍니다.
  • 구름선비글쓴이
    2008.9.14 19: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십자수님 고향도 꽤나 추억이 있는 곳이군요.
    불행하게도 저는 그런 추억을 다 잊어 버린 것 같습니다.
    너무 치열하게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k1337548님 안녕하세요?
    산문까지야 되겠습니까. 그냥 일상을 적은 넉두리에 불과한걸요.

    뽀스님 추석 즐겁게 보내고계세요?
    단풍들면 바빠지겠지만
    남양주도 볼만한 곳 많습니다.
    삭막한 서울을 떠나서 한 번 오세요.^^;;
  • 아마도 한 세대 정도만 더 지나면
    귀향의 열기는 많이 수그러들 듯싶습니다.
    대신 성묘때가 더 붐빌 것 같아요.

    고향에 그나마 연로하신 어른들이 계시니 찾지
    장차 누가 지금처럼 고향을 찾을지...
  • 17-8년전이네요. 전라북도 오지 고향까지 25시간 걸린 추억이 있습니다.
    취직하고 장가가고 마누라 큰아들에 형님 내외까지 1500cc자동차에 태우고...
    오후 2시경 집을 나섰는데 천안근처에서 새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려 ㅋㅋ

    베이비 부머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자동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비해
    도로사정은 미처 수요를 따르지 못할 시기였죠.

    오늘도 서울오는데 6시간 이상 걸렸군요. 예년에 비하면 담배한대 피울 시간이죠뭐...

    짜수님이 그런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인정많고 사람좋아하시는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
    하셧군요 ㅋㅋㅋ

    저도 서울생활 하면서 부산출신 친구와 보증금 6만원에 월세 3만원을 만오천원씩 나누어
    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부억도 없고 연탄화덕이 쪽마루 아래 있는...

    선비님 비상근무는 하지 않으셨는지요. 중추가절 기원드립니다...
  • 구름선비님.................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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