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꽃을 좋아 하셨지요.
농가 마당 한가운데에 장방형의 화단을 만드시고
맨드라미, 목단, 글라디올러스, 칸나 등등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꽃들을 많이도 심으셨지요.
그러나 아시다 시피 농가의 마당은...
봄철에 외양간 쇠똥을 거둬내어 말리는 장소요
초여름엔 보리타작에
가을엔 벼며 콩타작하는 곳이며
초겨을엔 볏단을 가득 쌓아 놓고 이영을 만드는
농가에서 없어서는 안될 공간임에도 어버지께서는 기꺼이 희생시키셨지요.
저도 화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코딱지 아파트 생활 20여년 동안
그저 언제나 마당있는 집을 구해 이사갈 날만을 손꼽고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저 화초들은 가족이나 매한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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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 있는 저 녀석들은 모두 저와 함께 살지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녀석은 단연
막 만발한 철쭉입니다.
보기에는 앙상해 보여도 끈질긴 생명력을 지녀서
해마다 이맘때면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는 심성이 고맙기만 합니다.
가운데 키큰녀석은 3십년이상 될성 싶은데
한두해 걸러 저 무성한 가지와 잎을 잘라내는데
그때는 꼭 꽁지잘린 장닭처럼 볼품이 없다가도
저도 창피한지 서둘러 저렇게 잎을 피웁니다
우리 아이들 기어다닐때부터 저 나무 잡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지금 아이들은 콧가에 거무튀튀하게 수염이 낫음에도
저녀석은 예의 그대로 풋풋한 동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왼쪽의 관음죽은 큰형님께서 주신 것인데
아마 3-4십년생은 족히 되었을 겁니다.
너무 무성하지도 않고 절제하면서 언제나 그대로 겸손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군요.
왈바가족 여러분께
저 소박한 철쭉꽃을 바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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