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눈이 쌓이고 두껍게 꽁꽁 얼어붙은 산정호수 위를 달리다.
요즘은 세탁기가 있어 저도 마누라를 도와
빨래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물론 지금도 예전처럼 광주리에 빨랫감을 이고
공동우물에 가던 시절이라면 아마도 못하겠지만요.
마누라는 제가 빨래를 하려고 하면
"검은 빨랫감과 흰 빨랫감을 분류해서 따로 하세요"
하며 늘 당부합니다.
그러나 귀차니즘 증상이 심각한 저는
마누라의 충고를 한 귀로 흘리고는
모아놓은 빨랫감을 한꺼번에 몽땅 세탁합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더군요.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그저 막연히
'검은 옷에서 나온 보푸라기들이
흰 옷을 오염시키겠지'
했는데 웬걸?
막상 꺼내서 보면 흰 옷가지들은 대체로 온전하고
흰 옷에서 떨어져나온 보푸라기들이
검은 옷가지들에 잔뜩 달라붙어서 보기에 흉한 겁니다.
"어? 이게 왜 이렇지?"
"왜 그러세요?"
"섞어서 빨았더니 흰 옷이 망가지는 게 아니고
검은 옷을 버렸네?"
"으이구~ 영감(억울한 호칭)! 그걸 이제 아셨수?
그러게 앞으로 제 말을 들으세요"
세상 모든 이치가 막연할 수도 있는
고정관념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빨래로 인하여 깨닫습니다.
'법과 원칙'만이 정의가 아닐 수도 있고
눈먼 목자에 이끌려 '사탄'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겠죠.
(저는 교회에 적을 두고도 잘 나가진 않지만
성경을 즐겨 보니 얼치기지만 크리스천이 맞습니다.)
산업화 문명이 일찍 발달해서
동양에 비해 '이성적 세계'라고 자칭하는 서구 세계에
정신이상자들과 변태들이 유난히 득실거리는 현상도
그 한 예이겠지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도무지 죄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있습니다.
시위하다 여섯 명이나 죽은 참사가 있었는데
누구도 거기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멋진 옷을 입고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길을 걸을지라도
그들 10명 중 1~2명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답니다.
세상을 바로 들여다본다는 것도
참 어렵네요.
요즘은 왠지 자전거를 타는 일도 시큰둥하고.
좀 있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좀 나아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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