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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빨래, 검은 빨래

靑竹2009.02.05 00:25조회 수 1065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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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눈이 쌓이고 두껍게 꽁꽁 얼어붙은 산정호수 위를 달리다.


요즘은 세탁기가 있어 저도 마누라를 도와
빨래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물론 지금도 예전처럼 광주리에 빨랫감을 이고
공동우물에 가던 시절이라면 아마도 못하겠지만요.
마누라는 제가 빨래를 하려고 하면

"검은 빨랫감과 흰 빨랫감을 분류해서 따로 하세요"

하며 늘 당부합니다.
그러나 귀차니즘 증상이 심각한 저는
마누라의 충고를 한 귀로 흘리고는
모아놓은 빨랫감을 한꺼번에 몽땅 세탁합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더군요.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그저 막연히

'검은 옷에서 나온 보푸라기들이
흰 옷을 오염시키겠지'

했는데 웬걸?
막상 꺼내서 보면 흰 옷가지들은 대체로 온전하고
흰 옷에서 떨어져나온 보푸라기들이
검은 옷가지들에 잔뜩 달라붙어서 보기에 흉한 겁니다.

"어? 이게 왜 이렇지?"

"왜 그러세요?"

"섞어서 빨았더니 흰 옷이 망가지는 게 아니고
검은 옷을 버렸네?"

"으이구~ 영감(억울한 호칭)! 그걸 이제 아셨수?
그러게 앞으로 제 말을 들으세요"

세상 모든 이치가 막연할 수도 있는
고정관념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빨래로 인하여 깨닫습니다.

'법과 원칙'만이 정의가 아닐 수도 있고
눈먼 목자에 이끌려 '사탄'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겠죠.
(저는 교회에 적을 두고도 잘 나가진 않지만
성경을 즐겨 보니 얼치기지만 크리스천이 맞습니다.)

산업화 문명이 일찍 발달해서
동양에 비해 '이성적 세계'라고 자칭하는 서구 세계에
정신이상자들과 변태들이 유난히 득실거리는 현상도
그 한 예이겠지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도무지 죄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있습니다.

시위하다 여섯 명이나 죽은 참사가 있었는데
누구도 거기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멋진 옷을 입고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길을 걸을지라도
그들 10명 중 1~2명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답니다.

세상을 바로 들여다본다는 것도
참 어렵네요.

요즘은 왠지 자전거를 타는 일도 시큰둥하고.

좀 있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좀 나아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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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모임을 마치고... (by 그대있음에) 자전거 산책시키기 (by 페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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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청죽님, 반갑습니다.

    산정호수 얼음이 제대로 얼었나 보군요? 아슬아슬해 보이긴 하지만, 자태는 멋지네요. ^^

    세상을 바로 들여다 본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한 거 아닐까요? 바른 세상이라는 기준 자체가 무너져버린 현실이니까요. 이른바 포스트모던한 세상이 되어 버렸네요. 서글프지만 세상이 그렇게 변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그래도, 자전거 여행은 계속 되어야 하겠죠. 세상의 길이 다하는 날까지요. ㅋㅋㅋ
  • 청죽님의 초록색 글씨체만 봐도 온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ㅎㅎ

    그나저나.....이제 너무 따듯해서......얼음판위로 자전거 타기는 힘들듯 합니다....
    꽁꽁 언 한강을 잔차타고 건너는게 소원인데.......
    산정호수 위를.......신선놀음이네요~~~부럽습니다....

    법치 법치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법을 개(??쥐??)무시 한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는 빼앗긴 들판에서 살고 있나 봅니다.
  • 여자말 들어서 손해볼거 없다는 옛말(?)이 생각납니다. 헤헤헤
    청죽님 건강하게 잘 계시지요? 매번 찾아 뵙는다 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네요.
    저 역시 자전거 타고 여의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휴...
    따스한 봄이 오면 달라지려나요.^^
  • 10명중 1~2명이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중증이라면,
    10명중 7명은 정신과 치료까지는 아니라도 제 정신은 아니랍니다.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럭저럭 세상은 돌아가나 싶기도 하구요.
    봄이 오면 잔차를 가지고 한양 나들이를 해야겠습니다.
    만나서 라이딩도 하고, 소주라도 한 잔 하고픈 님들이 보고 싶어서요.
  • 청죽님 어제가 봄이 시작 되는 입춘이였으니 모든일이 잘 풀리겠지요.
    좋은날 되세요.
  • 안녕하세요?

    그 10명중 1명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미흡하지요.

    혹시나 그런 사람을 관리한다면서
    부작용이 있어선 안되지만요.

    삼청교육대가 그 예가 되겠지요.
    '나쁜 놈들은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라고 모두들 말했지만
    나중에 보니 억울한 사람들이 꽤 있었지요.

    무늬만 크리스찬이었다가
    요즘은 교회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큰 것엔 만족하지만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해서입니다.

    '선한 사마리안의 비유'를 되새겨 볼 때입니다.
  • 얼마 전...
    모 TV에서 방영하던 어떤 프로그램에서.....
    어떤 장소의 조그만 연못 위로 출연자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위험한 모습을 여과없이 방송하네...안전 불감증이네...호들갑 떨던 기사를 보았지요...
    사실..그 연못의 깊이는 미리 방송에서 대나무로 측정하여 한마디 정도 밖에 안되었거늘....

    위 장소가 산정호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암튼...논네가...수영을 얼마나 한다고...저리 위험한 짓(??)을....

    성경을 즐겨 보진 않지만...(?????)
    그래도 주말마다 빼놓지 않고 늘...교회는 꼬박꼬박 다니니....
    (정릉에서....강남 개포동까지...) 이것도 얼치기 크리스천???

    요즘 사회적으로 가장 말이 많은....
    킬러 강(??)의 사건에도....
    솔직하게...그런가부다....하고 담담하게 뉴스를 보는...
    내 마음이 더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비상식적이고....
    워낙 말이 안되고....
    거짓말이 사실인양 호도 되는 세상 속에서....

    남의 기사 글만..링크하여....퍼날으기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마음이라도 헤아리고 싶지만은.....
    그저 입 발린 소리 같아서..그런 글조차 거슬리기만 합니다.....

    옛날에는....(???)
    그래도 저 시위하는 사람들 모습 속에서 내 모습도 찾을 수 있었건만....
    이젠..그 조차...힘에 겨운 듯합니다만....
  • 눈 덮힌 음판을 질주하시는 것을 보니...
    청죽님 살 많이 빼셨군요==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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