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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일기

obmml2008.11.12 09:00조회 수 828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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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해변가

바람 쌩쌩부는 갈대밭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합니다

바다도 깜깜하고 하늘도 깜깜합니다

덩달아 내마음도 깜깜하지만

하늘의 별을 헤며 불을 밝혀봅니다

무수히 많은 별들중에 별자릴 찾는일이

모래사장에 바늘 찾는것 처럼 어려운줄 첨 알았습니다

동서로 길게 은하수가

봉평마을 효석의 소금밭  처럼 뿌려져있습니다

서쪽 하늘 저 하얀 밝은별이 견우성일겁니다

그리고

까치머리 허옇게 벗겨지도록 돌 이어 날라 만든 오작교

은하수 저편 별속에 직녀성을 찾아보지만 쉽지만은 안습니다

칠월칠석날에는 비가 한방울 이라도 꼭 온다든데

그 빗물은 견우와 직녀가 만날때 반가워 흘리는 눈물이라 하데요

칠월칠석은 아니지만 열밤쯤 지나고 오작교 건너 은하수를 타려합니다

어린날 소풍 기다려지듯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문득 어느책에서 본글이 떠 오릅니다

오래전에 읽은글이라 자세히는 모르겠고

그냥 이런 글이 였던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흔적이 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로를 느꼈던

느끼지 안았던

훗날

잔잔한 미소속에 생각나는

서로의 흔적이였으면 합니다」

가까이 있을때는 그 흔적이 아니라

존재조차도 잊고 살았는데

홀로 덩그라니 떨어져 있으니

그 흔적들이 많이 그리워집니다

그리움이 흐릅니다

뿌옇게 김서린 유리창에 물방울 흘러 내리듯

그리움이 그렇게 흐릅니다

그리움은 나의 세월이며 또 다른 나 일 것 입니다

심한 몸살 앓듯 밤새 부대끼다

여명을 안고 서늘히 부는 바람을 맞으며

가방도 메지 않은채 여행을 떠납니다

바람이 앞을 막아섭니다

그래도 난 가야합니다

심청각이 있는 100고지 언덕을 힘겹게 오릅니다

그리고 귓에 꽂은 이어폰 에서는

양희은의 한계령이 흐릅니다

「저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산은 내게 잊으라 잊으라 하고...

내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

늦은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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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그렇죠.....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오랜시간 있다보면,
    순간 그리워 지는 얼굴들이 떠 오르게 되죠.

    갑자기 사람들이 그리워 지고....갑자기 혼자 있는 것에 울컥 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ㅎ

    그러한 곳에 있어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기도 하고 철학자가 되기도 하며,
    수필가가 되기도 하고,
    휴머니스트가 되기도 하는 아주 좋은 점도 많습니다.

    여유로운 여행 즐기시다 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히 잘 읽어봤습니다...^^
  • obmml글쓴이
    2008.11.13 11:56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 감사합니다
    저는 이곳 백령으로 여행(?)온지 1년하구도 9일이 지났네요...07년 11월 4일 入島...
    아직 여행(?)을 끝내려면 6개월이 남았구요
    전에는 열심히 달렸는데...SUB-3및 07년 국토횡단 울트라마라톤 우승(308km/45시간45분)...
    이곳에와 혼자 뛰기도 지루 하여 잔차를 한대 사서 요즘은 반 뛰고 반 타고 하는 군인(해병)입니다
    생각 보다 잔차도 재미있는 운동이네요...대신 주머니가 많이 가벼워 졌구요^^ㅎ
    혹 제가 백령을 떠나기전 백령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면...잔차를 즐기시는 모든분들...
    제게 연락주세요.만난 점심과 안내 해드리겠습니다...016 9523 0234 해병원사 오병무...
    모든 분들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아...해병이시군요...^^

    제가 아는 후배 한녀석이 (89년에 입대)
    인천 앞 바다쪽에 있는 "우도"에서 해병으로 있던 녀석인데
    그녀석이 하는 말이....섬 자체가 외로워서 그게 더 무섭고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훈련 빡시게 받는 날이 더 좋다고 그랬던 이야기가 생각 납니다.
    아무튼,
    건강히 무탈하시게 전역하시는 그날까지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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