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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덕에 여름을 수월하게 났구만

靑竹2008.12.25 23:02조회 수 140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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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 덕에 여름철을 수월하게 났구만"

"그게 무슨 말예요?"

"응...아무리 더워도 장농 위의 팥빙수 기계를 보면
금새 시원해지더라구. 저놈 아녔으면 여름을 어찌 났을지"


마누라가 친구집에 갔더니
얼음을 기계로 갈아 직접 만든 팥빙수를 내오더랍니다.
그걸 먹어 본 마누라는 오는 길에 대뜸 시장에 가서
그걸 하나 사고 팥이며 과일 등속에 연유까지 사가지고 오더니
냉동실에 얼린 얼음을  그 기계로 갈아서
팥빙수를 만들어 주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그런데 딱 한 번 그렇게 만들어 주곤
그게 끝이었습니다. ㅋㅋ

한 5년 넘게 장롱 위를 굳건하게 지키더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기계가 가출을 했는지
어느날부터인가 안 보이더군요.


마누라가 어디서 뭘 보면 잘 지르는 편입니다.
몇 달 전엔 어디 가서 멕시코 전통 음식인
또띠야인지 뭐시깽인지를 맛보고 오더니
재료를 잔뜩 사가지고 온 겁니다.

프라이팬에 구운 얇은 밀가루 반죽에
닭가슴살과 온갖 야채와 머스터스 소스로 만든 속을 넣어
둘둘 말아서 먹는 건데 이것도 별미던데
세 개 정도 먹으면 배가 부르더군요.
그런데 이 요리도 그게 끝이었습니다.ㅋㅋㅋ

그런데 냉동실에는 아직 굽지 않은 밀가루 반죽 수십 장이
몇 달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여보, 아무래도 한 일 년은 발효를 시킨 다음에 먹어야 제맛이 나겠지?"

"네? 뭐가요?"

"응..냉동실에 또띠야 말야.
일 년을 기다리자니 좀 지루하기도 하네.
그래도 참고 기다려야지 뭐"

"호호호. 알았어요. 내일 재료 사다가 만들어 줄게요"

그런데 생태찌개를 큰 그릇으로 다 먹은 뒤에
이걸 먹었더니 움직임이 부자유스럽네요.
체중조절 전선에 차질이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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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어찌 간에...청죽님 입맛도..그리 만만치(??)는 않는 듯 하옵니다....

    그 입맛에 따라...팥빙수!!! 하면...팥빙수 대령하고...
    또띠야...인지,,,,또?..띠야?? 인지 주문하면....척척 대령하옵는....
    싸모님..음식 솜씨가 부럽기도 하고....

    (간혹...음식 솜씨 없는 마눌님 모시고 사는 사람 보고....음식 타박한다고 하는 사람들 보면...
    그냥...XX아리를 확!!!! 찢고 싶다는.....욱풀민(??) 성질이 나는 듯.......)
  • 집 밥 먹어 본지가 오래서.....

    이추운날에 팥빙수라???

    아주머니 자랑 하시는 방법도 여러 가집니다.

    뭐 소문이???
    아주머니 께서 되야지 키우는 선수라는 소문이...

    이거이!! 큰 실언을 ...쥑여주시옵소서...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 靑竹글쓴이
    2008.12.25 23:24 댓글추천 0비추천 0
    헉?
    정말 화내시는 건 아니쥬? ㅋㅋㅋ
    저라고 성자연할 리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디 가서 주인이 맛있다며 내오는 음식이
    도저히 입에 맞지 않을 때 입으로는

    "아 네. 정말 맛있네요" 하면서 시늉을 내며 먹긴 하지만
    고행,혹은 수행하는 느낌을 가집니다.



  • 靑竹글쓴이
    2008.12.25 23:26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지랭이님요.
    제 태생이 도야지 띠니 어쩝니까? ㅋㅋㅋ
  • ㅋㅋㅋㅋㅋ 그래도 드시는 시늉은 하시는 군요.
    저는 처가에가면, 물에다 밥 말아 먹습니다.

    태생이 개여서 달밤에 쓰잘데기 없는 소리
    짖어대고 있습니다.ㅋㅋㅋㅋ
  • 용서하신 듯하여 도망가다
    다시돌아 왔습니다.
  • 靑竹글쓴이
    2008.12.25 23:50 댓글추천 0비추천 0
    돼지 걸음에 犬님을 어캐 잡으라고
    도망을 치셨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 돼지도 돼지나름이지
    산돼지는 개가 아무리 달려들어도 꿈쩍 안합니다.

  • 천성인지 뭐지 "태"자 달린 생선을 안좋아하는지라, 저희 집사람은 또띠야, 팥빙수 이런건 아예 생각도 안하는데, 청죽님은 처갓집 쇠말뚝에도 절하고 사셔야 할 듯 ㅎㅎ
  • 靑竹글쓴이
    2008.12.25 23:59 댓글추천 0비추천 0
    (눈치가 저리 빠르시니.. 간만에 개고기 맛보나 했는데)

    =3=33=333=3333333
  • 필명이 청죽이고
    별호가,,,, 물찬돼지 라는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사옵니다.

    누구는 개고기,누구는 돼지고기
    동상이몽 이네요.ㅋㅋㅋ

    싸우나에서 지지고 왔더니
    기분 좋게 나른 하네요.

    혹여나,, 저에 꿈에 특별 출연 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로또 1등 은 따논 당상 인게....

    편히 주무세요...행여 제꿈은 꾸지 마세요...개꿈ㅋㅋㅋㅋ
    용꿈 꾸세요.
    혹시 압니까...제왕에 사주를 타고난 2세가.....

    개소리 었습니다.
    추운데 이불 잘 덮고 주무세요.
  • 靑竹글쓴이
    2008.12.26 01:29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지랭이님 부탁인데 무보수로 출연이야 해 드리겠습니다만,
    그렇게 해서 꾸실 꿈이 과연 돼지꿈일까 개꿈일까
    규정짓기가 좀 모호하긴 합니다. (음훼훼)

    저는 겨울에도 문을 조금 열어두는데
    덕분에 마누라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풀민님, kdblaw님, 산아지랑이님.
    모두 편안히 주무십시오.
    저도 졸리네요.
  • 매일 하는 딸내미 기다림질이
    어제는 30분이 넘었습니다.

    딸뇬이 늦는다면 늦는다고 문자라도 주면 될 걸
    그냥 기다리다가 30분이 넘어 버렸죠.

    이건 뭐
    직장에서는 몇 시간 서 있는게 단련이 되어 있어서 괜찮았지만
    모처럼 나간 마누라는 안절부절이더군요.

    핑곗길에 전기 장판 올려 놓고 잤는데
    늦게 깬 아침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빙수기계
    혹시 이 쪽으로 버리셨나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겠습니다.
  • 흠......여긴 58년생 이하는 댖글 달지 말고....얼르지 말라는 청죽님의....
    또띠아...고거이 맛있긴 헌듀....부용산 타고 언제 맛보러 함 들려야겟어유...^^ㅎ
  • 2008.12.26 17:55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째 선문답하는 기분이 듭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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