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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변명

키노2008.10.29 11:20조회 수 1391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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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무관심이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날 아침 투표소로 향하는 대신 산을 타려는 MTB인에게 돌을 던지려는 분위기 같은 거죠.

저는 찬성표, 반대표, 무효표, 기권표를 모두 동일한 참정권의 한 행사로 봅니다. 투표를 하지 않고 산을 타는 MTB인이 있더라도 결코 주눅들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MB 선출에 대한 책임이 참정권포기 또는 정치적무관심에 있다고 보신다면 그건 크게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미국의 경우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부시가 당선되었을 때 이민바람이 꽤 불었습니다. 현실정치에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떠나고자 했죠. 당연히 이슈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이슈에는 미국의 양심이라 불리는 촘스키가 가만 있을리 없죠. 그가 내린 분석은 이렇습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기업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지 은행빚에 저당잡혀 길거리에 나앉을 운명인 중산층이나 예나 지금이나 저임금, 중노동,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에 시달리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다. 그에 의하면 자본주의와 민주국가는 모순이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미국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국가라는 거지요.

우리나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행히 낮은 투표율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기업에 의존하는 대의제 정당정치와 정책부재, 언론의 편향된 정치적 전횡 등에 정치적무관심의 책임을 물었지요.

그런데 일부 왈바인께서 현재의 나라 돌아가는 책임을 여전히 유권자들의 정치적무관심이나 참정권포기에 화살을 돌리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몹시 우려가 됩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생래적으로 정치적인 무관심 인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지리가 그걸 증명하고, 유전자가 그걸 증명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저 겉으로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는 척할뿐이라고 말입니다.

지겨워서 쉴 뿐입니다. 쉼터에서도 정치이야기를 듣고 싶진 않는 거죠. 정치이야기를 하더라도 간간이 해주었으면 하는 요구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오바마가 미국 인민들의 이익을 전면적으로 대변할 거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습니다. 민주당이 늘 그랬듯이 약간의 진보의 색채를 띠고 떡고물 정도는 던져줄 겁니다. 그대신 월가의 기업을 철저히 대변하는 나쁜 놈에 불과하죠. 매캐인은 공화당이 늘 그랬듯이 석유군수산업에 기반을 둔 기업을 대변할 게 뻔하므로 전쟁광, 또는 더 나쁜 놈이라고 진단하더군요.

우리나라 정치도 예외는 아닙니다.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이 존재할 뿐입니다. 몰락하는 중산층과 집 없는 서민, 노동자, 농민을 대변하는 정치는 부재하죠. 높은 투표율이 능사는 아닐 겁니다. 세계에서 내전의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대한민국은 늘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런 역사는 유전자로 변형되고 그 유전자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치이야기보다는 잔차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평화적 유전자로 조금씩 변하며,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되리라 전망합니다.

이를테면, 현민네 가족의 이사를 도와주시는 공익님과 뽀스님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잔차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거죠. 후지 사건에 발벗고 나선 잔차인들의 모습 같은 것에서 제대로 된 민주국가의 초석을 닦는 미래를 봅니다.

자유게시판에 정치이야기로 도배를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정치적무관심에 대한 계몽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격심한 업힐끝에 정치적무관심이라는 가면을 쓴 채 잠시 쉬고 있을 따름이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정치적무관심 또는 참정권포기가 MB를 뽑게 만들었거나 일조를 했다는 이상하고 아무런 근거도 없는 해괴망측한 발상은 좀 거두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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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키노님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더니
    요즘은 어째 좀 좋아지셨습니까?
  • 사실 저도 따지고 보면 정치에 지독히 무관심한 편입니다.
    많은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제 문제엔
    더구나 문외한일 뿐만 아니라 더욱 관심이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하루 죽 세 끼 먹다 그도 안 되면 죽 두 그릇이나 한 그릇을
    세 끼로 나누머 먹을지언정 희희낙낙하며
    (한 그릇을 이틀치 여섯 끼로 나누는 지경은 좀 부담스럽지만..)
    가난하게 살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살 준비가 되어 있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조촐한 자유와 자잘한 낙은
    경제력이 있고 없는 것과 크게 상관이 없더군요.
    지갑에 돈 좀 많이 넣고 다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보다 그 당시가 더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마치 인격이라도 되는양
    자신의 잣대로 이리저리 재단하려 드는 사람들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그러나 비판이 없는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입니다.
    일상사와 정치의 경계처럼 모호한 경우도 드물죠.
    방송을 통제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부를 비판하는 일이
    과연 정치적인 일인지 아닌지 저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 체게바라가 누구일까요.
    체게바라가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체게바라가 이 글을 보고 뭐라고 할까요.
  • 역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가 봅니다...
  • 2008.10.29 12:43 댓글추천 0비추천 0
    전형적인 양비론이군요. 마치 아무 대안이 없는 것 처럼 몰아갔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사람이 많아 질 수록 상황은 나빠집니다.

