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친 보좌하느라 얼어 죽을뻔했습니다.

kuzak2008.12.14 21:38조회 수 1400댓글 9

    • 글자 크기


매우 오랜만에 함께 라이딩을 하기로 철썩같이 약속을 했더랬습니다. 몇달전에 새로 산 올마를 구경시켜주고 싶어서 그놈을 끌고 나갔지요.

제가 엠티비 첫 라이딩을 한겨울에 하였고, 달리는 자전거 수통 거치대의 생수가 요동치는 형상으로 얼어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추위였음을 아직도 기억하기에 철저하게 방한 조치하고 집을 나섰죠.

5분정도 달리니 슬슬 땀이 나고, 너무 오버했나 싶어서 지퍼도 좀 열고 한강으로 고고씽~~

가양대교 쯤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저는 일산, 여친은 영등포) 만나자마자 , 손시려 발시려!!!  딱 보니까 몸통만 몇겹으로 뚤뚤 말고 손, 발, 귀 등은 거의 신경 안쓴 복장.

도대체 세트로 구비해준 종합 방한 용품은 어디다가 모셔두고..--;

일단 방화대교까지 다시 올라와서 편의점 방문하여 뜨거운 걸로 몸좀 녹이기로 하였습니다.
반시각 정도 있다가 나올때 시간이 3시 정도 되었나본데 거기서 빠빠 하려니 집까지 혼자 보내기가 안쓰럽더라구요. 여친은 그냥 각자 집으로 가자고 하는데 이런 테스트에 홀라당 넘어가면 일주일이 괴롭지요. --; (8년쯤 되다 보니 몸으로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ㅜ.ㅜ)

장갑을 바꿔 끼우고 영등포 방향으로 출발.

이 장갑이 거의 뭐..면장갑 수준이라 장갑을 끼운건지 안끼운건지 너무 손이 시려워서 나중엔 아프더라구요. 이걸끼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흑. 여친은 이제 손 안시렵다고 신났습니다.

영등포 도착하니 손이 감각도 없고..완전 동태되었네요. 해도 어느새 저물어 가고, 다시 장갑 교환하고 길을 나섰죠. 한번 차가워진 손은 도무지 회복될 기미도 없고 오히려 보냉되는 상태를 유지하며 손에서 시작된 냉기가 몸 전체로 퍼져나가고 난리났습니다. 이러다 길에서 동사하는건 아닌가...흑흑..

아까 그 편의점에 다시 들러 지갑에 딸랑 남은 천원짜리 한장으로 캔커피를 하나 샀습니다. 떨어질새라 두손에 꼭 부여잡고 손을 녹이며 한참을 앉아 있었네요. 마시지도 못하고 그 놈이 온기를 잃어 냉커피가 될때까지 달달 떨면서 그러고 있으니 처량 맞습니다. ㅠ.ㅠ

자랑 좀 하려고 끌고 나간 무식한 넘이 왜 이리 주인을 힘들게 하는지 초등학생한테 줄줄이 따이고. 어기적 어기적..해도 떨어지니 기온 급강하에 점점 추워지고, 헬프미 ㅠ.ㅠ 집에 오니 6시. 완전 깜깜.

덧신까지 벗어서 끼워줬으면 저는 아마 죽었을겁니다.
하나밖에 없는 구멍 술술 뚤린 여름용 클릿 신발인데...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9
  • 동사를 핑계로 한 염장성 글이군요
    그래서 인정할 수 업다는...
    이런 날씨에 잔차 타는 여친이라면 모두들 업어갈 듯... 복받으신 겝니다...
  • ㅉㅉㅉ 남은 천원으로 지하철 표를 한장 사서 일산까지 타고 가셨어야죠.
    어제도 한강은 꽤 춥던데....
  • 같이 잔차를, 그것도 엄동설한에 타 주는 여친이 있으셔서
    행복하시겠습니다. 부럽습니다.

    언 몸이야 금방 녹겠지만
    이 글을 읽은 싱글족들의 언 마음은 어느 세월에.....
    (응? 또 횡설수설..)

    =3=33=3333333333
  • 힌트 하나 ~~~~~~~~~~~~~~~~~~~~~~~~~~~~~~~~~~~~~~~~~~~한강 매점마다
    컵라면 먹을수있는 뜨거운물이 요소마다 있읍니다
    물병에 물이 떨어지기전에 뜨거운 물을 보충하여 손도 녹이고 가슴에 품고 마음도 녹이고 *^^*
  • 저도 올 해 열심히 여기저기 들이대 봤는데....
    그래도.... 안생겨요 ㅠ.ㅠ
  • 아마쿠사님// "저도 올 해 열심히 여기저기 들이대 봤는데...." 안습입니다.
    올해가 지나기전에 참한 여친하나 맹그시기를 기원합니다.
  • 8년째 여친님께 지극정성이시네요.ㅎㅎ 저는 6년 지나니까 왠수로 보이던데요.
    그래서 평생 고생시킬려구 결혼까지 해버렸습니다...ㅋㅋ
  • 2008.12.15 08:15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마쿠사님 겨울이 가기전에 좋은 여친분 만나길 바랍니다.^^
  • 흠 이건 아무리 읽어봐도 염장성 글로 밖에 안 보이네요;;

    첫째 자랑은 이 엄동설한에 여우목도리 있다는 것
    둘째는 그 여친이 이 엄동설한에 잔차까지 탄다는 것......
    셋째는 그 둘이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장갑 바꿔끼기 놀이, 여친 집에 데려다 주기 놀이........)

    그 염장에
    kuzak님이 얼어 죽건 말건 그건 제가 상관할 바 아니고.

    부럽습니다 그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188103 raydream 2004.06.07 389
188102 treky 2004.06.07 362
188101 ........ 2000.11.09 175
188100 ........ 2001.05.02 188
188099 ........ 2001.05.03 216
188098 silra0820 2005.08.18 1474
188097 ........ 2000.01.19 210
188096 ........ 2001.05.15 264
188095 ........ 2000.08.29 271
188094 treky 2004.06.08 264
188093 ........ 2001.04.30 236
188092 ........ 2001.05.01 232
188091 12 silra0820 2006.02.20 1565
188090 ........ 2001.05.01 193
188089 ........ 2001.03.13 226
188088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물리 쪼 2003.08.09 215
188087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아이 스 2003.08.09 245
188086 글쎄요........ 다리 굵은 2004.03.12 540
188085 분..........홍..........신 다리 굵은 2005.07.04 712
188084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4 che777marin 2006.05.31 150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