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세상사가 복잡한 지 모르겠습니다.
'산넘어 산'이라지만
살아가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불안감이 몰려 옵니다.
나름대로 험한(?) 직업입니다.
인생의 가장 아래쪽 사람들을 마주하고 살지요.
아래쪽이라함은
정서적이거나 경제적인 것을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없게 태어나서 그 터전에서 '뛰어봤자 벼룩'인
그저 '장삼이사'인 사람들,
마음의 여유가 없고, 장래에 대한 희망이 적으니
술에 빠져 살고, 술에 취하면 싸움질,
마누라와 아이들을 때립니다.
혹은 아들이 아버지를 때립니다.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는
자살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얼마전까지 근무했던 곳에서는
그저 '일상사'였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일 수록
자살률은 높아진다는 나름대로의 법칙을 정해 봅니다.
처음 사람의 시신을 보았을 때의 생각이 납니다.
며칠동안 꿈 속에서 나타났던 시신!
그렇게 시체를 보고 난 얼마 후에
대규모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버스가 강에 추락한 것이었지요.
시신을 건지는 모습을 보기도 했지만
시신을 들고 시위를 하는 것 까지 봐야했습니다.
지금도 강변에 광목때기 덮어 놓은 시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직은 젊은 나이에(지금도 늙은 사람은 아니지만)
부검하는 비디오를 보고 점심 식사를 망쳤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서 많은 주검을 보고나서 생각해 보면
그냥 '일'로 바라본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저는 세 번의 대사를 치렀습니다.
장인 장모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그렇게 많은 시신을 보았건만
막상 내 가족인 시신이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습니다.
머리가 쭈뼜해지는 공포였죠.
혹자들은 그런 현상이
'정을 떼는' 것이라고들 합니다만….
그래서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의사가 자기의 아들의 배를 가르거나 머리를 열 수는 없다.
의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저 환자를 하나의 일로 보는 것이지
아들이나 가족으로 본다면 그 일을 해 낼 수 없다.'
인생에서 쉬운 것은 없나봅니다.
세월이 수상하고
'일'이 점점 힘들어 지는 것을 보니
지난 세월 어떻게 버텼는지
그 때 생각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내일은 좀 좋아지겠거니
그렇게 세월이 가다 보면
한 줌의 흙이 되는게 인생인가 봅니다.
봄이 올 터이니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하고
하루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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