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를 다닌직장...자전거를 놔두고 좀 일찍 집을 나서 출근길을 걸어봤습니다
한참을 걷는데 중딩인지 한 무리의 자전거 등교부대가 제 옆을 지나더군요.
한 열 다섯대는 되는듯 하던데
참 재미있어 보이더군요,한참 친구밖에 모르는 시기에 신나게 자전거로 등교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중학교 시절 친구들이야말로 한창 이성에 눈을뜨고 멋을 알아가던 시절이라
정말 재미있는 일들도 많고 추억이 많았는데......
10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경기불황으로 퇴직하고 한참 직장을 구하지 못해
좀 외진 곳으로 직장을 얻다보니 2년 넘게 비가오나 눈이오나
자전거로 다니면서 불안할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입사하자마자 뺑소니차에치여 한달을 고통속에 보내야했죠.
(택시 에서 내려 피를 찔찔 흘려서 집에 들어오니 그때 집사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주변 사람들은 제가 다시는 자전거를 안탈줄 알았답니다..^^..하지만 페달질이 없는 인생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이번에 새로 가게되는 직장
저를 소개시켜준 사람은 그곳 사장님께 거나하게 술한잔 대접받은 모양입니다^^
좋은 사람 소개 시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하네요..
괜히 부담이 됩니다,내일 부터 새로 출근을 하는데.
하지만 홀가분 함이 더 큽니다.
사실 말이좋아 직장이지 2년동안 지옥같은 곳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매일 잔소리하며 직원을 믿지못하는 사장님
직원 사생활까지 잔소리에 툭하면 성질내고 큰소리치고
직원알기를 돈 주니까 아무거나 해라,커피한잔 맘데로 먹지 못하고...
오늘은 뭐해라 ,뭐는 했냐,퇴근시간 잡고 늘어지기,주말 다되어서 내일 일해라......
처음 입사시에 연봉계약하며 했던 주 5일 근무 약속은 끝내 안지켜지고(사실 그것때문에
연봉을 작게 책정),2년동안 한번도 오르지 않은 월급.
다쳐서도 ,아이가 아파서,아내가 입원해서도 하루 결근하면 2틀 공제
야근 한시간 5천원,한시간 외출 1만원 공제.
나이 40이 다 되어 이런대접을 받으면서도
아무말 없이 직장 생활을 했던것은
내 뒤엔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자전거로 위험을 무릎쓰고 2년동안 다니던 출근길을 오늘은 걸어서 출근하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싫으나 좋으나 인생공부 제대로 했다는 그런생각.
사실 내일 출근길이 좀 떨립니다,기대도 되고 부담도 많습니다.
그곳 사장님께서 너무 저를 맘에 들어하셔서 기대에 못미치는 것은 아닌지......
마치 사회 초년생이 된듯한 기분입니다.
친구들도 보구싶고 같이 술도 한 잔 꺽으면서 개XX 씹XX 하며 큰소리로
허심없는 욕지거리도 떠들면서 그것이 흠이아닌 그런 친구들과
다시 만나고도 싶지만 우선은 가족먼저 생각하며 생활해야 할듯 합니다.
이제껏 열심히 숨가쁘게 페달을 굴리며 살아온것 처럼, 자전거를 어루만지며
이것이 내 친구다 생각하며
그렇게만 빡신 페달질 처럼만 하면 잘 적응 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출근길에 산에가는 것은 여전할것 같습니다...^^...
(직장 이직 문제로 며칠 심란해서 몇자 끄적여 봤습니다.
별로 읽을 내용은 없지만 그냥 가볍게 읽어봐 주시길)
*사진은 "굵다"님께서 분양해주신 윌리어 스칸듐+카본 프레임으로 집에 있는 부품들로
조립한 자전거입니다,새로 출근하는직장에 타고다닐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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