    "앞으로는 정치적무관심 또는 참정권포기가 MB를 뽑게 만들었거나 일조" 한게 아니라는 "이상하고 아무런 근거도 없는 해괴망측한 발상은 좀 거두어주었으면 합니다."
  • 글쎄요. 제 주변에는 다 나쁜 놈이라고 말하면서도 제가 보기에 제일 나쁜 놈에게만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래적으로 무관심"합니다. 관심이 있다면, 정말 관심이 있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의 왜곡이나 자신의 이익과 상반되는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하거든요(사실의 해석에 관한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약간의 문제가 있어 글을 수정하고 다시 입력했습니다**
  • 청죽님 조촐한 자유와 자잘한 낙! 이말씀 넘 현실적이고 저에게도 딱 들어맞는 멋진
    표현 같습니다. 제가 젤로 좋아하는 표현인듯 싶네요... 조촐하고 자잘하다지만
    내안에서의 작음이지 밖에서는 무지 큰편이고 소중하다고 할 수 있지요.
  • 정치에 무관심이 정당한 권리인 양 말씀하시는 군요.

    튜브에 펑크가 났는데 그냥 타고다니십니까?

    우리 삶을 통째로 박살낼 수도 있는 정치라는 게
    자전거에 펑크난 것만큼도 대수롭지 않을까요?

    10년 전처럼 수백만명이 직장을 잃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함으로써 그걸 막을 수 있었는데
    안 해서 요즘 상황을 맞았다먄, 그래도 무관심이 무슨 죄냐고 따지시렵니까?

    내 배 부르고 등 따습다고 남들 배곯는가 말든가 내 알 바 아니라고 하시렵니까?
    초보하고 자전거타고 가다가 초보 자전거에 펑크나면, 나몰라라 하고 혼자 그냥 가시렵니까?

    이 게시판에 글 남기는 건 뭘까요?
    내용이야 뭐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생각과 마음을 주고 받는 게 아닌가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네요.
  • 느림보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열정적인 삶들은 모두 멋있어 보이지만,
    판단이나 실천이 없는 동경은 헛된 망상일 뿐이라고 봅니다.
    양 극단을 오가는 삶에서 방황하지 마시고, 무엇이 옳은가를 판단해 보시고 자신있게 한 편에 서서 논쟁적인 글을 쓰시길...

    비틀즈와 체게바라의 열정은 멋있어 보이지만, 그 분들이 추구한 삶은 상극이었다고 봅니다.
    예술인와 정치인, 몽상가와 혁명가...
    객관적인 판단은 앞에 놓인 사실을 가능한 한 세분하여 이분화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지금 왈바인 우리가 필요한 삶은 어느 것일까요?
    예술인/스포츠맨, 몽상가는 아니고, 정치인/혁명가 쪽으로 치우쳐야 합니다.
    재난은 애써 피할려고 하면 더 다가섭니다. 치열한 논쟁으로 대비해야지요.
  • 무관심이 잘못 보면 동조로 보입니다.

    저는 정치는 모릅니다.
    다만 정치가 저와 저희 가족, 제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서 그냥 무관심하게 지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무관심이란 단어를 좋아 하지 않습니다.
    나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무관심이든 뭐든 상관없겠지만 가족과 친구 특히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 입니다.
    저 하나의 무관심리 별게 아니라고 생각 하시겠지만 결국 그 영향은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옵니다.
  • 키노글쓴이
    2008.10.29 15: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청죽님께; 생전 안 아팠는데 올해 들어서 이상하게 조금씩, 자주 아프기 시작하는군요. 환절기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간간이 잔차는 타면서 근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른분들께; 졸글에 관심있는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 키노님 잘 계시지요?
    얼마전 다시 왈바에 복귀하신다는 글을 봤었는데...
    저도 가끔씩 들어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키노님 건강히 잘 지내시온지요?....아...뵙기가 이리 어려우니...
    그 쪽을(?^^) 지날 일이 점 점 더 묘연(?) 해지고 있습니다.
    지나게 될 일이 생기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건강조심 하시구요..
  • 키노글쓴이
    2008.10.31 05: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인자요산님께; 네. 저도 조심할 테니까 요산님도 늘 건강하세요.
    스카이님께; 바쁘신 거 다 압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럴수록 짜수님, 큐라님과 더 자주 어울리세요. 환절기 건강에 주의하세요.
  • 거의댓글을 안다는 편이지만 이번은 올리게 되네요 잘은 모르지만 정치와 경제는 한몸이라는 것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학이라고 하는 학문도 있구요 우리의 삶의 조건이 변할 수, 침해당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무관심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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