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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의 조건에 필 받아서..

키노2008.09.29 16:39조회 수 780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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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잔차라는 것을 타봅니다.
하늘은 푸르고 맑고,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태생이 남쪽이라 한여름 땡볕을 좋아하지만 가을도 나쁘지 않습니다.
가벼운 라이딩 코스로 좋아하는 곳은 수색에서 일산 가는 길목에 있는 서삼릉, 서오릉 근처의 동네, 하천, 야산 등지입니다.
마치 70년대에 온 것 같은 동네분위기가 곳곳에 있습니다.
또 어떤 동네는 전체가 쑥대밭이 되어 텅빈 유령 동네 같은 곳도 있습니다.
하천 주변엔 각종 재활용 쓰레기 야적장이 있고 온실이 있습니다.
산은 산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야트막한 산입니다.
짧은 임도나 싱글을 혼자 오르락내리락 재미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하천을 따라 갑니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어, 조용하고 좋습니다.
간혹 낚시꾼들이 한 둘 보입니다.
멀찌감치 앉아 맑은 하천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봅니다.
가을 햇살이 제법 따갑습니다.
행주대교 끝자락에 당도하면 또 북적대며 잔차 탈 걸 생각하니 한숨이 나옵니다.
오랜만에 탔더니 그것도 잔차 탄 거라고 배도 고프고, 힘도 없고, 팔다리어깨 온몸이 안 아픈데가 없습니다.
접이식 잔차를 탄 펑퍼짐한 아줌마가 나를 휙 돌아보며 추월합니다.
속으로 안녕히 가세요, 인사합니다.
새벽 2~3시에도 좋다고 잔차 타던 때가 엊그젠데..
10시간이 넘게 안장에 앉아 돌아다니던 때가 엊그젠데..
잔차를 보니 진흙이 꽤 묻어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물청소하고 마른 수건으로 닦습니다.
내 몸을 씻는 것은 차후의 일입니다.
싯포스트를 뺀 잔차를 엎어놓고 간단하게 샤워하고 밥을 먹습니다.
밥을 먹고나니까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연신 하품입니다.
걷는 것도 어기적어기적 토끼뜀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
잡니다.
몇 시간 후 일어나서 잔차를 살핍니다.
오일은 아침에 주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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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저보다 더 유유자적하시는 분이 여기 계셨군요.^^
  • 하이고...키노 형님의 글을 자주 접할 수 있는 요즘 기분이 좋습니다..^^
    오일 떨어지면 말씀 하세요....1.8L짜리 한 병 가져다 드리께요...^^
    환절기 감기에 유의 하시옵소서...

    근디,
    서삼릉과 수색,항공대 부근과 화도교쪽....거기 엄청 조용하긴 하죠..
    혼자 탈 때 가끔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언제 혼자타게 되면 형님과 함께 라이딩 할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 서오릉, 안 들어가 본지 오래군요.
    초등학교 때는 소풍을 그리로 자주 갔었는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 하네요.
  • 키노글쓴이
    2008.9.29 21:12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구~ 전형적인 조울증 현상입니다. 필 받으면 마구 쓰다가, 한풀 꺾이면 입다물고 얌전해지는.. 뭐 이러다 말겠지요. 근데 짐승과 동반 라이딩은 절대 안합니다. 제가 게거품 물고 허벅지 경련이 일어납니다. 평속 20을 넘어본지 가물하다는 산아지랑이님의 엄살도 제겐 전설 속에서나 알현할 수 있는 짐승과 동일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행여나 동반라이딩하자고 소리마십시요. 스카이님은 그대있음에님과 같이 노시고..음..저는..십자수님이나 청죽님 정도라면..한번 해볼만하다고.........................으하학~~
  • 일요일 10시에 집나가 3km 짜리 혼자 싱글 한바꾸 돌다가
    밤나무 아래서 다람쥐도 외면한 도토리만한 밤톨 대여섯개 챙기고
    정상에 올라가 그걸 다 까먹고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새끼마냥 흐적흐적 다시 내려옵니다

    도중에 식당에서 밥사먹는 것도 귀찮아 굶고
    다시 5km짜리 싱글글에 오릅니다.

    가을하늘 올려다 보고
    날아가는 비행기를 새삼 처다 보고
    시들어가는 가을 꽃을 애처로이 바라보고
    다리 근육이 작년만 못하다고 한숨도 쉬고

    어찌 어찌하여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네요.
    산길 8km, 강변 10여km 타는데 가을해가 다 갔습니다.

    점심 어쨋느냐는 마누라 말에
    "응 친구를 만나서 배부르게 먹었네"라고 대답합니다

    여유있게들 사시지요^^


  • 키노글쓴이
    2008.9.30 03:08 댓글추천 0비추천 0
    밥도 못먹을만큼 여유가 없어 늘 굶주리지만, 모처럼 맑은 가을하늘과 공기가 찰져서 한 공기를 다 비우고 두어 숟가락 더 먹었습니다.
  • 음... 키노님께서 절 아주 허접때기로 보신단 말씀이시지요? 음...어제 제가 춘천누님댁에서 출근 할 때 어떻게 왔는지 모르시는군요... 말 안할라 했구만... ㅋㅋㅋ

    언제 날 잡아서 널럴라이딩 한판 때리시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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