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복잡한 때, 초심을 생각합니다.

구름선비2009.02.02 09:13조회 수 783댓글 5

  • 1
    • 글자 크기




왜 이리 세상사가 복잡한 지 모르겠습니다.

'산넘어 산'이라지만
살아가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불안감이 몰려 옵니다.

나름대로 험한(?) 직업입니다.
인생의 가장 아래쪽 사람들을 마주하고 살지요.

아래쪽이라함은
정서적이거나 경제적인 것을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없게 태어나서 그 터전에서 '뛰어봤자 벼룩'인
그저 '장삼이사'인 사람들,
마음의 여유가 없고, 장래에 대한 희망이 적으니
술에 빠져 살고, 술에 취하면 싸움질,
마누라와 아이들을 때립니다.
혹은 아들이 아버지를 때립니다.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는
자살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얼마전까지 근무했던 곳에서는
그저 '일상사'였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일 수록
자살률은 높아진다는 나름대로의 법칙을 정해 봅니다.


처음 사람의 시신을 보았을 때의 생각이 납니다.

며칠동안 꿈 속에서 나타났던 시신!

그렇게 시체를 보고 난 얼마 후에
대규모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버스가 강에 추락한 것이었지요.

시신을 건지는 모습을 보기도 했지만
시신을 들고 시위를 하는 것 까지 봐야했습니다.

지금도 강변에 광목때기 덮어 놓은 시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직은 젊은 나이에(지금도 늙은 사람은 아니지만)
부검하는 비디오를 보고 점심 식사를 망쳤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서 많은 주검을 보고나서 생각해 보면
그냥 '일'로 바라본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저는 세 번의 대사를 치렀습니다.
장인 장모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그렇게 많은 시신을 보았건만
막상 내 가족인 시신이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습니다.
머리가 쭈뼜해지는 공포였죠.

혹자들은 그런 현상이
'정을 떼는' 것이라고들 합니다만….

그래서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의사가 자기의 아들의 배를 가르거나 머리를 열 수는 없다.
의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저 환자를 하나의 일로 보는 것이지
아들이나 가족으로 본다면 그 일을 해 낼 수 없다.'

인생에서 쉬운 것은 없나봅니다.

세월이 수상하고
'일'이 점점 힘들어 지는 것을 보니
지난 세월 어떻게 버텼는지
그 때 생각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내일은 좀 좋아지겠거니
그렇게 세월이 가다 보면
한 줌의 흙이 되는게 인생인가 봅니다.

봄이 올 터이니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하고
하루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1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5
  • 길거리의 불량(?) 청소년을 보면서 내 자식이 아니기를 바라며, 외면하고
    각종 성인유흥업소에서 온갖 짓을 다하고 다니면서 내 자식만은 아니면 된다는 생각들이
    세상을 점점 어둡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 요즘은 버티기 밖에 안되는 시절 같읍니다
    내년까지는 버티기 해야 될것 같구요
  • 선비님의 고충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습니다.
    힘내십시오.
  • 구름선비님............

    시간이 지날수록 노련함이 생깁니다 *^^*

    경험보다 좋은 자산은 없겠지요~~~~~

    초심으로 돌아가시려는 구름선비님 글을보니, 둘이서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데요 ㅎㅎㅎ
  • 이심전심이란 말밖에...
    건강하십시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706
79415 왈바 접속자가 제일 저조한 시각... tiberium 2002.12.08 410
79414 자전거용 하드케이스 빌려주실분? punklim 2005.02.11 562
79413 콜진님 ㅋㅋㅋ.. ........ 2000.07.12 143
79412 [re] 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but... ........ 2002.12.12 233
79411 [굴려라 자전거] 오옷-! 언제쯤 장터의 행운이-!!! ryugr 2005.02.15 1013
79410 망가지는라이더.. ........ 2000.07.16 200
79409 배터리 신청을 했는데여.. 빨간내복 2002.12.16 238
79408 거품이 심한건 맞는데... easymax 2005.02.20 533
79407 Re: 전화 돌려봤더니... ........ 2000.07.22 168
79406 say hello to your thirties ........ 2002.12.20 146
79405 제가 님이 원하시는 끝내주는 '쿨스탑' 슈...있습니다. ㅎ (새 것...) topgun-76 2005.02.23 468
79404 Re: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 2000.07.27 140
79403 ........ 2002.12.24 294
79402 좋은 라이딩 합시다 powercorn 2005.02.27 471
79401 Re: ㅍㅎㅎ 아마도 지금즘.. ........ 2000.08.01 176
79400 보조제 암 필요 없구요 ........ 2002.12.27 216
79399 영화관에서 관객 딸랑 세명... ducati81 2005.03.03 285
79398 24시간의 외출 ........ 2000.08.06 156
79397 "공포의 여대생기숙사" 는 에로 쪽에 가깝지 않나요? ^^;; 에이쒸~원 2002.12.31 416
79396 티타늄프레임에 ~~~~ 느림보 2005.03.08 189
첨부 (1)
btool_20080728_233416_96.png
75.9KB / Download 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