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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2

lesaac2008.11.19 15:03조회 수 119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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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과 약속한 그날이 왔다. (가족회의)

시간은 주일오후 11시 아이들은 모두 잠이 들고
과일안주와 맥주를 내어오는 집사람.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산에 갔다 왔다.
신나게 패달 질을 하고 일주일 동안 회사에서 받아온 스트레스를
힘들게 내 뿜은 호흡과 함께, 날려 버렸다.
기분도 나름 괜찮고 집사람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는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한 목음씩 마셨다.
집사람이 먼저 말문을 연다....

“자기야 나 사랑해”

일차적 충격이 생각보다 크게 전해 온다.
말속에 뼈가 있었다.
(우리는 결혼 한지 6년이 되었고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두었다)

“당근 사랑하지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지”
내가 우리 가족 먹여 살린다고 나름 얼마나 고생하고있는데,
자기도 잘 알잖아.....

자기 머 필요한거 있어, 말해 여유조금있을때 바로 사줄게.

집사람은 듣고만 있다...
(그러나 집사람이 왜 이런 말을 나에게 하고 있는지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를 방어에 들어갔다.)

술잔이 반쯤 비웠을때 집사람이 말했다.
“그래 늘 자기혼자 힘들게 돈 벌어 와서 우리가족 모두 이렇게 편히 사는거
인정해 하지만 주일 마다 혼자 자전거 타고 내 심정은 어떻겠어?”

드디어 기다렸던 핵심이 나왔다.!

결국 문제는 자전거생활이다.

나도 잠깐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예전 이야기부터 집사람에게 꺼낸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 그 여름날
내가 자전거 쫄 반바지 입고 교회 왔다 갔다 하다.
자기가 날 보곤 변태 아니냐며 쏘아 붙였던 일 말이야
교회에 이런옷 입고 다닌다고  하면서...... ㅜ ㅜ

===33 휴 (작전이 먹혔다, 집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온다.)

우리는 오래전 교회에서 친구로 만났었다.
나는 첫 눈에 집사람에게 반했었다.(무지 이뻤기 때문에)
당시 나의 복장은 그의 맨날 스판,쫄 옷(자전거 유니폼)을 입고 다녔기 때문에
집사람은 나를 변태 취급했었다. 그래도 좋았다.^^
그런 이 여자를 개과천선(改過遷善)시켜 보겠다는 사명으로
얼마나 많은 각고의 노력을 했었는지 모른다.
제일먼저 초급XC 자전거를 하나 선물해 주고, 옷과 헬멧 등등..
생각 보다 많은 지출을 안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전은 성공했었다  점점 자전거 타는 나에게 매력을 느끼며
나에게 조금씩 빠져들어 왔다.

나는 지금도 말한다.
용감한 남자가 미인을 얻는것이 아니고
진정한 미인이 남자를 용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아~!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33 휴 (작전이 먹혔다, 집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온다.)

자기야 내가 자전거 타는거 조금만 이해해주라 자기 마음 다 알아.
하지만 나도 스트레스가 넘 많고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숨이 막힐 것 같에
요즘 경기도 않좋고 하루 종일 힘든게 한, 두 가지가 아니야
나도 늘 자기한테 미안해,
응~  앞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생각할거니까. 좀 참아 주라
응~ (사정사정 해본다.)

집사람도 잠시 생각하며 말을 멈추더니,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기한테 자전거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 잘 알아....
하지만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 그럼 이렇게 해.

“자전거 타고 혼자 나가서 살레, 아니면 자전거 말고 우리 같이 살레”
자기 예전에 결혼하기 전에 나를 위해선 모든 것을 포기 할 수 있다고 했었지

크~~ 말속에 칼이 들었다.

결국 집사람에게는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의사다.

나는 고개 숙이며 말했다. (그동안 정말 많이 미안했기 때문에)
힘없이..... “알았어, 자전거포기 할게.”
나는 거짓없이 정말 진심으로 말했다.
그래도 가족이 훨씬더, 아니 비교대상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힘없이 말하는 내 모습을 보고있는 집사람의 눈에는 이미 이슬이 맺혔다.!!
그리고 집사람이 말했다.

자기야 미안해, 나는 사실 자기가 요즘 나한테 너무 무심한 것 같아서 말한건데,
이렇게 까지 말하니까 내가 넘 미안해지잖아...
내가 잘못했어.......
나도 더 이해하도록 노력할게.




그렇게 하루, 이틀이 흘렀다.
나(이삭)는 또 자전거에 오른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을려고 하면 살것이라.)

