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근무를 하는 직업입니다.
교대 근무를 생각하니 옛날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는군요.
옛날 구로공단 주변에는 지금의 쪽방과 같은 자취방이 많았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공동 수도가 하나 있고, 작은 화장실도 하나 있는….
당시 구로동에 위치한 공장의 교대 근무란 하루에 여덟시간을 일하고 다음 조가 근무하는
그런 교대근무였죠.
누군가는 일하고 있어야 하는 직종이 여럿이지만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은 거의 같을 줄 압니다.
저도 이 직업에 들어오자마자 교대근무를 하였으니까
아마 교대근무를 한 기간이 약 20년은 된 듯 합니다.
날이 바뀌면 근무가 달라져서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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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많이 낀 날씨입니다.
지난 봄부터 버스에 몸을 싣고
출근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출근하여 준비할 것들이 있어서
저의 출근시간은 다른 사람보다 한 시간 정도
이릅니다.
해가 막 떨어지는 시간에 출근을 합니다.
버스를 따라 달리던 해는 산과 나무와 나즈막한 건물에
잠시 숨던가 가끔은 심연같은 껌껌함 속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합니다.
그렇게 따라가다가 같이 놀 해마져 없어져 버리면
물끄러미 황혼을 즐깁니다.
황혼을 배경으로 보는 고목나무와
황혼을 배경으로 보는 고층아파트,
꽤 오래 되었을 느티나무와
더 오래 되었을지도 모르는 소나무
그들의 등은 검은 색입니다.
옛날 사진을 찍을 때도
녹색 배경에 검은색으로 떨어지는 나무 줄기를 즐겨 찍었는데
지금 사진을 찍지 않아도
황혼에 검은 배를 내 놓는 고목은
어떤 것이라도 다 초월한 듯 합니다.
환상을 깨는 전선줄만 없었더라면….
고목나무의 실루엣과
고층 아파트의 거대한 뒷모습을 안고
황혼이 시들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버스는 퇴뫼산이 저만치 보이고
천견산이 지척인 내(川)에 가까이 와 있습니다.
옛날,
대궐이 있었다는 동네 대궐터~~
그 대궐터를 건너는 내에 있는 다리에 다다라 있는 것입니다.
그 오른편에는 소나무 숲이 있는데
여름이면 백로 무리가 허옇고
황혼이 아니라면 이 철에도 그 소나무 숲 어디 한 켠이라도
백로가 앉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숲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퇴뫼산 정상에 살짝 걸쳐서 가늘게 남아있는 누르른 빛이
제가 서 있는, 아니 제가 타고 있는 버스가 서 있는
다리 아래 수면에 남아 있습니다.
요즘은 떠나지도 않는다는 청둥오리가
내 속을 헤엄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이른 가을엔
백로도 자주 보였던것 같은데
지금 보이는 것은 청둥오리가 맞는 듯 합니다.
여름 철새인 백로는 갔다고 믿는 것이지요.
노란 색에서 흰 색으로 띠가 바뀌고
청둥오리를 바라다 보는 것을 멋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짧습니다.
그만큼 내 인내와 인간됨과
수양이 부족한 것이지요.
주택 개발이 한창인 지역이라
앞으로의 교통란은 불을 보듯합니다.
대규모 주택단지에 많은 사람이 입주하고
이 다리 주변의 통행량도 많다고 보면
자리가 되어 대궐이 있었다는 대궐터와
광릉숲을 내려다보는 천견산 자락도
그 명맥을 이을 명분도 사라질까요?
황혼의 출근,
이것도 멋이라고 생각하면
멋이 될 수도 있을까요?
(며칠 전 출근하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근무중입니다.)
교대 근무를 생각하니 옛날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는군요.
옛날 구로공단 주변에는 지금의 쪽방과 같은 자취방이 많았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공동 수도가 하나 있고, 작은 화장실도 하나 있는….
당시 구로동에 위치한 공장의 교대 근무란 하루에 여덟시간을 일하고 다음 조가 근무하는
그런 교대근무였죠.
누군가는 일하고 있어야 하는 직종이 여럿이지만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은 거의 같을 줄 압니다.
저도 이 직업에 들어오자마자 교대근무를 하였으니까
아마 교대근무를 한 기간이 약 20년은 된 듯 합니다.
날이 바뀌면 근무가 달라져서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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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많이 낀 날씨입니다.
지난 봄부터 버스에 몸을 싣고
출근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출근하여 준비할 것들이 있어서
저의 출근시간은 다른 사람보다 한 시간 정도
이릅니다.
해가 막 떨어지는 시간에 출근을 합니다.
버스를 따라 달리던 해는 산과 나무와 나즈막한 건물에
잠시 숨던가 가끔은 심연같은 껌껌함 속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합니다.
그렇게 따라가다가 같이 놀 해마져 없어져 버리면
물끄러미 황혼을 즐깁니다.
황혼을 배경으로 보는 고목나무와
황혼을 배경으로 보는 고층아파트,
꽤 오래 되었을 느티나무와
더 오래 되었을지도 모르는 소나무
그들의 등은 검은 색입니다.
옛날 사진을 찍을 때도
녹색 배경에 검은색으로 떨어지는 나무 줄기를 즐겨 찍었는데
지금 사진을 찍지 않아도
황혼에 검은 배를 내 놓는 고목은
어떤 것이라도 다 초월한 듯 합니다.
환상을 깨는 전선줄만 없었더라면….
고목나무의 실루엣과
고층 아파트의 거대한 뒷모습을 안고
황혼이 시들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버스는 퇴뫼산이 저만치 보이고
천견산이 지척인 내(川)에 가까이 와 있습니다.
옛날,
대궐이 있었다는 동네 대궐터~~
그 대궐터를 건너는 내에 있는 다리에 다다라 있는 것입니다.
그 오른편에는 소나무 숲이 있는데
여름이면 백로 무리가 허옇고
황혼이 아니라면 이 철에도 그 소나무 숲 어디 한 켠이라도
백로가 앉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숲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퇴뫼산 정상에 살짝 걸쳐서 가늘게 남아있는 누르른 빛이
제가 서 있는, 아니 제가 타고 있는 버스가 서 있는
다리 아래 수면에 남아 있습니다.
요즘은 떠나지도 않는다는 청둥오리가
내 속을 헤엄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이른 가을엔
백로도 자주 보였던것 같은데
지금 보이는 것은 청둥오리가 맞는 듯 합니다.
여름 철새인 백로는 갔다고 믿는 것이지요.
노란 색에서 흰 색으로 띠가 바뀌고
청둥오리를 바라다 보는 것을 멋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짧습니다.
그만큼 내 인내와 인간됨과
수양이 부족한 것이지요.
주택 개발이 한창인 지역이라
앞으로의 교통란은 불을 보듯합니다.
대규모 주택단지에 많은 사람이 입주하고
이 다리 주변의 통행량도 많다고 보면
자리가 되어 대궐이 있었다는 대궐터와
광릉숲을 내려다보는 천견산 자락도
그 명맥을 이을 명분도 사라질까요?
황혼의 출근,
이것도 멋이라고 생각하면
멋이 될 수도 있을까요?
(며칠 전 출근하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근무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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