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이 달이 가고 나면 아이들은 수능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게 됩니다.
고3의 부모라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마음이라고하는데
아이들이 기특한 것인지
내가 아이들을 잘 낳아 놓은 것인지 큰 탈없이 가는 것 같아 다소 안심이 됩니다.
큰 아이도 그렇다할 과외 한 번 없이 대학을 갔는데
작은 아이도 작년 9월부터 미술학원만 다녀서
서울의 S대( 이니셜의 편리함, 묘미^^;;)에
수시 합격 했다는 것이 그런대로 자랑이 됩니다.
실은 자랑이라고 하지만 이렇다할 지원이나 격려나,
사랑을 준 것이 아니다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어려서부터 작은 일에서부터 자랑을 잘 하던 큰 녀석에겐
'겸손하라'며 입을 막았고,
매일 같은 그림만 그리는 둘째에겐
'다른 그림도 그리라'며 핀잔을 주었던 것이 생각나
어제 저녁부터 아이가 학원차를 내리는 곳에서
기다립니다.
미술하면 알아주는 H대의 수시는 수능이 끝나야 실기시험이 있고,
실기를 잘 했더라도 그 수능에서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는 학원에서 오자 마자
어깨를 늘어뜨리고 제 방으로 바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보니
잠시나마
딸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주고자 함입니다.
-----------------------------------------------------------------
비가 오고 난 후라 아직도
길이 젖어 있습니다.
라이딩을 나갈 때마다 타고 내려가는
침목으로 된 계단의 나무가 꽤 미끄럽게 보입니다.
길 모퉁이를 돌아 아이를 태운 차가 올 쪽을 바라봅니다.
안개가 자욱하군요.
녹색 LED신호등이 환상적으로 보입니다.
저 멀리 두 번째 신호등도 녹색입니다.
아이의 수능이나 남아 있는 실기시험도
저렇게 '파란 불'이면 좋겠습니다.
안개를 뚫고 차 몇 대가 지나갑니다.
아이가 타고 오는 차는 버스보다는 작지만
승합차 보다는 큰 차입니다.
차를 기다리면서
좌우의 풍경을 눈여겨 봅니다.
건너편 아파트의 출입문은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파란색 경고등이 회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경고등 옆으로 가로등이 있고
옛날 어린시절에 받았던 그림엽서에서처럼
가로등 불빛 아래 안개가 포근하게 보입니다.
가로등에서 가까운 곳에 단풍이 잘 든 나무 한 그루가 있고
빛을 따라 황홀한 노랑과 빨강의 빛이 춤을 춥니다.
멋진 랭글러 한 대가 다가오더니
내 앞에 주차를 하였습니다.
멋있는 차입니다.
젊은이 한 사람이 내리더니
길을 가로질러 건너갑니다.
등에 England라는 글씨가 써진
운동복을 입었군요.
혼자 실소를 합니다.
차는 미제이고, 옷은 영국제?
사람만 조선사람이구만~~
저 멀리 아이가 오고 있을
두 번째 신호등 쪽에서
자전거 한 대가 오고 있습니다.
안장이 낮은 접는 자전거를 탄 젊은이가
맥주집 앞에 뒷바퀴를 미끄러뜨리고 서더니
그 집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머리를 똑같이 깎은 중학생 계집애들과
풋내가 나는 젊은 연인이 지나가고 나도
버스가 오지 않습니다.
학교 앞이라 뻘겋게 칠해 놓은
차도도 안개에 쌓여
무슨색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안개색인듯 합니다.
의외의 장소에서 아빠가 기다리는 것에 대해서 놀랍게 생각한 딸내미가
'아빠, 나 학원에서 칭찬 받았다~~'면서 팔짱을 낍니다.
구상을 참 잘했다며 학원에 놀러 온 손님이 그러더랍니다.
어제의 일이었죠.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달려올지 모릅니다.
담배를 피워 물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별로 싫지 않습니다.
담배연기와 안개가 어울려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노란 버스가 옵니다.
딸내미가 어디 탔나 봅니다.
앞에 앉았었군요.
이틀째 기다려 주는 아빠에게
오히려 고마워합니다.
이렇다할 격려도
사랑도 주지 못한 애비의 마음은 모르겠지요.
오늘도 팔짱을 끼고
안개가 점점 짙어지는 길을 걸어서
얘기 꽃을 피우며 들어왔습니다.
