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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에 얽힌 사연

키노2008.09.27 00:00조회 수 998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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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이 세상에는 아이디라는 게 생겨났습니다.

처음 만나 인사할 때 통성명보다는 아이디를 대는 게 더 익숙한 세상이 되었죠.

그전에는 처음 인사할 때는 서로 통성명을 하곤 했습니다.

사춘기 시절에는 친구들이 서로 통성명하면 좀 어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 흉내를 내는 거 같아서 멋쩍었죠.

아이디를 처음 만들 때 어땠나요?

저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관련 용어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얼핏 드는 생각이 아이디를 만든 사연을 밝히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왈바의 인기작가 청죽님께서 최근 쓴 글을 보면 '지독한 영화광'이라는 표현이 나오더군요.

'영화광'으로도 모자라 '지독한'이란 부사어로 수사까지 하신 걸 보면 오죽하셨겠습니까?

그분이 일년에 1백편을 보셨다고 밝혔더군요.

저도 한창 때에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아시다시피 비디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해가 88년 무렵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외화수입이 자율화되기 전이어서 극장 개봉작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한두 번 입간판이 바뀌는 그런 구조였죠.

그때 제가 얼마나 영화를 많이 보고 다니나 계산해보았더니 한 달에 1백편 정도 되더군요.

억지로 뭘 한 게 아닙니다.

여건이나, 조건, 환경, 또는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 흘러가는 거죠.

비디오를 본격적으로 본 건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제법 많이 출시되어 있더군요.

때마침 관련 일도 있고 해서 작정하고 봤습니다.

하루에 8편씩 봤습니다.

그런 식으로 일년을 보고 나면 이제 더 이상 볼게 없어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전 장르를 다 보았거든요. 어린이 만화영화, 다큐, 가톨릭의 종교관련 영화까지.

하루에 8편씩 비디오를 보면 일년이면 365*8=2,920편입니다.

어떻습니까?

제 아이디를 <키노>라고 만든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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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추가... (by Bluebird) 아이디와 얼굴이 연상이 안되요?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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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와~~

    저는 영화를 보는 순간부터 눈을 감기 시작합니다.
    회귀를 축하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어디가 편찮으셨던가요?

    제가 지독한 영화광이라고 했던 건 이유가 있죠.^^
    제가 영화에 몰두할 당시엔 비디오도 없는 어릴 때였고
    또 당시로선 부담스러운 가격의 극장표를 구할 돈도 없었습니다.
    영화가 너무 좋았던 저는 동네 상영관에 새 영화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서라도(심지어 담을 넘어서라도)무조건 봐야 직성이 풀렸지요.

    당시엔 동네마다 흔했던 연탄가게나 쌀집 등의 벽이나 문짝에
    영화포스터를 붙이는 댓가로 극장측에서 초대권이란 걸 줬습니다.
    저는 단골집이 다 돼버렸던 연탄가게로 달려가
    그 초대권을 10원이나 15원에 산 다음,
    영화광으로 달려가면 초대권 가격과 비슷한 정도의
    돈만 내면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세금이었을 테지만 이 돈마저 당시엔 부담스러웠죠.

    당시 제가 주로 다니던 몇몇 3류 영화관들이 있었는데
    대개 한 번 입장에 두 편을 볼 수 있었으나
    심한 곳은 세 편을 동시상영해 주는 곳도 있었죠.
    물론 미성년자관람불가 영화나 만화영화 등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장르를 가리지지 않고
    모두 보긴 했습니다만,
    제가 말한 100여 편은 덤으로 본 동시상영 영화를 제외한
    오로지 제가 보려고 목적했던 영화만 셈에 넣은 겁니다.ㅋㅋ

    비가 내리듯 세로줄이 가득했던
    어둡고 좋지 않은 화질 탓이었는지
    영화를 보고 나올 때면 늘 눈이 충혈되고 아프더군요.
    2.0이었던 시력이 3년여 그렇게 지냈더니
    0 점 몇 대로 떨어지더군요.

    당시엔 입장하는 순간부터 온통 설레임으로 가득했죠.
    계단을 오르려면서, 넓은 홀에 있는 매점을 지나면서,
    빨간색의 비닐커버로 된 출입문을 열면서,
    막 발을 들여놓은 나의 귀에 들리던
    어두운 상영관에 울리던 중량감 있던 사운드며,
    지금의 화려한 광고에 비하면 촌스럽지만
    주로 영화관 일대의 안경점, 예식장, 금은방 등의
    쩌렁쩌렁 울리던 광고들까지도 놓치지 않고
    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보았지요.

    나이든 지금은 영화관을 가도
    그때의 감동은 이미 사라졌고
    기억하려 애써도 어렴풋이 기억이 날 뿐
    그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때의 감성을 되찾을 길이 없어
    안타깝죠.

    키노님도 영화광이셨군요.
  • 키노글쓴이
    2008.9.27 09:56 댓글추천 0비추천 0
    돌아온 탕아를 너그러이 받아주셔서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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