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어

s5454s2008.10.13 13:04조회 수 784댓글 0

    • 글자 크기


              북어


                           최승호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3057
188096 raydream 2004.06.07 389
188095 treky 2004.06.07 362
188094 ........ 2000.11.09 175
188093 ........ 2001.05.02 188
188092 ........ 2001.05.03 216
188091 silra0820 2005.08.18 1474
188090 ........ 2000.01.19 210
188089 ........ 2001.05.15 264
188088 ........ 2000.08.29 271
188087 treky 2004.06.08 263
188086 ........ 2001.04.30 236
188085 ........ 2001.05.01 232
188084 12 silra0820 2006.02.20 1565
188083 ........ 2001.05.01 193
188082 ........ 2001.03.13 226
188081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물리 쪼 2003.08.09 215
188080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아이 스 2003.08.09 245
188079 글쎄요........ 다리 굵은 2004.03.12 540
188078 분..........홍..........신 다리 굵은 2005.07.04 712
188077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4 che777marin 2006.05.31 150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