나는 열번이고 백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해도, 너를 사랑할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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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밥 (by 구름선비) 이걸좀 보세유.. 배아파 죽겠.. (by scifo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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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걍 가족이랑 같이 타면 어떨까요... 가끔씩은...
  • lesaac글쓴이
    2008.11.19 15:53 댓글추천 0비추천 0
    넹^^

    노력하고 있어요 형님..
    평일은 집사람이 시간이 있어도 지가 없고, 쉬는 날은 아이들이 아직 어려 봐줄 곳이 없어요^^;
    이린이 집에 다니기는 한데
    쉬는날은 이린이 집도 같이 쉬고해서
    아이들 어릴때는 환경적으로 어쩔수 없어서요,
    지금은 집사람도 자전거 타는거 무척 좋아 합니다.
    단지 같이 탈수있는 시간이 안되서 그렇죠... ㅜㅜ

    머~~ 사정이 그렇답니다...행님
  • 아이들이 조금 커서 같이 타보시면 타는것도 봉사입니다. ㅋㅋㅋ
    거리는 10키로 미만에 평속도 10키로 미만이랍니다. 힘들다는 마눌과 아이들 보면
    한숨이 나오긴 하지만 즐겁기는 합니다. 오래타지 못하는것이 아쉽지요...^^
  • 그래도 이삭님은 나름 자주 타시는거 같네요...전 주말에도 탈시간이 없답니다.
    이녀석들이 놓아주지를 않네요...애들이 조금 크면 마눌은 조용히(?) 지시만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오른팔 왼팔이 되어 충성을 맹세하며...에휴
  • 나가살래, 같이살래 하는 부분에서 우껴서 죽는줄알았음돠.결정적인 부분에서..ㅋㅋㅋ
  • 같은 대답을 해도 울마눌은 미안한게 아니고 "그럼 자전거 팔자" 뜨억...그건 아니잖아...
    라고 전 말하죠...조심해서 간간히 탈게 제발 봐줘 하지만...에휴
  • lesaac글쓴이
    2008.11.19 16: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선인님..^^ 좀 쌍이신듯 "그럼 자전거 팔자" ㅋㅋ
  • 아이들이 어릴때 좀더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세요...일요일에 자전거도 좋지만 격주로 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아이들과 부인과 일요일에 나들이 하는것 사진 찍어주는것 몇해 못합니다. 할수 있을때 최선을 다해서 하시고 자전거는 나이 들어서 더 빡세게 재밌게 탈수도 있습니다.
  • 에이!!재미업다.

    뭐!!싸우고 ,,친정가고.. 사내 몬사네 해야...
    주위에 관객이 재미있는데 ㅋㅋㅋㅋㅋ

    나에 비극이,남에게는 희극이라니까요.

  • 아직 부인이나 자녀들이 아빠를 많이 필요로 할 시기로군요.
    내 좋아하는 취미만 생각하고 서운하게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부인께서 자전거 타시는 것을 어느 정도는 용인하시는 듯 하니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보시지요.

    세월이 흐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인과 자녀들로부터 훨씬 자유로워 집니다.
    말이 자유로워 지는 것이지, 소외당한다는 표현이 더 현실적이겠지요 ㅋㅋ
  • 그나저나 와이프님 정말 미인 이십니다 그려~^^;
  • 그래서 나는 나이들어 잔차 못타면 켐핑카 유아방처럼 꾸며서 벙개나오는 아빠들 아가 맡아서
    뒤따라간다했더니 어느분은 자기는 포장마차 형 차를 만들어 따라다닌다고 하던대
    문제는 난아직 운전에 운자도 모른다는것이 문제라는 ㅎㅎㅎ

    내가 운전 배운다하면 남편은 극구 반대임니다 운전배우는과정부터 차한대 움직이는비용 으로
    콜택시타라내요 ^^*

    부인이 참 미인이예요 ^^
  • 이삭님에게도 숨겨진 아픔이 있었군요.
    저도 아이들이 어릴 때 자전거에 미쳐서 주말만 되면 집사람을 과부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투기도 많이 했고 이삭님과 같은 대화도 많이 했습니다. 상황이 눈에 선합니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사모님이 무척 힘든가 봅니다. 조금만 더 크면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면 되는데 그게 아직 안되는 것 같습니다. 휴일에 아이들 돌봐 주는 곳이 있으면 좋으련만.(베이비시터는 안 되나?)
    탑돌이님 말씀처럼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시면서 조금만 더 관심 기울여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전...정말 따님인줄 알았습니다. 제 눈엔 왜 이케 어리게 보이죠? 초딩인줄 알았다는....^^
    참 그리구 교회 다니시는걸 보니 이삭이라는 아이디가 그 이삭이었군요...^^ 이번에는 부인과 다시한번 모리아산에 다녀오셔야 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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