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구] 메기(를) 잡다
1 예상이나 기대와는 다르게 허탕을 치다.
참 재수도 없지. 우리는 늘 메기만 잡는다니까.
2 메기를 잡노라면 옷이 젖고 진흙투성이가 된다는 점에서, 물에 빠지거나
비를 맞아 흠뻑 젖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자전거 타는 시간이 줄어들자 궁여지책으로 자출을 하기로 하고
집에서 5-6Km되는 직장엘 갑니다.
나흘 중에 이틀은 근무하고 이틀은 쉬는 직업이라
그 중에서 낮에 근무하는 날만 자전거로 출근을 하기로 한 것이죠.
남들이 보면 웃을지 모르지만
6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가면서
저의 빨갱이 헬리우스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헌 자전거를 하나 얻어타자.'였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퇴역한 옛날 명품을 얻게 되었습니다.
돈 십만원 정도 들이고 나니 무게도 가볍고
길이 잘 들어 있어 빨갱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낌을 받고 있는 녀석입니다.
동네 약한 싱글을 타 보면
올라가는데 좀 힘들고
내려가면서 조금 망설이지만
다 타고 다닐 수 있는데
그래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범적으로 한 번 타 보았을 뿐
본격적인 라이딩은 안 하는 녀석이죠.
오늘이 그 나흘 중에 하루
낮 근무를 하는 날입니다.
뉴스를 잘 보지 않는터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날씨가 풀린지라 얼굴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집에서 직장으로 가는 길은 자전거 도로가 있고
해발 140미터 정도의 작은 고개가 있습니다.
출근하는 길이 비교적 더 힘든 코스지요.
옛날엔 돌이 많았는지 '돌팍고개'입니다.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기어 변속 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네베갈이 끼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앞 뒤가 다 출렁거려서 그런지
헬리우스는 힘만 드는 것 같았는데
이 골동품은 힘이 전혀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직장에는 생활차를 타고 다니는 동료가 두 명
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제일 많으니 후배들이죠.
그 중 이장님 자전거 비슷한 것을 타고
헬스 운동삼아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왔더군요.
출근하는 시간이 아직은 환한 시간이 아니라
잘 몰랐지만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보니
날이 꽤 흐렸는데
이 친구도 타고 온 것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설마 뉴스를 안 보고 온 것은 아니겠지~~'
동호인이면서 제가 근무하는 동네에서
자전거 가게를 하는 친구가 가게를 옮겼다며
저녁에 들러 달라는 광고를 한 것을 보았기에
퇴근하면서 거기 들러서 동호인들 얼굴도 보고
머리 고기에 새우젓이라도 먹고 와야겠다고 자전거를 타고 간 것인데
막상 퇴근 시간이 되니
그치기만 바랐던 비는 조금도 양보를 않을 기색입니다.
이장님 자전거를 탄 후배는 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빵모자 쓰고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저 친구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배낭 밑에 있는 비가리개를 꺼내어 배낭을 감싸고
장갑 등은 배낭에 넣고 맨 손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섭니다.
직장에서 몇 백 미터만 가면 Shop인데
그 동안에 손은 다 젖고 말았습니다.
엉덩이에 물이 튀어 오르는 느낌이 나면서
찝찝한 기분입니다.
Shop에 갔더니 온 사람은 하나도 없고
주인과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만 있습니다.
지금쯤은 몇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려니 하고 간 것이
좀 어색합니다. 잠시 서 있는데 엉덩이가 슬슬 축축해 옵니다.
처마밑에 서서 길을 쳐다보니 비가 점점 더 내리는 것 같습니다.
높지는 않지만 고개를 내리달릴 생각이 납니다.
미안하지만 그냥 가겠다고 말하고
터덜터덜 라이트가 빛을 반사하는 아스팔트 길에 올랐습니다.
우중라이딩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얼굴로 튀어 오르는 물줄기는 불편합니다.
입을 삐죽이 내물고 불어 보지만
평소 50Km대 중반으로 달리는 내리막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급기야는 콧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과
땀인지 김인지 모를 뿌연 고글 속 때문에
자연스럽게 브레이크에 손이 갑니다.
슬슬 신발에도 물이 들어오면서 차갑습니다.
신호가 막히지 않아 다행입니다.
엉덩이는 이제 너무 차갑습니다.
'젠장 흰색 베이스 레이어인데~~'
빨래 할 생각이 납니다.
이미 버린 몸,
능 앞의 비포장길에 들어서면서
더 페달을 밟아 봅니다.
이미 모양이 사납게 되었을 것,
보는 사람이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더구나 춥게 생긴 얼굴에
'메기를 잡고 온 오십대의 남자'가
불쌍타는 눈길은 사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본 사람이 없습니다.
도루를 하듯 집에 들어서서
빨래하고, 샤워하고 나니
엊그제부터 아팠던 어깨에 통증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왜 몰랐는지
왜 이제야 신호가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1 예상이나 기대와는 다르게 허탕을 치다.