이 달이 가고 나면 아이들은 수능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게 됩니다.
고3의 부모라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마음이라고하는데
아이들이 기특한 것인지
내가 아이들을 잘 낳아 놓은 것인지 큰 탈없이 가는 것 같아 다소 안심이 됩니다.
큰 아이도 그렇다할 과외 한 번 없이 대학을 갔는데
작은 아이도 작년 9월부터 미술학원만 다녀서
서울의 S대( 이니셜의 편리함, 묘미^^;;)에
수시 합격 했다는 것이 그런대로 자랑이 됩니다.
실은 자랑이라고 하지만 이렇다할 지원이나 격려나,
사랑을 준 것이 아니다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어려서부터 작은 일에서부터 자랑을 잘 하던 큰 녀석에겐
'겸손하라'며 입을 막았고,
매일 같은 그림만 그리는 둘째에겐
'다른 그림도 그리라'며 핀잔을 주었던 것이 생각나
어제 저녁부터 아이가 학원차를 내리는 곳에서
기다립니다.
미술하면 알아주는 H대의 수시는 수능이 끝나야 실기시험이 있고,
실기를 잘 했더라도 그 수능에서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는 학원에서 오자 마자
어깨를 늘어뜨리고 제 방으로 바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보니
잠시나마
딸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주고자 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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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난 후라 아직도
길이 젖어 있습니다.
라이딩을 나갈 때마다 타고 내려가는
침목으로 된 계단의 나무가 꽤 미끄럽게 보입니다.
길 모퉁이를 돌아 아이를 태운 차가 올 쪽을 바라봅니다.
안개가 자욱하군요.
녹색 LED신호등이 환상적으로 보입니다.
저 멀리 두 번째 신호등도 녹색입니다.
아이의 수능이나 남아 있는 실기시험도
저렇게 '파란 불'이면 좋겠습니다.
안개를 뚫고 차 몇 대가 지나갑니다.
아이가 타고 오는 차는 버스보다는 작지만
승합차 보다는 큰 차입니다.
차를 기다리면서
좌우의 풍경을 눈여겨 봅니다.
건너편 아파트의 출입문은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파란색 경고등이 회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경고등 옆으로 가로등이 있고
옛날 어린시절에 받았던 그림엽서에서처럼
가로등 불빛 아래 안개가 포근하게 보입니다.
가로등에서 가까운 곳에 단풍이 잘 든 나무 한 그루가 있고
빛을 따라 황홀한 노랑과 빨강의 빛이 춤을 춥니다.
멋진 랭글러 한 대가 다가오더니
내 앞에 주차를 하였습니다.
멋있는 차입니다.
젊은이 한 사람이 내리더니
길을 가로질러 건너갑니다.
등에 England라는 글씨가 써진
운동복을 입었군요.
혼자 실소를 합니다.
차는 미제이고, 옷은 영국제?
사람만 조선사람이구만~~
저 멀리 아이가 오고 있을
두 번째 신호등 쪽에서
자전거 한 대가 오고 있습니다.
안장이 낮은 접는 자전거를 탄 젊은이가
맥주집 앞에 뒷바퀴를 미끄러뜨리고 서더니
그 집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머리를 똑같이 깎은 중학생 계집애들과
풋내가 나는 젊은 연인이 지나가고 나도
버스가 오지 않습니다.
학교 앞이라 뻘겋게 칠해 놓은
차도도 안개에 쌓여
무슨색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안개색인듯 합니다.
의외의 장소에서 아빠가 기다리는 것에 대해서 놀랍게 생각한 딸내미가
'아빠, 나 학원에서 칭찬 받았다~~'면서 팔짱을 낍니다.
구상을 참 잘했다며 학원에 놀러 온 손님이 그러더랍니다.
어제의 일이었죠.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달려올지 모릅니다.
담배를 피워 물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별로 싫지 않습니다.
담배연기와 안개가 어울려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노란 버스가 옵니다.
딸내미가 어디 탔나 봅니다.
앞에 앉았었군요.
이틀째 기다려 주는 아빠에게
오히려 고마워합니다.
이렇다할 격려도
사랑도 주지 못한 애비의 마음은 모르겠지요.
오늘도 팔짱을 끼고
안개가 점점 짙어지는 길을 걸어서
얘기 꽃을 피우며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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