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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추석날의 모습...

풀민이2008.09.14 12:00조회 수 1117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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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거실에서 보이는 한가위의 보름달...>
<사진 2.... 실제로 확대해 보니...좀 찌그러져 있네요...>

지금은..거의 시내라고 할 수 있는 선친 묘소....
양주 시청을 지나..주내 검문소에서 약 2km 떨어진 단천군민묘지....

어렸을 때...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이곳을 다닌지....
벌써...40년이 훌쩍 지났네요...

그 사이 어렸던 저와 장조카들은 이미 중년이 훌쩍 지난 가장으로 성장하였고...
중,고교생의 자녀를 두고 그들을 앞세워 해마다 성묘를 지냈지요...

그 묘지에는 아버님 묘소 뿐 아니라..형님 내외분...어머니 묘소까지....

그 묘소를 때마다 벌초를 해주시던 산지기 아저씨도 이젠...
나이들어서 머리가 허옇고...꾸부정한 노인이 되셨지요....

워낙 어려서 부터 보아왔던 사이인지라..저희가 오면....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

교통편이 지금은 너무 수월해서 지금 제가 사는 정릉에서는 40분..(승용차) 거리...
평소에는 자전거로 내왕해도 될 거리이고..거리라야 고작(?) 편도 30km내외...

하지만 옛날에는 그렇게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1970년 초반의 일입니다...
당시 사당동에서 살던 우리 집의 성묘 다녀오기 한 풍경입니다...

...............................................

아침 새벽에 우리집은 부산합니다..
성묘를 가기 위하여.....광주리에 전날 만들어 놓은...부침을 어머니가 머리에 이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양동이에는 각종 그릇을 잔뜩 넣어서 형수님이 드셨지요...

우리들은 ( 장조카, 여자 조카, 그리고 나) ...각각의 손에..알맞은 돗자리...등등을
나누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아침 일찍..버스 정류장으로 나갑니다....
비포장 도로를 달려오는 버스를 타고....용산역으로 갑니다.....
그리고 용산역에서 내려....다시 의정부행 기차로 바꿔 타야 합니다.....

그사이 어머님과 형수님은 무거운 짐 때문에...땀을 비오듯 흘리십니다만....
간만에 바깥으로 놀러 나가는 우리들은 소풍가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다시 의정부에서 내려....법원리 행 시외 버스를 타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로 걸어가서...
길고도 긴 줄을 섰다가....만원 버스를 탑니다...

드디어 산밑에 하차해서는...그 많은 짐을 들고 산 두개를 넘어....묘소로 올라갔습니다.

이미 해는 중천에 떠서 시각은 점심 때가 훌쩍 지났습니다...
............................

부랴부랴...성묘를 끝내고...형님은 우리를 앞세워...
예전 아버님 친구분들의 묘소와....형님 친구들을 찾아 전체 산을 헤멥니다...
물론..그 자리마다..술 한잔씩....
그렇게 다시 우리 묘로 돌아 왔을 때는....형님은 이미...몸을 못 가눌 만큼....
만취되어 있는 상태 입니다...

암튼..이번에는 빈광주리와 그릇들을 들고...가장 무거운(??) 형님을 떠매고...
산을 내려야 버스를 타기 위해...정류장으로 왔습니다만...
이미..만원이 된 버스는 서지 않은채...그냥 지나쳐 가기 일쑤 입니다...

그때...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형님이..지나가던 빈화물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운전사와 흥정(??) 끝에...두당(??) 얼마씩 해서..사람들을 태웁니다.
자청해서 돈까지 받아 걷어서 운전기사에게 주고..우리는 화물차 뒤에 실려(??)
의정부 시내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종로 5가까지 가는 시내 버스를 타기 위해....
정말 한없이 긴....줄을 서 있다가...버스를 타고 종로까지 와서....
다시 사당동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 타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의정부에서 줄을 서다 새치기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경대원(??)으로 자청하신 형님의 불 같은 성질로 인하여....
새치기 하는 사람은...그야말로 개망신 당하기 일쑤 입니다...
간혹 대드는 사람하고는 몸싸움도 불사하시던 형님이었지요...

그렇게 성묘를 끝내고 집에 오는 시각은 이미 어두워진 캄캄한 밤입니다...
우리들은 지칠때로 지쳐서....버스 안에서 반 기절 상태로 돌아 왔습니다...

이렇게 해마다 고생길이었던 그 성묘길....

.................................

이번 성묘는 집에 여러가지 우환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장조카와 나...
둘만 승용차 타고 슬쩍 다녀왔습니다....

불과 몇시간만에 다녀온 성묘....
집에 오니 막상 할일이 없어....인터넷으로 이곳 저곳 기웃거리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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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그리고 어머니 (by 탑돌이) 마케팅 책에서 본 '산악자전거 관여도' (by 라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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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그 때의 풍경이 그려지네요.
    그래도 추석은 분명 신나는 날이었는데 나이를 쬐금 먹어서인가 세월이 변해서인가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추석명절은 잘 지내셨소?

    도로도 나지 않고 승용차가 없었던 예전엔 교통편이 좋질 않아서
    기껏 소달구지가 갈 수 있을 만큼만 가고 나머진 지게에 지고
    산길을 한참 걸어야 했죠.

    예전에 길고도 길던 대전 도마동의 산길은
    지금은 아파트가 즐비한 택지로 변했고
    도로도 사통팔달로 나버리는 통에
    추억을 더듬으려 해도 어디가 어디였는지 도통 헷갈립니다.
    허기사 예전엔 도마동이 아니라 '도마다리'란 이름으로 불린 고을이죠.ㅋㅋ
  • 저야 명절이면 고향 안가면 큰일날 것처럼 생각이 들어 본능적으로 내려가지만
    금년에는 연휴가 짧아서 그런지, 삶이 팍팍해서 그런지
    직장 동료들 보면 3-4명에 1명꼴로 내려가는 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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