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낀 하늘은 왠지 네가 살고 있는......
.......
먼산 언저리마다 너를 남기고 돌아서는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주라는데......
난 왜 너닮은 목소리마저 가슴에 남기고 .. 같이가라 하지 못 했나....아
먼산 언저리마다.......
이젠 목이쉬어서 잘 나오지 않는다.
너무 무서워 그나마 위안이 될까 불렀던 윤도현의 너를 보내고...
이곡만 몇번을 불렀을까?
이 어마어마한 공포는 이른 낮부터 시작됐다.
지금의 바다는 좀전의 바다와는 달리 엄청난 공포로 내 앞에 거인의 형상으로 서 있다.
그 거인은 두 손을 넓게 벌려 작은 내 요트를 가슴으로 밀며 삼킬듯 달려든다.
그앞에 놓여있는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육지는 너무 멀리 있다. 마린 무선기 안의 내 목소리도 육지의 해경사무실까지 닿기는 그 힘이 약하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파도와 배가 나란히 서 있지 않게 하는 길 밖에는 없다.
그렇게 몇시간이 흘렀을까? 어김없이 어둠이 찾아왔다.
낮에는 그나마 파도가 밀려 오는 것이 보여 그때마다 배의 꽁무니를 뒤로 두어 위험한 상황을 면 할 수가 있었는데 조금씩 어두워 지는 지금의 순간은 앞으로 위험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어둠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오고 파도는 조금씩 조금씩 시야에서 감춰 진다.
순간 작은 내 요트가 하늘 높이 처 올라가면 반사적으로 얼른 뱃머리를 파도의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 어쩌다 그 순간을 잠시라도 놓치게 되면 배는 건 60 옆으로 꺽여 뒤집어 질듯 한 모양이 되어 버린다.
그럼 난 너무 무서워 순간 목청높이 뭔가를 불러보게 된다.
먼산 언저리마다....
음도 박자도 없다. 이건 노래가 아니다. 공포에 눌려 그냥 울부짖음일 뿐이다.
무한한 힘을 가진 신에게 한없이 기도도 하고 또 착하게 살겠다고 약속도 한다. 아직 죽기에는 아이들이 다 크지 않았다고 사정도 해 본다.
그러면서도 필사적으로 파도의 움직임에 온 시경을 모은다.
그렇게 해서 흐른 시간이 16시간이 넘었다.
그순간 멀리서 아른 불빛이 보인 듯 했다. 파도 한 가운데 뭍혀 보이지 않았던 등대 불빛이 가끔 눈에 들어온다.
저쪽이다 저쪽으로만 가면 살수있어! 이제 약 2시간만 이겨내면 살아 날꺼야!
그렇게 미친놈 처럼 중얼거리면서 등대로 향해 러더의 방향을 맞춘다.
어둔 밤
가끔 파도 톱에 배가 언쳐 조금은 더 확실하게 보이는 등대의 깜박임은
흐르는 눈물에 반사되어 희망으로 다가온다.
바둑이 태평양 바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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