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약속한 그날이 왔다. (가족회의)
시간은 주일오후 11시 아이들은 모두 잠이 들고
과일안주와 맥주를 내어오는 집사람.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산에 갔다 왔다.
신나게 패달 질을 하고 일주일 동안 회사에서 받아온 스트레스를
힘들게 내 뿜은 호흡과 함께, 날려 버렸다.
기분도 나름 괜찮고 집사람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는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한 목음씩 마셨다.
집사람이 먼저 말문을 연다....
“자기야 나 사랑해”
일차적 충격이 생각보다 크게 전해 온다.
말속에 뼈가 있었다.
(우리는 결혼 한지 6년이 되었고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두었다)
“당근 사랑하지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지”
내가 우리 가족 먹여 살린다고 나름 얼마나 고생하고있는데,
자기도 잘 알잖아.....
자기 머 필요한거 있어, 말해 여유조금있을때 바로 사줄게.
집사람은 듣고만 있다...
(그러나 집사람이 왜 이런 말을 나에게 하고 있는지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를 방어에 들어갔다.)
술잔이 반쯤 비웠을때 집사람이 말했다.
“그래 늘 자기혼자 힘들게 돈 벌어 와서 우리가족 모두 이렇게 편히 사는거
인정해 하지만 주일 마다 혼자 자전거 타고 내 심정은 어떻겠어?”
드디어 기다렸던 핵심이 나왔다.!
결국 문제는 자전거생활이다.
나도 잠깐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예전 이야기부터 집사람에게 꺼낸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 그 여름날
내가 자전거 쫄 반바지 입고 교회 왔다 갔다 하다.
자기가 날 보곤 변태 아니냐며 쏘아 붙였던 일 말이야
교회에 이런옷 입고 다닌다고 하면서...... ㅜ ㅜ
===33 휴 (작전이 먹혔다, 집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온다.)
우리는 오래전 교회에서 친구로 만났었다.
나는 첫 눈에 집사람에게 반했었다.(무지 이뻤기 때문에)
당시 나의 복장은 그의 맨날 스판,쫄 옷(자전거 유니폼)을 입고 다녔기 때문에
집사람은 나를 변태 취급했었다. 그래도 좋았다.^^
그런 이 여자를 개과천선(改過遷善)시켜 보겠다는 사명으로
얼마나 많은 각고의 노력을 했었는지 모른다.
제일먼저 초급XC 자전거를 하나 선물해 주고, 옷과 헬멧 등등..
생각 보다 많은 지출을 안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전은 성공했었다 점점 자전거 타는 나에게 매력을 느끼며
나에게 조금씩 빠져들어 왔다.
나는 지금도 말한다.
용감한 남자가 미인을 얻는것이 아니고
진정한 미인이 남자를 용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아~!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33 휴 (작전이 먹혔다, 집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온다.)
자기야 내가 자전거 타는거 조금만 이해해주라 자기 마음 다 알아.
하지만 나도 스트레스가 넘 많고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숨이 막힐 것 같에
요즘 경기도 않좋고 하루 종일 힘든게 한, 두 가지가 아니야
나도 늘 자기한테 미안해,
응~ 앞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생각할거니까. 좀 참아 주라
응~ (사정사정 해본다.)
집사람도 잠시 생각하며 말을 멈추더니,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기한테 자전거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 잘 알아....
하지만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 그럼 이렇게 해.
“자전거 타고 혼자 나가서 살레, 아니면 자전거 말고 우리 같이 살레”
자기 예전에 결혼하기 전에 나를 위해선 모든 것을 포기 할 수 있다고 했었지
크~~ 말속에 칼이 들었다.
결국 집사람에게는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의사다.
나는 고개 숙이며 말했다. (그동안 정말 많이 미안했기 때문에)
힘없이..... “알았어, 자전거포기 할게.”
나는 거짓없이 정말 진심으로 말했다.
그래도 가족이 훨씬더, 아니 비교대상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힘없이 말하는 내 모습을 보고있는 집사람의 눈에는 이미 이슬이 맺혔다.!!
그리고 집사람이 말했다.
자기야 미안해, 나는 사실 자기가 요즘 나한테 너무 무심한 것 같아서 말한건데,
이렇게 까지 말하니까 내가 넘 미안해지잖아...
내가 잘못했어.......
나도 더 이해하도록 노력할게.
그렇게 하루, 이틀이 흘렀다.
나(이삭)는 또 자전거에 오른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을려고 하면 살것이라.)
나는 열번이고 백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해도, 너를 사랑할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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