참 재수도 없지. 우리는 늘 메기만 잡는다니까.
2 메기를 잡노라면 옷이 젖고 진흙투성이가 된다는 점에서, 물에 빠지거나
비를 맞아 흠뻑 젖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자전거 타는 시간이 줄어들자 궁여지책으로 자출을 하기로 하고
집에서 5-6Km되는 직장엘 갑니다.
나흘 중에 이틀은 근무하고 이틀은 쉬는 직업이라
그 중에서 낮에 근무하는 날만 자전거로 출근을 하기로 한 것이죠.
남들이 보면 웃을지 모르지만
6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가면서
저의 빨갱이 헬리우스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헌 자전거를 하나 얻어타자.'였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퇴역한 옛날 명품을 얻게 되었습니다.
돈 십만원 정도 들이고 나니 무게도 가볍고
길이 잘 들어 있어 빨갱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낌을 받고 있는 녀석입니다.
동네 약한 싱글을 타 보면
올라가는데 좀 힘들고
내려가면서 조금 망설이지만
다 타고 다닐 수 있는데
그래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범적으로 한 번 타 보았을 뿐
본격적인 라이딩은 안 하는 녀석이죠.
오늘이 그 나흘 중에 하루
낮 근무를 하는 날입니다.
뉴스를 잘 보지 않는터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날씨가 풀린지라 얼굴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집에서 직장으로 가는 길은 자전거 도로가 있고
해발 140미터 정도의 작은 고개가 있습니다.
출근하는 길이 비교적 더 힘든 코스지요.
옛날엔 돌이 많았는지 '돌팍고개'입니다.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기어 변속 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네베갈이 끼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앞 뒤가 다 출렁거려서 그런지
헬리우스는 힘만 드는 것 같았는데
이 골동품은 힘이 전혀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직장에는 생활차를 타고 다니는 동료가 두 명
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제일 많으니 후배들이죠.
그 중 이장님 자전거 비슷한 것을 타고
헬스 운동삼아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왔더군요.
출근하는 시간이 아직은 환한 시간이 아니라
잘 몰랐지만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보니
날이 꽤 흐렸는데
이 친구도 타고 온 것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설마 뉴스를 안 보고 온 것은 아니겠지~~'
동호인이면서 제가 근무하는 동네에서
자전거 가게를 하는 친구가 가게를 옮겼다며
저녁에 들러 달라는 광고를 한 것을 보았기에
퇴근하면서 거기 들러서 동호인들 얼굴도 보고
머리 고기에 새우젓이라도 먹고 와야겠다고 자전거를 타고 간 것인데
막상 퇴근 시간이 되니
그치기만 바랐던 비는 조금도 양보를 않을 기색입니다.
이장님 자전거를 탄 후배는 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빵모자 쓰고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저 친구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배낭 밑에 있는 비가리개를 꺼내어 배낭을 감싸고
장갑 등은 배낭에 넣고 맨 손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섭니다.
직장에서 몇 백 미터만 가면 Shop인데
그 동안에 손은 다 젖고 말았습니다.
엉덩이에 물이 튀어 오르는 느낌이 나면서
찝찝한 기분입니다.
Shop에 갔더니 온 사람은 하나도 없고
주인과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만 있습니다.
지금쯤은 몇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려니 하고 간 것이
좀 어색합니다. 잠시 서 있는데 엉덩이가 슬슬 축축해 옵니다.
처마밑에 서서 길을 쳐다보니 비가 점점 더 내리는 것 같습니다.
높지는 않지만 고개를 내리달릴 생각이 납니다.
미안하지만 그냥 가겠다고 말하고
터덜터덜 라이트가 빛을 반사하는 아스팔트 길에 올랐습니다.
우중라이딩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얼굴로 튀어 오르는 물줄기는 불편합니다.
입을 삐죽이 내물고 불어 보지만
평소 50Km대 중반으로 달리는 내리막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급기야는 콧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과
땀인지 김인지 모를 뿌연 고글 속 때문에
자연스럽게 브레이크에 손이 갑니다.
슬슬 신발에도 물이 들어오면서 차갑습니다.
신호가 막히지 않아 다행입니다.
엉덩이는 이제 너무 차갑습니다.
'젠장 흰색 베이스 레이어인데~~'
빨래 할 생각이 납니다.
이미 버린 몸,
능 앞의 비포장길에 들어서면서
더 페달을 밟아 봅니다.
이미 모양이 사납게 되었을 것,
보는 사람이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더구나 춥게 생긴 얼굴에
'메기를 잡고 온 오십대의 남자'가
불쌍타는 눈길은 사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본 사람이 없습니다.
도루를 하듯 집에 들어서서
빨래하고, 샤워하고 나니
엊그제부터 아팠던 어깨에 통증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왜 몰랐는지
왜 이제야 신호가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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